여섯 개의 요일이 지나 아흔 개의 날이 온다. 밤이 흘러 다시 여섯 개 요일을 거쳐 아흔 개의 날이 다가온다. 여섯 개의 요일이 흘러 아흔에 닿지 못했다. 1과 이, 2와 셋 그리고 4와 오십. 중학교 수학책 152페이지 마지막은 수열이다. 수열은 수수께끼의 나열 같다. 우열이나 미열이 아니다.
안다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밖으로 나오지 못한 숫자는 뭉친다. 인수로도 분해할 수 없다. 50이란 수에 집중한다. 목구멍 안쪽 희미한 소리가 들린다. 헉 또는 헉 그리고 헉. 숫자와 시간의 비틀림에 귀 기울인다. 뚜렷하고 선연하나 모퉁이가 모호하다. 귀의 나이테를 세는 걸 잊었다.
다시 집중한다. 조응하는 무엇에 몰입한다. 드라이기의 더운 바람에 나이테는 마르지 않는다. 차곡차곡 쉰이다. 성능 좋은 부품을 사용한다. 철이 없어도 나이는 기억한다. 도구를 사용해 늦춰본다. 미련하나 기꺼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