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버지 하나님.
주의 크심을 찬양합니다. 작은 우리의 존재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 광활하심을 노래합니다. 그 크심이 한낱 인생에게 추상적인 것에 불과하다 해도, 우리에게 ‘크신 하나님’이라는 표현과 ‘여호와’라는 이름을 주셨으니, 우리는 그것만을 누려도 풍족합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더 알게 해 주시고, 더 깊이 이해하게 해 주시며, 더 체험하게 해 주실 것을 알기에, 지금 우리의 불완전한 상태로 주님의 크심을 소망할 수 있습니다. 평생을 바쳐 주의 크심을 알아가게 하시고, 그것에 생명을 아끼지 않게 하소서.
하지만 저희는 약합니다. 주의 크심을 입 벌려 선포하지 않고, 매 순간 찬양하지 않으면, 금방 작은 걱정거리와 세상의 문제들에 휩싸입니다. 내 입술과 음성까지 동원하여 주님 곁에 꼭 붙어 있지 않으면 금세 세상 그 자체가 되어 작아집니다. 믿고 있다, 찬양한다, 사랑한다는 생각만으로 믿을 수 없고, 찬양할 수 없고, 사랑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입술을 꼭 잠그고 열지 않는 저희의 미련함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주어진 말씀이 수천 구절이나 있음에도 침묵 속에 썩히고 있는 저희의 안일함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뜻과 마음과 정성을 다해 주를 사랑하라는 명령은 머릿속으로 지키는 게 아님을 깨닫게 하소서.
우리 주변의 여러 상황들을 통해 우리를 훈련시키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이 과정을 지나며, 머리로 하는 신앙, 상상으로 하는 신앙, 심지어 남의 신앙으로 하는 신앙의 모든 모습들에서 빠짐없이 탈피하게 하시고, 주님이 기뻐하시는 참 믿음을 익히게 하시옵소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그런 영적 감각을 허락하시기로 작정하셨으므로 지금의 사안들이 지금의 방식으로 진행됨을 믿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대로 모든 자원이 속시원히 척척 들어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우리에게 복됨을 믿습니다. 주님께서 시작하신 일, 주님께서 가장 선하신 방법으로 마감하시옵소서.
이 땅은 점점 악해져가고 있고, 지옥이 이미 지표면 위에 안착한 듯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시대에 태어나 살게 하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게 하시되,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의 이름을 붙들고 살게 하시옵소서. 사막에 놓여도, 깊은 계곡에 빠져도, 바다 한가운데 표류해도, 주 이름만으로 영혼을 지키고 안전하게 하소서. 세상이 줄 수 있는 그 어떤 문제도, 우주를 만들어 운영하시는 주님보다 클 수 없음을 항시 기억하게 하소서.
반드시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이 기도를 마쳤는데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쌀을 선물 받았는데 자기는 필요 없으니 보내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마침 오늘 아침 마지막 쌀로 밥을 지어먹고, 주님께 채워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다. 지인은 우리 집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다. 속으로 할렐루야를 외치며 지인분께 감사히 먹겠다고 답했다.
4년 전 물난리 때 "네 곳간을 채우리라"는 주님의 약속을 받았다. 주님은 아직까지도 성실히 이를 지켜주고 계신다. 크신 주님 앞에 나의 문제는 아무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