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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뜽삼이 Jun 05. 2023

휴식의 재해석


이번 여행에서 이미 환상적인 경험을 많이 하였지만, 사실 애초에 이 동네를 목적지로 삼은 것은 순전히 이곳에 오기 위함이었다. 바로 장성의 축령산 편백나무 숲길.

부안에서 오전을 마무리한 뒤, 점심을 먹고 장성으로 이동하였다. 그런데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펜션 1층에 내려와 정수기의 물을 뜨는데, 그 옆에 있던 거울에 비친 내 몰골이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마치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한 사람처럼 눈이 퉁퉁 부어있는 데다가 충혈되어있기까지 하였다.


축령산 근처의 카페에서 한숨 쉬어가기로 하였다. 카페를 둘러싼 자연 경관을 즐긴 뒤, 독서를 시작하였다. 테라스에서 독서를 하였는데, 구름이 많아 직사광선이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도 눈이 부셨다. 독서를 계속하기 위해 우리는 실내로 자리를 이동하였다. 책을 조금 보다가 눈이 시려워 잠시 눈을 감았는데, 잠이 솔솔 밀려와 책을 덮었다. 그렇게 옆에 있던 아내의 어깨에 기대어 '여행 중 여행'을 다녀왔다.


그렇게 약 30여분이 흘렀다.


잠에서 깨어난 나는 마치 다시 태어난 듯한 기분을 경험하였는데, 오늘 오전에 부안에서 들렀던 절 이름이 '내소사'였던 것은 우연일까? (내소사는 '오면 다시 태어나는 절' 이라는 뜻이다.)


그렇게 축령산에 가기 위한 에너지를 모두 충전할 수 있었고, 카페를 나오는 길에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다.


휴식은 무언가를 하고 남은 시간에 취하는 것이 아니다. 휴식 또한 '무언가'여야만 한다.


-23.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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