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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뜽삼이 Jun 20. 2023

나의 도전


2023.06.20.화요일

저널쓰기의 '클러스터 기법' (마인드맵)


도전과 성장은 어떤 관계일까. 아니 그보다도 도전은 무엇일까? 무언가 목표를 설정해놓고, 그 목표 지점에 다다르기 위한 모든 노력을 도전이라고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삶에서도 계속해서 더욱 높은 목표에 이르고자 한다면, 그 삶은 도전들의 연속이 될 것이다.

나에게 도전이란 키워드가 떠오른 것은, 바로 내일 또다시 교육 진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 2,3주 전까지 총 5회의 교육을 무사히 끝냈고, 그 때 학습자들에게 받은 의견들을 종합하여 기존의 교육 내용을 개선하였다. 내용을 바꾸고, 또 강의용 PPT를 수정하느라 조금 전에 퇴근했다! 지금 시각은 오후 11시 04분. 내일 6시에 일어나야 한다. 그래서 얼른 쓰고 자고 싶다. 어젯밤도 수면 시간이 넉넉치 않아 지금 몹시 피곤하다. 그래도 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내내 유튜브를 보고 책을 읽었다는 점이 참 대견하고 뿌듯하다. 참고로 여기서 유튜브는 '리얼워크'라고 하는, 내가 좋아하는 조직문화 컨설팅/교육회사가 만든 채널에서 올린 영상들을 말한다. 내가 담당하게 될 교육에 적용할 만한 힌트들을 이곳에서 많이 얻을 수 있다. 이 사람들,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한번도 직접 본 사이는 아니지만 나름 존경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나랑 비슷해보인다. '효과성'. 

내일 교육은 그래도 지난번에 처음 시작했던 교육과 비교했을 때 그다지 떨리지 않는다. 그래도 한번 경험해서일까? 그런데 만약 '경험하는 것'만이 떨림을 없애준다면, 나는 앞으로 모든 경험의 첫번째에는 무조건 덜덜 떨면서 실패를 두려워해야 하는 것일까? 모르겠다. 그래도 비슷한 모든 상황에 대해서는 '덜 떠는 것'이 적용된다면 그나마 나을 것이다. 예를 들면 다른 고객사의 교육을 진행하며 덜 떨게 된다면, 하는 그런 상황 말이다.

꼭 내가 100퍼센터 원해서 하는 도전이라고 할 순 없다. 상황이 이렇게 만들었고. 얼떨결에 떠밀린 그런 느낌이 없지는 않다. 그럼에도 나는 적어도 '심리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지난 5회의 교육을 거치며 나름 성장한 것 같다! 그래. 나는 늘 교육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했고, 성장을 추구한다고 주장해왔다 ! 그러나 과연 그럴까?

가끔은 잘 모르겠다. 솔직히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 계속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상태로 나아가는 삶이. 그러려는 관성이. 습성이. 운동성이. 모멘텀이. 습관이. 성향이. 때때로 나를 힘들게 한다. 지치게 한다. 나는 이것을 정말 원하는가? 그냥 홈쇼핑 때처럼 정해진 일, 그 안에서 소소한 개선을 하며 사람들과 두루 잘 지내고 하루의 대부분을 띵가띵가 커피 마시면서 마실 다니던 그런 삶, 그 때가 좋지 않았던가? 

이렇게 힘든 와중에도 가끔씩 나는 '관점 전환'에 성공하는데, 이는 <이너 게임>과 관련이 있다. 그래, 반드시 '잘해야만 한다'는 성과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서, '학습'의 관점, 그리고 '즐거움'의 관점에서 일에 접근하는 것이다 !!!! 이렇게 쓰는데 가슴 속 한 켠에서 찡-하고 어떤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 느껴진다. 그것은 무엇에 대한 신호였을까? <이너 게임>에 따르면 나는 꼭 잘해야만 할 필요가 없다. 잘하는 것은 이너 게임의 3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다 ! 그리고 만약 나머지 2개의 요소를 챙긴다면 '잘하는 것' 즉, '성과' 역시 장기적으로는 잘 챙겨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도전은 때때로 '할 만한 것'이 되곤 한다. 내일 교육도 아마 벌써 그런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약간의 두려움과 떨림을 느끼고 있지만, 그런 와중에도 내일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도 은연중에 품고 있다. 게다가 우리 팀장님도 내가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격려를 해주었다 ! 그 때 나는 진심으로 감동이었고,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샘솟는 것도 느꼈다. 그에 대한 감사, 감동 등의 느낌을 표현하진 않았다. 그럴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거의 무의식의 흐름에 따라 속사포로다가 글을 쓰고 있는데, 팔목과 전완근이 매우 땡기는 것을 느낀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 종일 정확히 지금과 동일한 이 자세로 컴퓨터를 쳐다보고 왔는데 집에 와서 또 그러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이렇게 술술 글이 풀려나오는 것이 매우 신기하고 경이롭기까지하다. 그러던 지금 갑자기 10층에 있는 단발머리 여자가 생각나는데, 그 여자를 엊그제 교육 현장에서 봤다. 어차피 얼굴도 서로 모르는 사이라 반가움이 느껴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끔 생각나는데 아마 이건 나의 의식이 잠깐 회사로 다녀왔기 떄문이 아닐까? 어떻게 하다가 오늘 회사에서 그 여자의 이름을 어느 출석부에서 우연히 발견하였는데 누군가의 '비서'로 표기되어있던 것 같다. 아마 그걸 발견하고나서야, 그제서야 비로소 '아 그래서~~'하고 모든 퍼즐이 끼워맞춰지는 그런 느낌을 받아서가 아니었을까? 왜냐 하면, 그 여자의 외모와 옷차림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늘 '정장'에 가까운 옷차림이었고, 아주 가~끔씩만 청바지를 입었는데 지금 돌이켜 추정컨대 그것은 아마 담당하고 있는 임원이 출근하지 않는 날이어서가 아니었을까? 

아무튼 다시 나의 '할 만한 것'으로 돌아가보자. 지금 와서 '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아마, 내가 그래도 무언가 하고 나면 꽤 잘 배운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인간 관계에 관하여, 대화의 흐름에 관하여, 사람을 대하는 일에 대하여, 이런 주제에 관해서 나는 꽤 잘 배우는 것 같다. 순간 순간 우리 사이에 흐르는 어떤 미묘한 움직임과 그 .... 흐름에 꽤나 민감해서이지 않을까? 

이렇게 얘기하고 다시 나의 '클러스터'에 눈길을 주자 이윽고 '빛'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른다. 나에게 어쩌면 이 모든 도전은 '빛'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비록 두렵고, 떨리고, 때로는 긴장되고 무섭고, 피하고 싶고, 그렇지만 그럼에도 나의 성장을 이끄는 빛이다. 희망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타이밍'과도 관련이 있는데, 잘 하고 싶다고 해서, 혹은 무언가를 시도하고 싶다고 해서 반드시 내가 원하는 '그' 타이밍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에 대해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예전부터 했지만, 지금에 와서야 그 아이디어가 하나씩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 그렇다고 한번에 다 되는 것도 아니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에, 어떤 것은 팀장님이 반대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렇게 모두의 의견이 모아지고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모든 과정이 꽤나 만족스럽다. 순간 순간 불편하고 꺼림칙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래, 모든 것은 '타이밍'이다. 

두렵고 무서운 느낌이 들 때 모든 것으로부터 달아나고 싶고, 도피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고 그렇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나에게는 '직면'하는 것이 거의 유일한 선택지다. 

이것이 내일 새로운 교육 진행을 앞둔 나의, 도전에 관한, 꽤나 진실된 생각과 느낌이다.

다른 내용도 적혀있지만 , 클러스터에는, 그래도 오늘은 이제 잠을 자야 하므로 여기까지만 적는다.  


아마 당신은 이 기법을 통해서 당신의 생각들이 어떻게 선명히, 빠르게, 그리고 우아하게 정리되는지 놀라게 될 것이다.
Kathleen Adams, 「저널치료」 p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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