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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뜽삼이 Jul 15. 2023

이젠 가까워진 팀장님

23.07.14.금요일

팀장님과의 관계가 이전보다 매우 편안해졌다. 아무래도 그와 나 사이에는 '신뢰'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일명 '라포'라고나 할까? 그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무엇을 보면 나와 그의 관계가 전보다 편안해졌음을 알 수 있을까?

예전에는 나에게 자극이 되었던 그의 말과 행동을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리고 반대로 내가 보다 편안하게 말을 건네거나 행동했을 때 팀장님이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약간 장난식으로 이야기를 하거나 혹은 '아 이렇게 말해도 괜찮나? 설마 기분 상해하시는 것 아니야? 싶은 수준의 말도 팀장님이 이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아니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그런 모습들을 볼 때 우리 사이의 관계가 매우 편안해졌음을 느낀다.

두 번째 사실은 그가 나와 이야기할 때 혹은 팀원 모두가 모여 이야기를 할 때 나의 눈을 쳐다본다는 느낌이 전보다 강하게 든다는 것이다. 즉, 예를 들어 4명이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팀장님이 나의 눈을 쳐다보는 비중이 다른 팀원들을 바라보는 것보다 결코 작지 않다! 나는 누군가 나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것을 매우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 것 같다. 반대로 그러니 나 역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그 사람의 눈을 쳐다보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예전에 어디선가 이런 글을 이런 정보를 접한 적이 있다. 눈을 보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 안을 들여다보려고 하는 것이므로(실제로 이런 표현은 없었다, 단지 내가 이렇게 해석했을 뿐.) 뭔가... 두려움이 있거나 방어기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눈을 조금씩 , 시선을 조금씩 흐트러뜨리는? 것이.. 그러니까 내내 그 사람 눈만을 쳐다보고 있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부담스러워할 수 있으므로. 어쩌면 팀장님과 초창기 대화를 나누던 시절에도 내가 그의 눈을 '덜' 쳐다봤었더라면 좀 나았으려나? 싶다. 

그리고 팀장님과 농담을 주고받는 경우가 예전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 음... 어쩌면 예전에는 농담 자체가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근 한달간) 농담을 수시로 주고받는 것 같다. 대화할 일이 있을 때. 그리고 농담의 코드가 은근히 잘 통하는 느낌도 받는다. 그럴 때 뭔가 만족스럽고 뿌듯한 느낌이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것을 느낀다.

내가 진행하고 있는 일에 대해 물어보실 때도, 예전에는 (아 이건 어쩌면 맨 위에서 언급한 내용일지도) 다소... 공격적으로(?) 들렸던 그런 말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훨씬 더 편안하게 물어보시는 것 같다. 예전에는 좀 취조(?)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면 이제는 정말 나의 의견 혹은 현재 상황이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어제는 내가 소중히 여기는 책 「인플루엔서」를 스캔하여 팀장님에게 공유해드렸다. 함께 진행하는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예 인플루엔서 책을 팀장님도 조금 읽은 다음 함께 이야기른 나누면 어떻겠냐고 내가 제안했고 팀장님이 흔쾌히 수락하셨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아이디어를 조금 더 자신있게 제안하고, 팀장님은 그것을 좋게 봐주시고, 또 기꺼이 함께 나눠주시고 발전시켜주시려는 그런 모습들이 나에겐 참 감사하게 다가온다. 이 모든 나의 시도에 대해 높이 사주시고 인정의 말씀을 해주시는 걸 들을 때 우리의 관계가 훨씬 더 편안해지고 가까워졌음을 느낀다. 세상에 어떤 팀장이, 팀원의 제안에 따라 책을 함께 읽고 아이디어에 관해 논의해준단 말인가?

그래... 나에겐 시간이 좀 필요했던 것 같다. 사람 대 사람으로 그런 진실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이... 입사하자마자 굉장한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우리는 인간적인 정을 나눌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일은 전부 사람이 하는 것 아닌가 ! 일이 잘 될리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꽤나 만족한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기분을 느끼며 일하고 싶다. 물론 계속 애써야겠지만...거저 주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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