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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뜽삼이 Jul 16. 2023

보이지 않는 대화

23.07.15.토요일


오늘 명상춤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왔다. 다른 수강생과 짝을 이루어 손바닥, 어깨, 골반 등 신체의 일부를 가깝게 한 채 춤을 추었다. 가깝게 했다는 것은, 서로 접촉하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그렇게 상대방의 몸에서 뿜어져나오는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온기만 느낀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움직임에 맞춰 나도 움직여야 하고, 반대로 상대방 역시 나의 흐름을 주시하며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에 대해 의존적이면서 동시에 독립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상대방과 말 한 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끊임 없이 내면의 대화가 오고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가 이렇게 움직이면 상대방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상대방이 잘 안 움직이려고 하는데, 내가 먼저 움직여볼까?'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내가 상대방에게 온전히 나 자신을 내맡기려는 움직임을 취하기도 했는데, 그 때 뭔가 편안하고 포근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춤을 다 춘 뒤에 다같이 빙 둘러앉아 느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파트너 분은 내가 내뿜는 에너지가 그리 강하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평소에 그분은 에너지가 강한 사람을 만나면 힘들어하는데, 나한테서는 편안하고 다정한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였다. 그런 말들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았는데, 나 스스로 간직하고 싶어 하는 나의 좋은 점들을 그 분이 알아준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의 아내가 나에 대해 좋아하는 점들이기도 하고. 나도 잠시나마 그분의 세계에 초대받은 것 같아 기뻤다는 느낌을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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