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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현 Sep 08. 2023

장애인 없는 장애인을 위한 기후위기 대책

기후위기와 장애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남은 시간은?

세계 곳곳에서 폭염, 폭설, 태풍, 가뭄, 홍수, 한파 등과 같은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작년 여름 집중호우로 강남 일대가 침수당한 일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물난리에 아수라장 된 서울 강남 도로” (스카이데일리 2022.08.09.)

우리나라의 중심인 서울, 그리고 그중에서도 강남 일대가 그렇게 물난리가 날 줄 알았는가? 개인적으로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왜냐하면 그다음 날 근무하던 회사로 돌아가보니 천장에서 물이 세고, 바닥에서 물이 철철 넘지고 있어 하루 종일 직접 복구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내일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기후 위기가 ‘내 일’이 되어 버렸다.


“기후 대응 남은 시간, 10년뿐” (JTBC 2023.03.27.)

 

이렇게 기후위기가 빈번해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지구 온도 상승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이다. 그렇기에 지구 온도를 더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IPCC 6차 평가보고서의 저자인 말트 마인스하우젠 교수는 “더 일찍 감축에 나설수록,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에 더 연착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1.5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안팎 사이입니다. 2030~2035년 사이, 일단 온실가스 배출량을 반으로 줄이는 것부터 달성하고, 이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뤄야 하는 겁니다”라며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10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이제 더 이상 수동적이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있을 수 없다.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탄소중립에 노력해야 하는 이유이다.


취약계층에게 더욱 큰 고통


부메랑을 던져본 적이 있는가? 공중으로 던지면 다시 되돌아오는 성질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게임을 즐기는 레포츠로 사용되고 있다. 환경파괴에 대해 이야기할 때 부메랑을 인용하곤 한다. 우리가 파괴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기후 위기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부메랑은 항상 던진 사람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던질 때는 옆 사람이 던졌는데 돌아올 때는 나한테 돌아와서 내 머리를 때릴 수 있는 것이다. 부메랑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않거나, 또는 눈이 좋지 않아 부메랑을 잘 보지 못하면, 큰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 기후 위기가 마치 이러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기후변화는 빈곤층, 여성, 아동, 장애인, 노인, 원주민, 소수민족, 이주민 난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더욱 큰 고통으로 돌아온다. 


“기후 위기는 건강의 위기고, 약자의 위기다" (한겨레 2023.07.25.)

        그중에서도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재난 사고에 노출된 위험이 무척 높다. 단적인 예로,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청도대남병원에 장기입원해 있던 정신장애인이라는 사실만 봐도 그러하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기후위기로 인해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집단으로 분류된다. 이상기후로 인해 체온조절이 어려워 피부 염증, 동상 등의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재난 상황에 물리적 제약으로 인해 재난 현장에 꼼짝없이 갇히게 되는 문제도 크다. 시·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 또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해 기후위기의 고통을 크게 받는다. 긴급한 재난 정보를 제공받아햐 하는 상황에서 받지 못해 영문도 모른 채 재난 상황에 고립되어 버릴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기후위기에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기후위기에 취약한 취약계층을 위해 우리는 어떠한 노력들을 하고 있을까? 2020년 12월 14일 국회기후변화포럼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주최한 ‘국회기후변화포럼 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정부에서는 환경부가 총괄부서로서 여러 가지 대책 및 사업을 수립 및 추진 중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전국 약 500개의 응급실을 통해 폭염 발생 시 건강피해 발생을 모니터링하고 주요 발생 특성 정보를 질병관리청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제공하는 ‘온열·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영향을 종합적·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질병관리청에서 ‘기후보건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바우처 사업을 통해 에너지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 가구에 대해 여름과 겨울 냉·난방을 위한 6개 연료비를 바우처로 지원하고 있다. 이렇듯 국가는 기후 위기에 취약한 장애인들을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그 대책들은 사후적, 그리고 시혜적 관점이 담긴 정책들이 대부분이다.


“ ‘기후위기 대응 정책 수립’ 장애인 관점 도입돼야 " (에이블 뉴스 2023.05.10)

  한편, 2023년 5월 9일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주최한 ‘기후위기와 장애인 인권’ 토론회에서는 기휘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의 경험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한다는 것이 공감하였고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 장애 관점이 도입될 수 있도록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하는 논의의 장을 열어가야 한다는데 동의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기후위기에 대한 장애 당사자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


첫 번째 장애물, 장애 당사자의 기후위기에 대한 부족한 관심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하는 조건이 있다. 바로 장애 당사자의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다. 관심이 있어야 그에 대해 목소리도 낼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러 이유로 인해 장애 당사자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도는 부족한 상황이다.


“ 장애 당사자의 목소리로 써보는 ‘기후위기와 장애’ " (함께걸음 2022.08.23)


    2022년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 기후위기에 대한 본인의 관심도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 ‘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에서 과반수가 넘는 63%가 기후위기에 대해 조금 관심 없다 ‘라고 응답하였으며, 기후위기 문제에 관심을 느끼지 못한 이유에는 잘 알지 못해서 어렵다 ‘고 대답한 응답이 가장 많았다. 


고래는 바닷물이 짠 줄을 모른다’ 말이 있다. 정작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하게 노출되어 있지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 현재 장애 당사자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기에 장애 당사자들이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실 수 있도록 유도하여 환경 복지의 시혜적 대상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환경 복지의 주체자로서 적극적으로 환경보호에 참여하며 본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기회가 생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것이 장애 당사자의 기후 정의의 실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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