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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복지사 박동현 Jun 07. 2020

작은 용기만 있다면 가능한 일

ASK 성찰 에세이

Q. 나는 불가능에서 가능을 찾을 수 있는가?



 불가능에서 가능을 찾는 것은 곧 절망에서 희망을 찾는 것이고,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만드는 일이고, 어둠에서 빛을   발견하는 일이고, 죽음에서 부활하는 일이다.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고 나면 너무나 어려운 일, 평범한 사람들은 하지 못하는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의 삶 속에서 이 기적 같은 일을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주 작은 용기만 있다면 말이다.


별 것 아니지만 소중한 경험이 있다. 대학교 2학년, 휴학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던 와중에 관심이 있었던 청소년 관련 일을 경험하고 싶어 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학교 게시판에 경기도 군포에 ‘꽃이 되었다’라는 청소년 비영리 단체에서 인턴 간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다. 알고 보니 모교 선배님이 시작한 단체인데 처음으로 간사를 모집한 것이었다. ‘배워서 남주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마을의 청소년들을 돕고 또 청소년들이 배운 것들을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활동이 내가 지향하는 청소년 활동의 방향과 일치해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러나 지원 자격을 보니 3학년 이상의 학부생이 지원할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 좌절했다. 어렵게 찾은 일해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어쩔 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포기했다. 그렇게 며칠 동안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가 지원 마감일 하루 전이되었다. 그동안 다른 곳을 여기저기 기웃거려봤는데 ‘꽃이 되었다’ 만큼 확 끌리는 곳이 없었다. 


‘그냥 전화해 볼까?’ 하는 마음이 불현듯 들었다. ‘전화해서 지원해봐도 되느냐고 물어보는 것 정도는 해도 되지 않아? 안 된다고 하면 말고.’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카페에서 혼자 책을 읽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카페 문 밖으로 나가 바로 전화를 걸었다. 


“네, 안녕하세요. 학교 게시판 모집 공고 보고 연락드리는데요. 혹시 제가 4학기 까지 밖에 안 했는데 지원을 해도 될지 여쭤보고 싶어 전화드렸습니다.” 


떨리는 마음을 최대한 부여잡고 혹시나 무례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을지 고민하며 대답을 기다렸다. 


“아, 전화 줘서 고마워요. 위치랑 근무 시간 같은 것들은 확인해 본거죠? 여건이 되면 지원해봐도 좋겠네요.”


 이렇게 흔쾌히 긍정적인 대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는 예상치 않았었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전화를 받은 후 바로 지원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바로 지원서를 보냈다. 지원서가 통과되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면접을 보러 오라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 후 결론부터 말하자면 2016년 전반기 6개월을 이곳에서 함께 일하게 되었다.


 이때 처음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라고 해도 도전해 보면 가능해질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모든 것들이 다 이렇게 잘 풀릴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그냥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내면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경험을 한 것이 소중하다고 본다.


우리에게는 수많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는 일이 있다. 길을 걷다가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주는 일, 힘들어하는 직장동료에게 한 잔의 커피를 주며 힘내라고 응원해 주는 일,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한마디 말을 건네는 일,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부모님에게 안부 전화 한 통 드리는 일 등 조금의 용기만 낸다면 절망에서 희망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부활하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존재이다. 


오늘도 평범한 우리들의 위대한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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