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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현 Jul 10. 2020

나는 어떤 대상과 잘 어울리는가 '봉사활동 '

3부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3부.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2-1장. 나는 어떤 대상과 잘 어울리는가 '봉사활동'


# 왜 봉사활동을 해야 하나?

앞의 1장에서 학년 별로 수강해야 하는 과목들을 살펴봤다. 학교를 다니며 기본적으로 열심히 수업을 들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수업만 열심히 듣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공대에서는 이론을 수업을 통해 배우고 실제 유무형의 여러 가지 종류의 결과물들을 만들며 자신의 실력을 키워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과학대학인 사회복지학과는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고 점수를 받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실력을 기르기 어렵다. 실제로 사회복지현장에서 취업 시 평가 요소로 ‘학업성적’은 1순위가 아니다. 2019년 사회복지사 통계연감의 ‘인력 채용 시 항목별 중요도’를 보면 ‘학교 성적(지식)’의 경우 리커트 척도 5점 중 2.97점으로 전체 16개 항목 중에서 14번째 순위로 하위 항목으로 측정되었다.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지식’은 수많은 역량 중에 하나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4.5점 만점의 학점 기준으로 3.5점 이상 정도를 유지하면 ‘취업 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절대적 기준은 아님) 물론 대학원을 가려고 한다면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하고 기본적으로 사회복지 실천을 하기 위해 전문지식을 쌓는 것을 필요하다. 그러나 현장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학교 성적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 그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인력 채용 시 항목별 중요도. 출처 : 2019 사회복지 통계연감


통계연감에 따른 상위 3개 항목을 나열해보자면 1순위는 4.62점으로 ‘인성·적성’, 2순위는 4.51점으로 ‘성실성’, 그리고 3순위는 4.34점으로 ‘소통능력(협력 태도)’이다. 물론 생활시설인지 이용시설인지에 따라, 그리고 각 기관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들은 조금씩 다를 것이다. (NGO라든가, 정신보건, 의료사회복지 등 특정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들이 명확한 경우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당연하게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들, 이를테면 ‘학교 성적(2.97점)’, ‘외국어 능력(2.29점)’, ‘전문자격증(3.57점)’의 점수보다 위에서 말한 항목들이 평균적으로 1점 이상 높은 것을 봐서는 많은 경우 비슷한 기준을 가지고 평가를 한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상위 세 가지 항목 모두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눈에 보이지 않는 항목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많은 방법들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로 봉사활동을 추천한다. 그런데 먼저 선후 관계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 봉사활동을 추천하는 까닭은 봉사활동을 하면 단순히 취업에 잘 되기 때문이 아니다. 봉사활동을 추천하는 이유는 봉사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사회복지사로서 일할 때 중요한 인성을 기르고, 적성을 찾고, 성실함을 배우고, 소통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취업은 뒤에 따라오는 결과이다.

그럼 실제로 봉사활동 경험이 대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자. 부산 카톨릭대학교에서 진행된 ‘자원봉사활동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에서 사회복지학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얻게 된 것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한 번 살펴보자.


‘봉사활동을 하면 정말 여러 대상자를 만나거든요. 저는 아동에 관심이 많았는데, 제 성격이나 취향이 노인복지랑 더 맞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들보다는 노인 분들에게 마음이 더 편안해져서 이 분야로 정했습니다.’     


‘저는 자원봉사가 공부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복지관에서 하는 일들에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그대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책과 강의로 배운 것을 현장에서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에 유급 봉사자를 모집한다고 해서 지원했었어요. 봉사료가 많지는 않았지만 자꾸 하다 보니 일이 많은데도 재미가 있고 저랑 잘 맞고, 졸업 후 이 기관에 취업도 가능할 것 같아서 2년째 하고 있고요.’     


‘대인관계를 잘 못하는 성격이었는데 자원봉사를 하게 되면서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고 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지고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니 자연스럽게 인간관계가 넓어졌던 것 같아요.’     


많은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론을 활용하는 기회가 되고, 적성 분야를 발견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배우는 등 얻었던 것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편으로는 사회복지분야의 한계점, 부족한 점들도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보육시설에 자원봉사를 할 때는 청소만 시켰습니다. 그때 이건 봉사가 허드렛일을 하는 거구 나라는 기분이었어요.’     


‘자원봉사 가서 교육을 딱 한번 받아봤습니다. 보통 교육을 시키지 않고 맨 몸으로 부딪히는 상황이어서 대상자에게 의도치 않은 실수도 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기관은 시간이 없는지 봉사활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인지 봉사할 내용에 대한 교육을 안 하더라고요.’     


어떤 경우 이러한 부족한 사회복지현장을 보며 다른 길을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다르게 본다면 이런 경험 또한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학생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봉사활동에 대한 고민을 하며 본인이 현장에 나가 사회복지사로서 일을 할 때에 어떠한 관점으로 봉사활동을 받아들여 어떤 방식으로 봉사자들을 대하고 어떻게 활동하게 만들지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렇듯 봉사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많다.


# 봉사활동을 하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유익

 위에서 논문을 통해 다른 학생들이 말하는 봉사활동의 유익들을 알아봤다면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생각한 ‘다른 활동이 아닌 봉사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유익’을 말해보려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른 활동이 아닌 봉사활동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유익은 ‘나는 어떤 대상과 가장 잘 어울리는가.’라고 생각한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생각하면 어쩔 수 없지만 사회복지를 실천할 대상자를 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사회복지사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사회복지는 ‘사람’을 돕는 일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라는 대상이 너무나 복잡하고 다양하다. 연령별로 나누게 되면 아동, 청소년, 청년, 장년, 노인으로 나눌 수 있고 성별로 나누면 남성, 여성으로 나뉠 수 있고, 영역으로 나누면 학교, 교정, 병원, 거주시설, 협동조합, 기업 공익 재단, 복지관 등 수많은 사회복지 실천의 대상이 있다. 이렇게 넓은 스팩트럼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회복지의 장점이자 단점으로도 여겨질 수 있다고 본다. 너무 넓기 때문에 자신의 분야를 세분화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당사자들을 도울 때 전문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대학생 때 미리미리 자신의 관심 대상과 분야를 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자신과 잘 맞는 대상과 분야’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 왜 사회봉사가 다른 활동들 중에서 ‘자신과 잘 맞는 대상과 분야’를 찾는데 가장 좋은 방법일까? 사회복지를 하면서 직·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한 번 생각해보자. 봉사활동, 실습, 인턴, 강의, 독서 등 다양하게 있을 것이다. 실습이나 인턴 같은 경우도 대상자나 기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시간적, 물리적 한계로 인해 경험해 볼 수 있는 폭이 한계가 있다. 강의나 독서는 간접 경험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그러나 사회봉사는 직접 경험을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몇 년씩 할 수 있고 더 다양한 곳에서 덜 부담스럽게 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실제 업무에 관련된 개인적 적성이나 능력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여기서 방점을 찍는 것은 특정 분야나 기관에서 주로 만나게 되는 ‘대상’과 함께 하는 것이 자신에게 맞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봉사를 통해 어떤 대상과 잘 맞는지를 알아보고 나서 그 후에 실습과 인턴을 하면서 그 분야에 대한 실무적인 경험과 지식, 기술을 쌓는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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