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실습 왜 중요한가?
3부,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3부. 학교 안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4-1장. 일하고 싶은 곳으로 찾아가라 '사회복지실습' [사회복지실습 왜 중요한가?]
1장에서 수강신청에 대해 이야기할 때 3, 4학년 때 들어야 하는 수업으로 ‘사회복지실습’이 있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사회복지실습’수업을 듣기 전에 ‘프로그램 개발과 평가’라는 수업을 듣는 것을 추천했고 실습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해보는 것을 추천했었다. 이번 장에서는 조금 더 깊이 사회복지실습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그만큼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번 장은 실습을 앞두고 있는 3학년, 또는 4학년 학생들을 위해 사회복지실습이 왜 중요한지, 사회복지실습이 무엇인지, 실습을 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 있는지, 어떻게 실습을 하면 좋을지, 그리고 실습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들을 정리하며 사회복지실습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정리했다.
# ‘사회복지실습’ 왜 중요한가?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사회복지실습에 대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간략하게 정의하자면 1학년부터 배운 사회복지실천의 가치, 윤리, 지식을 토대로 실제 사회복지 현장에서 적용하고 실천해보는 수업이 바로 사회복지실습이다.
사회복지는 실천학문이라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사회복지실습 수업은 이러한 학문의 특성에 맞게 사회복지를 배우는 학생이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의 경험을 쌓기위해 있는 수업이다. 이 수업에서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의 현장에 가서 일정한 기간 동안 업무를 보조하거나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에 직무 적합도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위의 정보들을 통해서도 느낌이 오겠지만 실습수업은 쉽지 않은 수업이다. 기관을 선정하는 것부터 지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실습을 하고 학교에서 세미나를 듣고 과제를 제출하는 것까지 긴 여정이 될 것이다. 긴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목적지를 분명하게 정해야 한다. 각자 자신이 왜 실습을 듣는지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이유를 세우지 않으면 힘든 시간이 될 수 있다. 이번 파트에서는 사회복지실습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나누려고 하니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있다면 참고하고 자신의 목적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
첫 번째로 사회복지실습을 하는 목적은 ‘나의 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는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에 둘러싸여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실습을 하게 되면 다른 실습생들과 함께 하게 된다. 같은 학교에서 간 학생들도 있을 수 있지만 다른 학교에서 온 학생들이 있다. 4년제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도 있을 수 있고 전문대를 나온 학생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학점은행제를 통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러 온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누가 누군지 모르는 상황’에서 실습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깨닫게 되는 것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객관적인 지표’로서 ‘전문대’를 다니는지, ‘4년제’를 다니는지, ‘수도권’ 대학을 다니는지, ‘지방’ 대학을 다니는지에 따른 나의 현실에 대한 인식이다. 실제로 실습기관에 지원을 할 때 ‘4년제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만을 실습생으로 받아주는 기관도 있다. 이렇게 학교로 각 개인을 판단하는 것은 개인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을 모르는 ‘사회’ 입장에서는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지표로서 가장 효율적인 것이 ‘학교’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서 그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스스로가 가진 사회적 위치를 확인하게 될 때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현실을 부정하고 있으면 아무런 변화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4년제에 다닌다고 또는 수도권 대학을 다닌다고 우쭐할 필요도, 반대로 전문대에 다닌다고 또는 지방의 대학을 다닌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다. 실습이 시작되면 그때부터 진짜 나의 현실에 대해 직면하게 된다. 실습 기간은 새로운 하나의 여행을 하는 과정이다. 학교에서 자신이 얼마만큼 지식을 공부하고 사회복지에 대한 가치를 정립하고 다양한 경험들을 했는가에 따라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혹은 대견하고 잘해왔다고 느낄 수도 있다. 물론 대다수의 경우 자신의 부족함에 뼈아파할 것이다. 물론, 나도 그랬다. 프로그램을 보조하며 얄팍한 자신의 배움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고, 실습 일지를 쓰며 맞춤법 하나 잘 모르는 글쓰기 실력 때문에 자괴감에 빠질 것이며 어떻게 클라이언트를 대해야 할지 몰라 어리버리한 자신의 모습에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반면에 새롭게 발견하는 자신의 강점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힘든 실습 기간 중에도 만나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고, 슈퍼바이저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배우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하는 모습도 발견할 것이고, 사람을 만나는 것에 더 맞는지, 행정업무에 더 맞는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더 맞는지 확인하며 자신의 성향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부족함과 강점을 알게 되며 예비 사회복지사로서의 현실을 알게 될 것이다.
사회복지실습을 해야 하는 이유 두 번째는 ‘사회복지현장의 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실습을 하면 나 자신에 대해서도 알게 되지만 마찬가지로 사회복지현장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1부 3장 ‘사회복지의 현실’ 편에서 통계적으로 보수, 근무시간, 근무환경에 대해 알아봤었다. 그러나 종류가 넓어도 너무 넓은 사회복지현장 탓에 각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현장의 현실에 대해 자세히 알기는 부족하다. 선배들의 조언이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랜드 캐니언을 아무리 좋은 유튜브 영상으로 봐도 직접 가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처럼 직접 가서 현장을 직접 경험할 때 느껴지는 것이 다를 것이다. 그렇기에 실습을 하며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회복지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직접 두 눈으로, 두 팔로, 두 다리로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기관 이용자들을 만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프로그램을 기획·준비·실행·평가하는 과정은 어떻게 하는지, 조직의 분위기는 어떤지, 몇 시에 출근해서 몇 시에 퇴근하는지 등 실습을 하면서 기관을 파악해야 한다.
이렇게 실습 기간 동안 그 기관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며 미래에 자신이 이곳에서 사회복지사로서 일하게 되면 어떨지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실습을 하면서 슈퍼바이저 선생님이 실습생들을 평가하는 것도 있지만 실습생들도 기관과 그곳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이 현장이 앞으로 일할 만 한 현장인지 아닌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적지 않은 학생들이 실습을 한 이후에 사회복지에 대한 진로를 변경하거나 사회복지 안에서도 세부 분야를 바꾸는 것을 지켜봐 왔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한 곳에서 실습한 경험을 가지고 확대 해석하거나 ‘다른 곳도 다 그럴 것이다’하고 지레짐작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일반화의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안하는 것이 최소 2곳에서의 실습을 경험하기를 추천하는 점도 있다. 앞의 ‘사회복지 수강신청’ 장에서도 말했지만 3학년과 4학년 때 한 번씩 실습을 하기를 권한다. 각각 다른 기관에서 느끼는 현장감이 분명 다를 것이다. 냉철하게 현장을 바라보고 지혜롭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회복지실습을 해야 하는 이유 세 번째는 ‘취업에 한 발 다가서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의 ‘사회복지수강신청’에서도 잠깐 다뤘었지만 실습기관에서 약 한 달간의 활동을 잘 마무리하며 슈퍼바이저 선생님과 해당 기관의 다른 사회복지사 선생님에게 좋은 인상을 주게 되면 향후에 졸업 후 취업을 할 때 좋은 결과를 불러다 줄 가능성이 높다. 현장에서는 좋은 사회복지사가 들어오길 기대한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를 채용할 때 서류도 보고 면접도 보고 때로는 시험도 보며 지원자를 뽑는다. 그러나 그러한 서류화되고 표면적인 자료들을 보는 것보다 가장 확실하게 이 사람이 같이 일해도 좋을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직접 함께 일해 보는 것’이다. ‘직접 함께 일해 보는’ 사회복지실습은 기관의 입장에서는 어느 지표보다도 확실하게 이 사람이 함께 일하면 좋을지 알려줄 수 있는 지표가 된다.
특히나 실습생이 4학년일 경우 기관의 선생님들이 티는 안 내시지만 일거수일투족을 다 관찰하고 있을 것이다. 저 학생이 졸업해서 바로 일을 할 수 있을 역량이 되는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나름대로 내부에서 이야기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사회복지실습을 할 때에는 집과 가깝다고, 학교에서 가깝다고 아무 곳이나 선정하지 말고 ‘졸업하고 자신이 가고 싶은 기관’에 실습을 지원하기를 권한다. 그리고 만약 그 기관에서 실습을 하게 되었다면, 아침에 출근을 할 때에도 조금 일찍 출근해서 다른 실습생들과 사회복지기관의 선생님들을 맞이하고, 기관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열심히 인사하고, 실습기간 동안 실력이 부족해도 열심을 다 하는 모습을 보여라, 또 아는가, 실습이 끝나고 다음번 이 기관에 올 때에는 신입 사회복지사로 오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