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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복지사 박동현 Jan 10. 2021

배워서 남주는 청소년 비영리단체 '꽃이되었다' 면접

형, 사회복지 어떻게 공부했어요?

형, 사회복지 어떻게 공부했어요?

4부. 학교 밖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3장. 해보고 결정하자. 인턴생활



# 3-2장.  배워서 남주는 청소년 비영리단체 '꽃이되었다' 면접


함박눈이 내리는 날이었다. 면접으로 보러 가는 길. 알고 보니 집에서부터 ‘꽃이되었다’까지의 거리가 상당했다. 집에서 차를 타고 15분을 가서 지하철역에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50여분쯤을 이동하고, 다시 지하철에서 버스로 환승해서 15분 정도를 가야 했다. 왕복 3시간이나 되는 길이었다.


눈길을 헤치고 드디어 ‘꽃이되었다’에 도착했다. 야트막한 언덕길 위 양옆으로 음식점, 미용실 등이 있는 길거리에 조그맣게 자리를 잡고 있는 ‘꽃이되었다’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떨리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에는 십여 명의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들과 비영리단체 대표로 보이는 남자 선생님께서 계셨다.     


안녕하세요


가볍게 인사를 했다.     


“네, 안녕하세요. 얘들아 이번에 꽃다 간사님으로 지원해서 면접 보러 오신 박동현 선생님이셔. 인사드리자.”


이윽고 선생님께서는 청소년들이 앉아있는 커다란 테이블 맨 앞자리에 나를 앉히셨다. 그리고는 청소년 친구들에게 나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셨다. 갑작스러운 당사자 면접(?)을 보게 되었다.    

  

“선생님, 중국어 할 줄 알아요? 중국어 자격증 있다고 쓰여 있던데?”


첫 질문으로 기억한다. 대표 선생님께서만 보실 줄 알았던 지원서 및 자기소개를 청소년들이 모두 읽었을 줄은 몰랐다. 사실, 자기소개서를 11장을 써서 냈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사회복지 공부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아 뽑히기 위해서는 자기소개서에 간절함을 담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구구절절하게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된 이유, 지금까지 했던 활동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 입사 후 포부까지 적었던 터라 이 친구들이 그 내용을 다 읽었다고 생각하면 치부를 다 들킨 느낌이라 부끄러움이 목 끝까지 올라왔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질문들을 들어보니 자세하게 읽어본 친구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 안도의 한 숨이 흘러나왔다.

     

‘선생님은 몇 살이에요?’, ‘여자 친구는 있어요?’, ‘영어는 잘해요?’ 등등 어찌 보면 청소년들이 궁금해할 만하고 직접적으로 필요한 질문들이었다. 그렇게 이어진 나머지 질문에 속으로는 떨고 있지만 겉으로는 자연스럽고 여유롭게, 그리고 성심성의껏 답하려 노력했다. 몇 가지 질문을 마치자 더 이상 물어볼 것이 없다는 듯이 청소년들은 자기들끼리 장난을 치거나 다른 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대표 선생님께선 청소년들을 다른 곳으로 가게 하고 둘이서 이야기를 더 나누자고 하셨다. 선생님께서는 자기소개서를 너무 잘 읽어봤다고 이야기해주시면서 업무와 관련해서 몇 가지 질문을 하시고는 만약 출근을 하면 어떻게 올 것인지, 인턴으로 일하면 어느 정도의 보수를 줄 수 있는지, ‘꽃이되었다’에서 어떤 읽을 하고 있는지를 설명해주셨다. 그렇게 면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얼마 뒤, 연락이 왔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인턴 간사로 함께 일해보자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 공지를 보았을 때는 지원조차 불가능했던 나의 인턴 생활은 작은 용기와 간절함이  좋은 기회와 맞닿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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