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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복지사 박동현 Feb 21. 2021

비영리 단체의 홍보와 후원

형, 사회복지 어떻게 공부했어요?

형, 사회복지 어떻게 공부했어요?

4부. 학교 밖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3장. 해보고 결정하자. 인턴생활


 # 3-7장. 비영리단체의 홍보와 후원


'꽃이되었다'라는 공간이 처음 있게 된 것은 청소년들 때문이었지만 이 공간은 청소년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었다. 청소년들이 학교에 있는 오전과 오후 시간 때에는 동네의 지역주민들이 다양한 문화프로그램과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서 마을의 그루터기 역할을 하는 문화플랫폼으로 역할을 하고자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간에 대한 지역사회 홍보가 부족했고 공간이 잘 활용되고 있지 못했다. 가끔 일을 하다가 보면 창 밖에서 건물 안쪽을 두리번 살피다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와 "여기 뭐하는 데에요?"하고 물어보는 행인들도 여럿 있기도 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상업공간이 아닌 지역사회에 열린 '문화공간', '공유공간'이 부족하기에 당연한 현상이라 본다.       


 내겐 이 공간을 더 많은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이 숙제로 주어졌다. 가장 먼저 한 것은 기존에 이 곳에 후원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후원자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경우 대표 선생님의 지인이거나 지역에 사시는 주민들이었다. 커다란 NGO나 사회복지단체도 개인 후원이 중요하지만 내가 있었던 곳은 더욱이 지향하는 바가 외부 지원사업을 최소로 하고 지역사회 내에서 지원받고 또 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기존의 후원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했다.     


 후원자 편지에는 우선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와 함께 후원자들의 후원금을 통해 어떤 구체적인 성과들이 있었는지를 정리했다. 그리고 인턴 간사로서 일을 하면서 청소년들과 겪은 작지만 감사한 일화를 정리함으로 생동감 있게 이곳에서의 일들을 전달하려 노력했다. 이렇게 매달 한 편씩의 후원자 편지를 쓰며 꽃이 되었다의 소식을 전하는 일을 했다.


 또한 홍보와 관련된 공모사업에 프로포절을 지원하는 일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에서 '우리 동네 학습공간'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학습동아리들이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을 선정해서 현판 및 온라인 홍보 등의 부분을 지원해주는 사업이 있었다. 마침 우리 기관이 지향하는 바와 맞는 지원사업인 것 같아 열심히 프로포절을 작성했다. 그 결과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지역신문에 기사도 나고 온라인으로 공간을 예약하고 사용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게 되었다.     

군포시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우리 동네 학습공간'이라는 이름으로 비영리단체를 홍보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믿어주고 해 보라고 응원해주시는 대표님 덕분에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었기에 좋은 기회들이 만들어졌던 것 같다.      


 이렇게 후원 업무를 하며 공부하다 보니 부족하지만 후원에 대한 배움과 고민이 생겼다. 일단 비영리단체들 중 많은 곳에서 약자들의 힘든 상황들을 자극적으로 편집하여 대중에게 노출하는 ‘빈곤 포르노’ 방식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빈곤 포르노’는 힘들고 어려운 약자들의 모습을 부분적으로 도려내어 대중의 불편한 마음을 자극해 후원을 유도한다. 이는 약자를 타자화하고 그에 반해 그들에게 기부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일정한 돈을 후원함으로써 양심에 고약을 바르게 하고 자신은 강자이자 좋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사회를 이분법화 시키는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이 사람들의 감정을 가장 쉽고 빠르게 건드려 후원을 받아내는 방식이라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단체를 운영하고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재정을 모으기 위해 이러한 방법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고민과 공부가 더 필요할 것 같다.     


두 번째, 후원이라는 것이 ‘경제적 단어’로 한정된 듯 보인다. 본래 ‘후원’의 뜻은 ‘뒤에서 도와줌’이다. ‘뒤에서 도와준다.’는 문장은 매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문장이다. 그런데 어느새부터인지 후원이라는 단어는 초록우산, 컴패션, 굿네이버스, 월드비전 등 전문성을 가진 것 같은 비영리단체에 돈을 보내는 것으로 그 모양새가 굳어진 것 같다. 물론 시간 또는 재능을 사용해서 다른 사람들을 돕는 형태가 '봉사활동'이라는 단어로 따로 떨어져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봉사활동은 특정 단체에서 기획해서 기업의 연례행사 또는 진학을 위해 봉사활동 점수가 필요한 고등학생, 대학생의 참여를 기다리는 행사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문제가 무엇인가?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남들을 도울 수 없고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봉사활동'이라는 이름을 달고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방법으로 해야만 하는 것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제 우리 사회에 '키다리 아저씨'는 없고 '키다리 NGO'만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부족한 배움과 고민이지만 조금 나눠봤다. 홍보와 후원은 사회복지를 하면서 계속해서 따라오게 될 중요한 주제이기에 질문하고 배우며 의식을 가지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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