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비영리단체에서 배운 사회복지사가 갖추어야 할 역량
형, 사회복지 어떻게 공부했어요?
형, 사회복지 어떻게 공부했어요?
4부. 학교 밖에서 할 수 있는 사회복지 공부
3장. 해보고 결정하자. 인턴생활
# 3-8장. 작은 비영리단체에서 배운 사회복지사가 갖추어야 할 역량
이전 장에서 이야기했던 간사 자율 프로그램 기획 및 진행 그리고 홍보 외에도 많은 일을 했다. 세대 간의 화합 및 소통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떠나는 '함께가孝'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프로포절을 작성해 지원사업을 공모하기도 했고 야간보호 프로그램으로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수학과 영어, 국어 등 기초학습 지도를 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지역아동센터에서 하는 활동들과 비영리단체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업무들을 두루두루 경험했던 것 같다. 6개월이라는 시간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현장에서 실무자로서 부딪히며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렇게 경험한 것을 가지고 모든 인턴생활을 대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각 기관마다, 각 업무마다 해야 하는 일들이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내겐 6개월 간의 인턴기간이 아주 큰 자산이 되었다. 여기선 이번 장을 마무리하면서 내가 인턴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보려 한다.
첫 번째로는 작은 단체일수록 대표의, 그리고 각 직원의 역량의 영향력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이제 4학기를 마친 대학생 인턴에게 맡겨지는 일들이 결코 적지 않았다. 작고 큰일 모두 그 조직에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각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역량, 관심사가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조직이 운영되었던 것 같다. 이렇게 작은 단체에서만 일을 해봤다면 비교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나는 어찌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군대에서 장교로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정 반대의 조직에서 일을 해보니 조직의 크기에 따른 차이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알게 된 것 같다.
만약 자신이 자율성과 주도성을 가지고 일의 처음과 끝까지 책임을 지며 그에 따른 불안정함을 견딜 수 있다면 작은 단체에서 일을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만약 자신이 큰 변화가 없이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며 체계적으로 조직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일을 하고 싶다면 보다 큰 단체에서 일을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각각의 특성이 꼭 ‘좋다, 나쁘다’로 나뉠 수는 없다. 자신에게 어떤 조직이 더 맞는지를 아는 것이 필요하리라 본다.
두 번째로 느꼈던 것은, 실무적으로 내가 배워야 할 부분들이 정말 많다는 것이었다. 흔히 사회복지사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실제로 어떤 환경에서 나온 말인지 알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실무행정처리 능력이 필요했다. 프로포절을 작성하거나 서류 작업을 하는데 필요한 한글과 엑셀, 파워포인트는 잘하면 잘할수록 시간과 수고를 줄일 수 있는 꼭 필요한 능력임을 알게 되었다.
또한 홍보 사업을 하면서 사회복지를 하면서도 디자인적인 능력이 얼마나 유용한지 알게 되었다. SNS나 홈페이지를 통해 프로그램 홍보해하고 요즘에는 유튜브를 활용해 기관의 소식을 알리는 곳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포토샵, 일러스트, 인디자인, 영상편집기술 등 디자인, 편집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실무 현장에서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프로그램 콘텐츠를 개발하는 능력도 중요했다. 독서 토론 프로그램, 시 쓰기 프로그램, 세대 간 소통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프로그램의 기획 단계에서 지역사회의 자원과 사회복지사가 가진 능력, 그리고 당사자의 욕구를 파악하여 적절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것이 정말 어렵지만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관련 기관과 사람 간의 관계성이 커다란 힘이 되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꽃이되었다'가 있는 군포에는 청소년과 관련된 일을 하는 단체가 몇 있었다. '별빛등대'라는 청소년 카페와 '벨류브릿지'라는 문화교육 콘텐츠와 코워킹 플레이스를 운영하는 단체 등 청소년 활동과 관련된 단체들이 있었다. 이들 단체들 대표 선생님들께서는 열정을 가지고 군포 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해 힘써주시는 분들이셨다. 때로는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어서 청소년들이 참가할 때도 있었고 시 차원에서 진행하는 사업에도 함께 협력해서 일을 할 때도 있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복지는 관련 분야의 타 기관과 사람들과의 연대가 버팀목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관심 분야의 대표적인 기관과 인물들을 알아놓고 공부하는 것이 앞으로 그 분야의 사회복지 일들을 해나가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6개월간의 청소년 비영리단체 '꽃이되었다'에서의 경험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개인적인 인턴 지원기부터 사회복지 인턴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청소년 비영리단체에서의 업무들과 이를 통해 배운 점들을 이야기했다.
6개월의 인턴이 나의 삶이 극적으로 변하게 하거나 커다란 업적이나 성과를 만들어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찌 보면 더 중요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얻은 것 같다. 그것은 바로 인생에 대한 나의 태도였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것 아닌 작은 비영리단체에 들어가 몇 개월 일했던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이 인턴은 20대 초반의 젊은 시기에 인생의 방향성을 찾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그리고 과감히 도전했던, 주어진 삶을 그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진취적으로 나의 삶을 찾아나가는, 그래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배운 시간이었다.
혹시나 이 글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자극을 받고 도전을 받는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이 있다면 과감하게 한번 자신이 원하는 세상에 나가는 연습을 해보면 좋겠다. 상상 속에 갇혀있지 말고 객관적인 나를 바라보고 현실 속에서 이상을 찾는 도전을 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