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경로 회당 1층에 숙소를 마련해 짐을 풀었다. 다음날, 아침 6시 기상을 하고는 대청호수가 넓게 펼쳐진 나무 데크 위에 모였다. 아침 운동이다. 먼저 나와 계셨던 최선웅 선생님을 따라서 호숫가를 따라 나 있는 길을 걸어갔다. 작은 길을 따라 걸어가는 내내 두 눈에 드넓게 펼쳐진 호숫가와 그 호숫가를 품고 있는 신록의 풀숲, 그리고 그 뒤로 솟아난 산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곳에서의 아침이라면 감사하게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침마다 달리기를 했던 대청 호숫가
다시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앞으로 함께 할 한 달간의 합숙생활을 위해 함께 지켜야 할 규칙과 일정표를 짰다. 사회사업을 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와 못지않게 좋은 태도를 가지고 생활하는 것도 중요했다.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장소는 마을의 한가운데 있는 경로당이었다. 예의 없이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하거나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부분이 없도록 그리고 마을의 주민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려 노력했다.
함께 정한 생활수칙. 오른쪽 빨간 것은 각자 이름 아래 찍은 지장이다.
시간표는 크게 아침, 일과, 저녁으로 나뉘었다. 아침 일과는 6시에 일어나서 아침 운동으로 1.5km 정도 달리기를 하고 식사를 간단히 하고 사회사업 공부를 하는 일정이었다. 그 이후 일과시간에는 각자가 맡은 사업별로 계획을 짜서 진행했다. 저녁에는 하루 동안 진행했던 사업 중 감사했던 일들을 전화나 문자 그리고 편지로 전하는 ‘감사인사’를 하고 사업 평가와 그날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만 말하면 너무 일만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다행히 주말에는 잘 놀고 잘 쉬었다. 함께 시내에 나가서 놀기도 하고 공기 좋고 물 좋은 산이나 강가에 가서 트레킹을 하기도 했다.
스케줄 표. 일하고 놀고 쉬고.
그럼 본격적으로 호숫가 마을 도서관에서 진행했던 단기 사회사업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추동 팀에는 총 5개의 활동을 할 예정이었다. ‘송반장님과의 야영’, ‘마을 옛이야기 출판기념회’, ‘벼룩시장’, ‘저자와의 대화’, 자전거 여행‘이 있었는데 추동에서 함께 할 5명의 예비 사회복지사가 각각 한 개씩의 사업을 맡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중에서 나는 '저자와의 대화' 를 맡게 되었다. 이 활동은 최선웅 선생님께서 학교에 오셔서 특강 해주셨을 때 실천 사례로 나눠주셨던 바로 그 활동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책모임을 하고 그 책의 저자를 초청해 특강을 듣는 활동으로 자기소개를 할 때 책을 좋아한다고 써서 이 활동을 하면 좋겠다고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셨다.
앞으로 이어질 내용은 내가 호숫가마을 도서관에서 한달간 사회사업실천을 하면서 저녁마다 정리했던 기록이다. 실천내용을 이야기체로 정리해 생동감 있고 현장감이 있게, 그래서 조금 더 사람 냄새가 날 수 있도록 했다. 글 중간 중간 짧은 인용글로 사회복지 실천의 밑바탕이 되었던 책의 내용과 선생님께서 해주신 조언을 넣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복지요결의 방식대로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주인이 되어 복지를 이루게 거들어 주는 방향’으로 실천하려 노력했다. 짧은 하나의 동화라고 생각하고 읽어보면 앞으로 사회복지사로서 일을 하는데 하나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편한 마음으로 읽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