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잘하는 게 뭐가 있어?

나다움레터

by 안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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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강의나 상담이 많이 줄었다. 코로나 이후에 오히려 더 성장하고 번창하는 1인기업가들이 많기에, 난 코로나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싶다. 그래 코로나 때문에 일이 줄어든거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일이 줄어서 일 수도 있고, 아직 아이가 어려서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기도 하며, 아내가 정해진 시간에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육아와 집안일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 이 상황에서 내가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


딸 아이와 노는 시간도 늘어난다. 오늘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아빠는 그럼 잘하는 게 뭐가 있어?" 이 질문이 나온 배경부터 말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종이접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아이가 책에서 선택한 것은 '까치 접기'였다. 그냥 봐도 고난이도로 보였다.


나름 최선을 다해 설명서에 맞춰 하나씩 접었다. 이리저리 색종이를 돌려가며 까치를 살려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10단계를 넘어가면서 막혔다. '손가락을 안으로 넣어 들어 올리며 대각선으로 접는다.'라는 표현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참을 색종이만 구기며 시간을 보낼 무렵, 왜 안 접고 있느냐는 아이의 재촉이 이어졌다. "아빠가 까치 접기를 못하겠는데. 너무 어려워. 아빠는 종이 접기를 잘 못하나봐."라고 말했을 때 아이가 던진 질문이 바로 "아빠는 그럼 잘하는 게 뭐가 있어?" 였다.


잠시 머리가 멍했다. '내가 잘하는 거? 그러게 뭐였더라? 정말 난 잘하는 것이 뭘까?' 오 만가지 질문이 머리를 스친다. '정신차리자. 아이가 원하는 질문의 의도가 있을텐데 뭘까?' 순간적으로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아빠가 잘하는 거라? 아빠는 공놀이 잘해."

"나도 공놀이 잘하는데"

"아빠는 줄넘기도 잘해. 훌라우프도 잘하고."

"나도 줄넘기 잘해. 나도 훌라우프 잘하는데"

"아빠는 그림 잘 그려. 색칠하는 것도 잘해."

"나도 그림 그리기 좋아해. 색칠도 잘해."

"아빠는 책 읽기 잘하고, 윷놀이 잘해."

"오~ 나도 책 읽기 잘해. 윷놀이는 내가 더 잘할걸."


그래 난 잘하는 게 참 많은 아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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