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코치연구소
딸 아이가 화요일에 태어났으니 벌써 나흘이 지났다. 4년도 아니고 4일이지만 앞으로 펼쳐질 기대와 설렘으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 카페에서 일을 하다 문득 편지를 쓰고 싶어졌다. 4일된 딸 아이에게 보내는 아빠의 첫 번째 편지.
사랑하는 내 딸, 둥이에게
둥이야 아빠야. 열달 전 엄마 뱃속에서부터 매일 너의 이름을 불렀으니 아마 넌 매우 익숙한 목소리일거야. 엄마와 아빠는 언제 너를 만날 수 있을지 매일 이야기 나누고 상상하곤 했는데, 정작 눈앞에서 너를 보게되어 정말 신기하고 기적 같다.
'하늘이 준 선물' 너무나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둥이가 이 세상에 나왔을 때 첫 느낌을 표현하기에 이보다 적합한 단어가 없단다. 수중분만으로 태어나 아직 막이 벗겨지지 않아 피부는 미끌미끌했고, 태맥이 힘차게 뛰는 탯줄이 그대로 연결된 상태였다. 그대로 나의 가슴에 안겼을 때를 정말 잊을 수 없어. 넌 기억하지 못할거야. 뱃속과는 너무 다르고 낯선 세상으로 나와 정신 없었을테니까.
오늘 아빠가 둥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편지를 쓴다. '행복' 아무리 고민해봐도 이 한 단어가 모든 걸 대변하는 듯해. 추상적인 단어지만 아빠는 이 단어가 가장 마음에 든다. 둥이의 행복한 삶, 이것이 우리 딸이 살아갈 목적이길 바래. 둥이 인생에서 결정하는 순간이 오면 너의 행복이 기준이 되길 바란다는 의미다.
둥이의 행복을 위해 엄마와 아빠는 다음과 같이 약속할게.
첫째, 엄마와 아빠는 너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줄께. 너의 인생에 지나치게 관여하며 부모의 의견을 강요하는 부모가 되고 싶지 않아. 둥이가 주도적으로 살아가길 원하기에 모든 선택권을 너에게 줄거야. 다만 우린 충분한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함께하는 후원자가 되어줄께.
둘째, 둥이는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을거야. 인격적으로 성숙되기 전까지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언제든 너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존중할거야.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대화가 가능하고, 서로의 생각과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할게. 둥이의 감정, 느낌, 태도, 생각, 행동을 존중하기에 엄마와 아빠는 너의 파트너가 되어줄께.
셋째, 둥이에게 더 큰 자유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 가족이란 이름으로 얽매이지 않길 바래. 가족이기 이전에 우린 소중한 생명체, 인격체이니까. 이 세상에서 만난 행운을 축복하며, 가족이란 이름으로 만나 서로에게 더 큰 자유와 평화와 그리고 행복을 아낌없이 주길 바래. 각자의 삶이 소중하듯 상대의 삶도 소중하니까.
우리가 언제 헤어지더라도 정말 행복했음을 회상하길 바래. 단 하루를 살더라도. 이 모든 것이 아빠의 바램에서 머물기보다 엄마의 바램으로 그리고 우리 딸의 바램이 되기를 기도하며.
2016년 11월 12일
아빠가 둥이에게 쓰는 첫 번째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