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적령기는 언제인가

재능코치연구소

얼마 전 <우리가 결혼하지 않는 진짜 이유>라는 TV프로그램을 시청했다. 결혼 적령기가 다가온다고 생각하는 28세 여성 PD가 직접 발품팔아 만든 다큐멘터리다. 본인을 비롯하여 주변 지인들을 인터뷰하면서 결혼을 못하는 이유를 찾아가는 내용인데, 일본과 중국 젊은이들까지 취재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방송은 대한민국 20대의 현실을 조명하며 시작한다. 학자금 대출로 인하여 졸업과 동시에 채무자가 되는 대학생의 현주소. 아르바이트 또는 스펙 쌓기 위한 자격증 공부로 정신없는 주말. 이런 상황에서 연애는 꿈조차 꾸기 어렵다. 

취업의 문은 너무 좁은데 취업을 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급여는 터무니없이 적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간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 이런 젊은이들에게 연애는 사치 그 자체다. 일본과 중국의 젊은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결혼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결혼 적령기에 결혼한 사람들은 결국 돈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들은 부모의 지원으로 전세집을 마련했고, 대출을 감당할 수 있는 맞벌이 부부가 많았다. 결혼 초기에는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는 경우도 많다.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일명 캥거루족. 결혼은 했지만 부모의 지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가정이다.

난 41살 연애를 시작해서 42살 결혼하고 43살 첫 딸아이를 출산했다. 늦깎기 아빠다. 지금은 부모님의 압박이 사라졌지만 얼마 전까지도 명절이 두려웠던 사람이다. 연애할 당시 꿈과 비전만 있을 뿐, 모아둔 돈도, 흔한 자동차도 없었다. 내세울만한 것은 몸뚱이 하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도전했던 힘은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일과 삶에 대한 성실함'이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나 사회적 기준을 고려하지 않았다. 오로지 내가 살아가는 기준과 내가 만들어갈 가족의 행복에만 초점을 맞췄다.

나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수많은 장해물을 만났다. 이를 해결하면서 점점 더 결혼과 가족에 대한 의미를 깨달았다. 결론은 행복이다. 나의 행복과 가족의 행복. 결혼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행복해지기 위함이고, 가족의 행복 때문이다. 이 기준 이외에 다른 기준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살면서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자기만의 삶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게 결혼 적령기는 없다. 결혼은 언제하는 지보다 누구와 하는 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