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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은 묻지 않는다

나다움레터

by 안상현


딸아이가 건강하고 예쁘게 태어났을 때,

어려운 취업시기에 합격했을 때,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했을 때,

부모형제와 잘 살고 있을 때,

난 묻지 않았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했다.


딸아이가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면,

대학이나 직장에 들어가지 못했다면,

결혼을 하지 못하고 지내고 있다면,

부모나 형제 없이 살고 있다면,

난 물었을 것이다.

왜 이런 삶을 나에게 주었는지?

어째서 나에게 이런 고난을 주는지?


영화 <사랑의 기적>에서 레너드는 식물인간으로 누워있었다. 레너드가 깨어났을 때, 의사는 그에게 물었다.


의사: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레너드: 가장 단순한 것들입니다.

의사: 예를 들면 어떤 것들입니까?

레너드: 산책하는 것, 사물을 바라보는 것,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는 것, 이곳으로 갈지 저곳으로 갈지 혹은 곧장 갈지를 나 스스로 결정하는 것,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여러분이 당연하게 여기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단 말입니다.

의사: 그것뿐입니까?

레너드: 그것뿐입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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