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투자 마인드
2023년 10월 29일 자 세계일보 기사 중 '경제 사정 따라 국민연금 수령액 자동 조정?'이라는 제목이 눈에 띈다. 골자는 정부가 '자동안정화장치' 도입을 논의한다는 내용이다. 자동안정화장치란 경제 상황에 따라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규칙이다.
이 장치는 노령인구와 경제 상황에 따른 불확실한 미래를 줄여주는 중요한 혁신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와 연금 전문가들은 이런 제도를 도입하면, 국민들이 받을 연금액이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이다.
결과적으로 '더 내고 덜 받는다'라는 연금개혁의 기조는 계속 이어진다. 공적연금, 퇴직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이라는 '연금 3층 구조'를 하루빨리 구축해야 하는 이유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개인연금이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며, 개인연금을 준비하는 방법 중 주식투자 활용법을 본 칼럼에서 강조하는 이유다.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인간의 정신을 '낙타, 사자 그리고 아이'라는 세 단계로 표현했다. 요약하자면 낙타는 강인한 정신의 단계, 사자는 자유로운 단계, 그리고 아이는 창조적 단계를 의미한다.
첫 번째 단계인 낙타는 삶의 짐을 지고 터벅터벅 사막을 건너간다. 낙타는 불평을 모른 채 무거운 짐을 지고 묵묵히 걷는다. 강한 인내심으로 살아가는 정신을 뜻한다. 낙타는 힘들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다. 하지만 짐을 내려놓지 못하게 하는 거대한 용이 나타난다.
거대한 용은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사회 규범이나 가치로서 모두가 따라가는 거대한 흐름을 대표한다. 내가 어떠한 일을 시도하려고 할 때 '그것이 될 것 같냐?'라며 '남들처럼 그냥 살라고 말하는 사람'도 용과 같은 존재다. 이러한 용을 이기는 데 필요한 것은 '용기 있는 사자'다.
두 번째 단계는 사자다. 하지만 낙타에서 사자로 변신하는 과정은 쉽지 않다. 기존의 규범이나 가치에 반하는 행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를 한다고 하면 주변 반응이 어떤가? 응원의 소리보다 '하지 마라, 집안 망한다'는 소리가 더 많이 들릴 것이다. 또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요청하지 않은 조언도 많다.
사자는 부당하게 짊어진 짐을 던져 버리고, 그 짐을 강요한 자들을 향해 포효한다. 하지만 사자는 자신의 이상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다. 기존 질서에 반항하는 것이다. 용기 있는 사자라고 해도 자신만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는 없다. 그래서 니체는 어린아이가 되라고 말한다.
세 번째 단계는 어린 아이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아이는 순진무구함이며 망각이고 새로운 출발과 놀이 스스로 도는 수레바퀴, 최초의 움직임이며 성스러운 긍정이 아닌가"라고 말한다. 아이는 순진무구하며 어떠한 가치와 규범에 얽매이지 않는다.
지난 주말 딸아이와 친구들이 집에서 함께 놀았다. 그들이 다녀간 흔적이 거실에 고스란히 남았다. 과녁판을 잃어버린 장난감 활이 있었다. 아이들은 10점, 9점 등 내 책상에 있던 포스트잇을 이용해 과녁판을 만들고, 스스로 점수 체계를 만들어 놀이를 즐겼다. 아이들은 자기 욕망에 충실하며 자기들만의 가치를 만들며 살아간다. 아이에게 삶은 창조적 놀이다.
아이들 놀이방식은 '현명한 주식투자 마인드'의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다. 기존 규범이나 가치 너머 자기만의 방식을 재정립한다는 개념이다. 주식투자도 같은 방식을 요구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는 힘을 길러 '자기만의 투자철학을 갖추는 것'이다.
투자 마인드는 투자철학인 셈이다. 또한 철학은 사고방식이라 볼 수 있다. 주식투자를 대하는 '사고방식, 마인드 그리고 철학'은 기존의 규칙을 따라가는 정신(낙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사자)를 거쳐, 창조적 정신 단계(아이)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의 장인들은 무엇을 강조할까? 종목일까? 수익률일까? 지속 가능한 투자 성공의 비결은 투자 마인드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투자자 본인이 마인드를 갖추었다는 증거는 무엇일까? 다음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해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투자 방법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 투자 종목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 투자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