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 레터
시간이 날 때마다 장모님을 뵈러 간다.
내겐 그 시간이 두 가지 마음으로 채워진다. 하나는 어머님을 뵙는 기쁨이다. 눈을 뜨고 계시면 다행이고, 잠들어 계셔도 그저 안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인다. 그리고 또 하나는 대중교통으로 병원까지 이동하는 아내의 수고를 덜어주었다는 기쁨이다.
하지만 그 기쁨과 동시에 언제나 죄송함이 따라온다. 나는 오래 머물지 못한다. 주로 아내가 어머님 곁을 지키고, 나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1층 커피숍으로 내려와 노트북을 연다. 일하면서도 마음 한쪽이 무겁다.
"조금 더 함께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내가 너무 나만의 시간을 먼저 챙기는 건 아닐까?"
어떤 날은,
"그냥 인사 없이 조용히 커피숍으로 내려갈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죄송한 마음이 커진다.
사랑은 언제나 기쁨과 죄송함 사이에서 흔들리며 다가온다. 그 흔들림을 감당하는 일. 그게 어쩌면 진짜 ‘곁에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