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다 그런 건 아닐지도 몰라

나다움 레터

by 안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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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놀란 적이 있었는지 떠올려본다. 감탄하거나, 벅차거나, 한순간 가슴이 뛰었던 기억이 언젠지 기억나지 않는다. 특별한 사건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사는 게 다 그렇지’라는 말로 모든 감정을 눌러버리며 살고 있었다.


‘사는 게 다 그렇지’라는 말은 편하다. 안 놀라고, 안 흔들리고, 안 기대하고. 대신 무기력과 둔감함이라는 대가를 치른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살아는 있는데, 살아 있는 건 맞을까?”


사실 예전엔 작은 것에도 쉽게 놀랐다. 새로운 장소, 낯선 사람, 낙엽 하나에도 마음이 움직였었다. 그런데 지금은 안전하게, 무던하게, 그리고 감정 없이 살아가려 한다. 그렇게 살아가는 나를 들여다보면,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다.


문제는 외부가 아니라 내 태도였다. 놀라움을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린 것이다. 상처받을까 봐, 흔들릴까 봐, 아플까 봐 모든 감정을 사전에 차단한 결과다.


그래서 요즘 작은 실천을 해본다. 딸아이가 추천하는 마라탕을 먹어보고, ‘인생네컷’ 매장에서 우스꽝스러운 사진도 찍었다. 조금 다른 길로 걸어본다. 낯선 음악을 듣는다. 새로운 감정이 스며들 수 있도록 문을 살짝 열어본다. 다시 살아 있는 느낌을 되찾기 위해.


#나다움레터 #하루5분글쓰기 #자기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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