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심리 일기
딸아이가 학교에서 열린 안전교육 강의에서 1등을 했다. 뜻밖의 부상은 두 발 자전거.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학교에서 자전거를 집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말에 실감이 났다. 그렇게 우리 집에도 두 발 자전거가 들어섰다.
연습이 시작됐다. 바짝 긴장한 딸은 핸들 조작이 서툴고, 페달에서 발이 자꾸 미끄러진다. 무엇보다도 시야가 너무 가까운 곳만 보고 있다. 자전거 앞바퀴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온몸에 잔뜩 힘을 주고 있다. 그러니 중심을 잡는 것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쉽지 않다.
지켜보는 내 마음도 답답하다. ‘왜 이렇게 힘을 줄까’, ‘좀 더 편하게 탈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떠오르지만 꾹 참는다. 내가 개입할수록 배움의 속도는 느려진다는 걸 안다. 결국 스스로 터득해야만 진짜 자신의 것이 된다.
딸의 모습을 보며 문득 내 삶도 떠올랐다. 난 얼마나 자주 긴장하며 살았던가. 얼마나 자주 모든 걸 완벽히 하려고 애쓰며 스스로를 조이고 있었던가. 몸에 힘을 빼면 더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고, 마음의 힘을 빼면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볼 수 있는데, 난 그걸 모르고 계속 악착같이 살았던 것 같다.
자전거는 우리에게 말해준다. 균형은 힘을 빼야 유지할 수 있다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멈추지 않고 페달을 밟아야 한다고. 시선을 들어 멀리 봐야 중심을 잡을 수 있다고.
오늘도 딸아이는 페달을 밟으며 휘청인다. 하지만 분명히 언젠가는 익숙해질 것이다.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누빌 날이 올 것이다. 그땐 그녀도 알게 되겠지. 힘을 뺄 때 비로소 즐거움이 찾아온다는 걸. 지금은 서툴러도 괜찮다. 삶도, 자전거도 결국 같은 진리를 품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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