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안 된다”라는 말의 진짜 의미

인문학 글쓰기

by 안상현

“말이 안 된다.”

나는 이 말을 종종 한다. 뉴스에서 믿을 수 없는 사건을 봤을 때, 가까운 지인에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들었을 때, 혹은 스스로 이해되지 않는 감정을 마주했을 때, 나도 모르게 이 말을 내뱉는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이 말은 무슨 뜻일까?’


말이 안 된다는 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걸 꼭 “말이 안 된다”라고 표현하는 건 조금 흥미롭다. 단순히 “이해가 안 돼”라고 말할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이 익숙한 문장은 생각보다 복합적인 심리와 감정을 품고 있는 것 같다.


가장 먼저는 논리의 붕괴다. 내가 믿고 있던 기준과 원칙, 기대했던 인과관계가 깨질 때, 우리는 그 당혹감을 정리할 언어를 찾는다. 그때 “말이 안 된다”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예상한 결과와 전혀 다른 현실 앞에서, 내 논리 회로가 잠시 정지하는 느낌이다.


다음은 감정의 충돌이다. 사실 많은 경우 이 말은 상처나 배신감, 억울함처럼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순간에 나온다. 가령, 열심히 일한 사람이 해고당하거나, 평소 거짓말을 안 하던 친구가 내게 거짓말을 했을 때. 그때 이 말은 마음의 방어기제처럼 튀어나온다.


“말이 안 돼.”라는 말은 사실 “이걸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어.”라는 뜻이기도 하다. 더 깊이 들어가면, 생존 본능의 경고 신호다. 인간은 예측할 수 있는 환경에서 안정을 느낀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면, 뇌는 즉각적으로 경고를 보낸다. 불확실성은 곧 위험이다. ‘말이 안 된다’라는 건, 이 상황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 표현이 자주 등장할수록, 우리는 지금 혼란스러운 세상 한복판에 서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때로는 “말이 안 된다”라는 그 한마디에 멈춰 서도 괜찮다. 억지로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고, 스스로 이렇게 물어보면 된다.


“이건 정말 말이 안 되는 상황인가? 아니면, 내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먼저 앞선 걸까?”


우리는 세상을 늘 이해하려고 애쓰지만, 세상엔 설명되지 않는 것이 정말 많다. 이해되지 않아도, 그 감정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단단해질 수 있다. ‘말이 안 된다’는 말이 나왔을 때, 이제는 나 자신에게 조용히 말해보려 한다. “괜찮아.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것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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