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움 레터
지난 1년, 장모님을 곁에서 지켜보며 나는 자주 멈춰 섰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죽음 앞에서 인간은 무엇을 남기는가, 그리고 나는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는가. 이 질문들 앞에서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각이 깊어질수록, 결론은 단순해졌다.
첫째, 건강한 삶이란 걷기가 가능한 시간이다.
걷는다는 건 스스로 어딘가로 향할 수 있다는 것, 누군가와 나란히 걸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곧 삶의 자율성과 존엄을 지키는 일이다. 장모님이 한 걸음도 떼지 못하던 모습에서 ‘걷는다’라는 말의 무게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둘째, 행복한 삶이란 평범한 하루를 편안하게 살아내는 것이다.
누군가의 안부를 묻고, 따뜻한 밥을 먹고, 밤이면 무사히 하루를 마감하는 일.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그 하루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셋째, 삶에서 꼭 필요한 단 한 사람은, 기쁜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은 사람이다.
아픔은 혼자 견딜 수 있어도, 기쁨은 혼자서는 감당이 되지 않는다. 누군가를 떠올리며 ‘이걸 같이 나누고 싶다’라고 생각할 때 우린 그 사람 덕분에 더 살아 있고 싶어진다.
나는 아직 많은 것을 잘 모르지만, 이 세 가지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겨두려 한다. 잘 걷고, 잘 살아내고, 잘 나눌 수 있다면 그건 꽤 괜찮은 인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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