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이 넘어서야 알게 된 한 가지

나다움 레터

by 안상현

"참 멀리 돌아왔다."

돌아보면 내 삶인데도 내가 아닌 사람의 걸음으로 살아온 시간들. 누군가처럼 말하려 애쓰고, 누군가처럼 살아보려 안간힘을 썼다. 더 잘되고 싶어서, 인정받고 싶어서, 사랑받고 싶어서 그렇게 살아왔다. 그럴수록 내 안에 있는 나는 점점 작아졌고, 나는 나로 사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의 흉내를 내는 삶은 언뜻 편해 보인다. 검증된 방식이고, 누군가는 이미 성공한 길이니까. 그 길은 분명 빠르지만, 이상하게 난 점점 지쳤다. 내가 걸어야 할 길을 걷지 않을 때, 걷는 방식도, 걷는 속도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말이 그제야 와닿았다.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 계속 달리기만 하다가, 비로소 멈춰서서 숨을 고르고 나서야 알게 됐다. 아, 나는 나로 살아야 했던 사람이었구나. 내 목소리로 말하고, 내 걸음으로 걷고, 내 이름으로 살아야 했던 사람이었구나. 50년이 넘어서야 알게 된 이 단순한 진리를 왜 그렇게 오래 걸려 알게 되었는지. 부끄럽지만 고맙다.


지금은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내가 가장 오래 함께할 사람이고, 내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면 누구도 나를 온전히 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 이야기를 쓴다. 흉내 내지 않고, 꾸미지 않고, 내 삶을 내 언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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