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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상현 Aug 01. 2017

휴가가 없는 삶

나를알면세상이보인다

머리를 깎는 도중 미용사와의 대화다. 그녀가 먼저 묻는다.

"휴가 다녀오셨어요?"
"특별히 휴가는 없어요. 평소에 그냥 갑니다."
"그래요? 왜 길게 못 가세요?"
"아이가 어려서 그냥 짧게 바람 쐬러 다녀오는 편이에요."
"아 네 아이가 있으면 그렇겠어요. 어디 맡기기도 쉽지 않죠."

머리를 깎으면서 자신이 휴가 다녀온 이야기와 옆 동료가 휴가 다녀온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는다. 아마도 지난 주말을 끼고 휴가를 보내고 온 듯하다. 안타까운 것은 예상했던 것보다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은 아니었나보다.

사실 휴가가 없는 삶이 더 낫다. 휴가는 평소 놀지도 못하고, 쉬지도 못하며 일만 했던 직장인들을 위한 기간이다. 평소에 많이 쉬고, 자주 쉬는 사람에게는 별도의 휴가가 필요 없다. 그래서 휴가를 다녀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서글퍼진다. 평소 얼마나 힘든 일을 많이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특별히 기간을 정해놓고 쉬어야 하는 삶은 무엇일까? 얼마나 일이 많고 힘들면 이렇게라도 쉬지 않으면 안되는 것일까? 우린 정해진 휴가가 없는 삶을 추구해야 한다. 나의 일이 부담스런 짐이 아닌 나의 삶이 되고, 휴가가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닌 나의 삶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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