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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상현 Aug 15. 2017

오늘은 어제와 다른 오늘

나를알면세상이보인다

문제를 직면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나의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경우다. 이대로 흘러가면 분명 나의 잘못이 드러나고, 나의 결점이 드러나고, 나의 모자람이 드러나는 상황이다. 도망가고 싶어진다. 아무 말도 들을 수 없는 상황으로 사라지고 싶어진다.

아내의 말을 들어보면 내 잘못이 분명하다. 하지만 난 변명하고 싶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나도 당신 만큼 힘들 때가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그냥 도망가고 싶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마주하고 싶지 않다. 모든 상황이 힘들기 때문이다. 해결하는 것도 도망가는 것 조차도.

자!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도망갈 것인가, 용기를 내어 문제에 직면할 것인가? 살면서 우린 이런 상황을 자주 맞이한다. 선택하는 일만 남았다.

직면하기로 결심한다. 문제 속으로 들어간다.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진짜 원인을 찾기 위함이다. 잘잘못을 따지는 상황 속에서는 진짜 원인을 찾기 어렵다. 말싸움만 할 뿐이다.

속상한 말들이 오가며 서로의 마음을, 감정을 조금씩 드러낸다. 평소 아껴둔 속 마음이 조금씩 나타난다. 변명을 멈추고, 자기방어를 멈추고, 서로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조금씩 상대가 보인다. 조금씩 상대가 느껴진다.

'아~ 그럴 수 있겠다. 아~ 상황이 이해간다. 아~ 나의 잘못이 이거였구나.'

이제 다시 시작하면 된다. 모든 상황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하지만 오늘은 어제와 다른 오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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