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상현 Jun 12. 2016

아내와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재능코치연구소

구름 한점 없이 맑은 하늘,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다. 임신 5개월차 아내는 식사를 마치면 주로 잠을 잔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아침을 먹고 어제 못본 옥중화를 시청하더니 여지없이 소파에서 잠을 청한다.

이럴때 나는 주로 집 근처 카페에서 책을 보거나 글을 쓴다. 지금도 이렇게 <에니어그램의 영적인 지혜>를 읽으며 글을 쓴다. 책을 읽다 문득 아내와의 관계를 글로 쓰고 싶어졌다.

대부분 연인들은 처음에 뜨겁게 사랑을 나눌 때는 모든 것이 좋아보인다. 그러다 한꺼풀 한꺼풀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서로의 단점이 눈에 띈다. 갈등 요소가 많아진다는 신호다. 우리 부부도 예외는 아니다. 2년 가까이 살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모두 알게 되었다.

에니어그램 이론의 관점에서 성격의 발달과 형성에는 천성과 양육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9가지 신성한 직관을 지닌채 태어나지만, 어떤 한 가지 성격 유형을 발달시키며 살아간다.

한 가지 성격 유형이 발달하다는 의미는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창(프레임)이 생기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세상을 해석하는 나만의 방식을 갖는 것이다. 마치 1번부터 9번까지 서로 다른 색깔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해석이 달라진다.

주말을 바라보는 아내와 나의 해석은 다르다. 주중 열심히 일한 아내는 주말에 일을 한다는 것은 이해하지 못한다. 반면 언제나 새로운 자극을 원하고, 새로운 정보를 추구하는 나는 주중과 주말의 개념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 언제나 정보를 갈구한다.

여행을 바라보는 아내와 나의 해석을 다르다. 유럽 정도는 가줘야 여행다운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아내와 발길 닿는 곳은 어디든 여행이 된다는 나는 다르다. 등산에 대한 해석도 다르다. 아내는 한번 올라가면 정상을 찍어야 등산이지만, 나는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들으며 거닐기만 해도 등산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상대방과의 서로 다름을 얼마나 이해하는가? 머리로 이해하고 가슴으로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름을 이해하는 정도에 따라 갈등 상황을 대처하는 능력이 달라진다. 다른 색깔의 안경을 쓰고 있음을 인정하고, 또한 해석하는 방식이 다름을 인정한다면 큰 다툼은 예방할 수 있다.

에니어그램을 공부하는 이유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위함이다. 주기적으로 공부하며 가까이 둬야 한다. 언제 또 다시 나만의 자리로 돌아가, 나만의 색깔로 세상을 바라보며, 내 의견만 옳다고 주장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행동은 반복되는 패턴을 갖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