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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상현 Jul 05. 2016

결혼과 연애에 대한 나의 경험과 생각

재능코치연구소

중학생 시절,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이성친구를 너무 좋아해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고등학교 들어가서 다시 만나자는 말을 남긴채 헤어졌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 얼굴을 본적 있었다. 그때는 각자 다른 인연을 만난 후였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연애는 30살 전까지 항상 여자친구가 있었다. 마지막 학력고사 세대로 시험을 마치고 여자친구를 만났다. 10년 가까이 만났고, 이후 2년을 만났던 친구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 시절 결혼에 대해 진지하지 않았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솔직하게는 두렵기도 했다.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평생을 한 집에서 함께 생활한다는 것이 상상되지 않았다.

더 솔직하게는 결혼생활에 대한 환상이 너무 일찍 깨졌다. 우리 가족이 평범하지만 그렇다고 행복이 넘치는 가족은 아니었다. 우리 부모님을 보면서 두 분께는 죄송하지만, 나도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부러울 정도로 결혼 생활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골치아프게 함께 사느니 혼자 사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이에 대해서도 욕심이 없었다. 또래 친구들이 자식 얘기를 하면 들을 땐 잠시 부러웠다가 헤어지면 그래도 아직은 혼자가 더 좋다는 결론이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가장 안정적이지 않은 시절이었다. 보통은 돈도 잘 벌고, 직장도 안정적일 때 결혼에 대해 꿈을 꾸겠지만 난 달랐다. 사람들이 보기에 결혼할 상황이 아닐 때 불쑥 지금의 아내가 나타났다.

지금의 아내를 만나기 전 나는 준비된 결혼을 생각했다. 어느 정도의 돈과 어느 정도의 사회적 지위를 갖추면 좋은 여자 만나 결혼하면 좋겠다는 막연한 상상이었다. 하지만 주변의 조언과 세상 공부를 통해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준비된 상태에서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우선이고, 결혼을 하기 전에 연애를 해야 하고, 연애를 하기 전에 좋아하는 단계가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결혼할 상대를 만나는 것이 아닌 좋아할 상대를 찾기 시작할 무렵에 아내를 만났다.

아내를 만날 때 결혼을 전제로 만나지 않았다. 그저 내 마음이 가는대로 만났으며, 말과 행동도 나의 욕망을 따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그냥 하고 싶은대로 했다.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그냥 표현했다. 그러다 좋아졌고, 연애를 했고, 함께 살게 되었고, 결국 결혼까지 했다.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상담과 코칭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인간관계, 연애, 사랑, 우정, 직업, 가족 등 다시 정의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결혼한 사람을 상담할 때 내가 만약 아이를 키운 경험이 있다면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현재 11월에 태어날 아이가 있다. 그 아이를 생각하면 일을 바라보는 관점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시 달라짐을 느낀다. 현재 하고 있는 휴먼컨설팅도 달리 보인다. 더욱 사명감이 생기고,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더욱 최선을 다해 가정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어진다. 동시에 나의 가족의 행복에 대해서도 떠올리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된다. 나를 알고 이해하고, 아내를, 가족을, 직업을, 이웃을, 사회를 이해하면서 나를 제대로 다시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과 삶을 다시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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