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묻는다

나다움레터

by 안상현

아침이 밝았습니다.

잠시 어제의 나를 돌아돕니다.


가까운 사람을 사랑하였는가?

나의 고객을 진심으로 대했는가?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했는가?

삶의 의미를 발견하였는가?

뜨겁게 하루를 살았는가?

그럼 오늘은 어떻게 살아갈까?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반쯤 깨진 연탄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을 것이다

나를 끝 닿는데까지 한번 밀어붙여 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왔던 트럭에 다시 실려 돌아가면

연탄, 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어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뭉개질 터이니

죽어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보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찬란한 밑불위에

지금은 인정머리없는 차가운 내 몸을 얹고

아랫쪽부터 불이 건너와 옴겨 붙기를

시간의 바통을 내가 넘겨 받는 순간이 오기를

그리하여 서서히 온몸이 벌겋게 달아오르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 눈에 발갛게 불을 켜고

구들장 속이 얼마나 침침한지 손을 뻗어보고 싶은 것이다

나로 하여 푸근한 잠 자는 처녀의 등허리를

밤새도록 슬금슬금 만져도 보고 싶은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다움은 느낌이다 | 의식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