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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공리셋 May 10. 2022

"미안하다"

시아버님의 사과

'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받았어. 그 사람은 나빠'가 아니라 그 사람으로 인해서 잃어버린 우리의 욕구들이 있잖아요. 상실된 우리 아픔이 있잖아요.

거기까지 가서 그 아픔에 집중해보자는 거예요.

-리플러스 인간연구소 박재연-


그 아픔이 무엇일까.

'존중'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상대가 알고 사과해주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니 그 욕구를 스스로 충족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을 살면서 탐색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건강한 대화는 내 욕구에 기반한 대화여야 해요'

이 말에 따라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이 떠올랐다.

"저희 가족도 시간이 필요해요, 열명이 아닌 네 명 가족의 시간이요"

"네 명이 가족이 아니라 열명이 가족이"라고 말씀하실게 뻔해서 사실 입 다물고 살았던 시간이 지난 10년이다. 

깊게 박힌 어른의 신념이 쉽게 바뀌진 않을 거 같아서 그랬다.


'미사여구를 붙 착하게 또는 예쁘게 말하는 게 아니라 내 욕구에 기반해 솔직하게 말을 하라'는 말이 참 와닿 있었다.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시부모님이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솔직했야 했나...'


10명이 가족이라는 전제에 각자의 삶과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무시되는 부모님의 지나친 관심은 간섭이 되고, 지나친 결속은 개인이 무시되는 정서적 폭이 되었다.

내 욕구에 기반한 대화를 하지 못해참고 넘어가고를 반복하 더 보니 결국 하나씩 터지기 시작했.

동서 그리고 나.

이제와 남은 건 어색한 관계.

아들과 시부모님은 다를지언정 며느리는 엄연히 남이 관계 회복이 쉽지 않.


어버이날을 맞아  명 가족이 모였다.

나는 사건이 있고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어색하고 눈 마주치는 게 불편한 시아버님과 멀찌감치 떨어져 었다.


 달 사이 시아버님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에 미운 감정보다 걱정되는 마음이 보태져 안부전화 드렸고, 시어머님 생신과 시아버님 생신으로 친인척이 낀 채 두어 번 만남을 가졌었기에 감정의 온도차가 극과 극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전처럼 좁혀지 않았다.


"큰며느라, 시아버지 미워 죽겠지?"

순간 얼음.

시아버님이 먼저 사건을 언급하시려는 듯 입을 떼셨다.

아무 말도 않고 불판에 익어가는 기만 바라보 있었다. 옆에 있던 남편이 좌식 테이블 밑에 긴장 놓고 퍼져 있던 내 다리를 뚝 다.

'무슨 말을 해도 감정 컨트롤 잘하고 동요하지 말 것'이라는 의미로 석되었다.

시어머님도 우리 남편처럼 시아버지에게 눈치를 주셨던 건지"왜,  있어봐라! 이런 건 풀고 넘어가야"라며 말씀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날은 그래,  전화 좀 자주 하라는 말을 하려고 한 건데 뭐가 친정 얘기가 나오고,  나도 그렇게 독재적인 사람이 아닌데... 그날 그 자리에서 마무리를 하고 나왔어야 하는데 숟가락을 던지고 나와서 마음이 그랬다... 어찌 됐든 미안하다"

잠시 조용한 침묵이 자리 잡아, 내가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제가 죄송합니다" 답변을 드렸고 아버님은 "아니다" 그렇게... 길어질 것만 같았던 대화는 짧게, 여운을 남긴 채 마무리되었다.

'친정. 독재'

그 사건을 통해 두 개의 키워드가 남았다면 나름 성공적이라 생각했다.

감정에 북 바쳐 "얼마나 더 잘하라고요?!" 대들듯 말한  미성숙했던 내 태도 솔직히 그간 음에 쓰여오도 했고 사실 요점이 뭐였지 할정도로 나 또한 감정이 격해 있었기에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까지만 생각하기로 했었다.


달 여동 안 시어머니께 종 안부 연락은 드렸고 남편은 어머님만 모시고 쇼핑 다녀오기도 했. 내가 보는  남편도 참 많이 변했다. 시아버님께 혹한 말듣고 돌아와 눈팅팅 붓도록 우는 와이프 모습에 충격이라도 받았던건지 본인도 많이 변해야겠다고 이 든건지 어쨌든 아들도 변했다.

시어머님과 남편쇼핑하던 , 전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시어머님의 목소리는 내가 여태 들어본 것 중에 가장 하이톤의 기분이 날아갈 듯한 목소리였다.

남편 내하던 역할을 덜주어 편해지는 중이었 어머님 나에게 고맙다고 말씀시니 어안이 벙벙해지는 중이었다. 실 아직도 고마움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오래 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는 가족이라면, 자주 봐야하는 가족문화라면 더 개인을 존중해줘야 한다.

족에 대한 가치관이 다른 고작 두명의 부부도 그러한데 열 가족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집안의 어른이 있다면 더욱 단합 될 확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때그때 각자가 두 자신의 감정에 직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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