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형 운동
운동을 대놓고 하지 않은 게 언 2년이 다되어간다.
루틴으로 꼭 운동을 넣겠다고 결심한 것도 2년이 다 되어 간다.
하루 루틴을 실행하는 게 가장 힘든 파워P형 인간이라, 틈이 나면 운동을 했다.
의지로 하다 보니 늘 뒷전이었다.
20년 몸 담았던 회사생활에서 벗어난 후, 첫 사업장을 열면서 몸과 마음의 에너지 상태는 가게의 매출과 함께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느꼈다.
마음의 중심을 내부로 가져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미 그 자체로 내 에너지는 소진되고 있었다.
한마디로 지난 2년간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는 맞춤형의 완벽한 충분조건이 없던 핑계로 운동에 시간을 내지 않았다.
그리고...
운동을 하는 시간은 나의 뇌가 느리게 돌아가는 오후 시간이면 좋겠고, 아이들이 두 녀석이 모두 집에 없는 시간이면 좋겠고, 몸을 이완시켜 주는 요가를 운동으로 하면 좋겠는데...
결국 아무것도 안 하고 숨쉬기만 하고 있다.
그 와중에 결심은 수백 번도 더해서 새로운 시도를 종종 했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루틴으로 하는 행동에 하나씩 붙여서 실행으로 옮기면 습관으로 만들기가 편하다고 했기에, 새벽시간 업장청소를 하러 갈 때 걸어가 보자며 규칙적인 운동루틴으로 잡아보려 했다.
차로 10분 거리를 걸어서 30분 만에 도착했는데,
꼭 그렇게 결심하고 실행한 날,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겼다.
아침 아이들 등원시간 맞추느라 택시 타고 돌아온 적도 있었고 딸아이 머리를 묶어 학교를 보낼 시간에 결국 못 맞춰줘서 초딩딸의 원망받으며 학교를 보내고...
어쩌면 아침시간 아이들 얼굴 보고 등교시키는 게 나와 아이들과의 약속이자 나의 아침에너지충전 포인트이기도 했기에 다시 리셋.
마흔 중반의 운동은 일상을 건강하게 살아내기 위한 운동이라고 절실히 깨달아가는 중인데 아직도 몹쓸 완벽한 충분조건이 변하지 않고 있다.
돌고 돌아 악순환인건 체력이 바닥 나서
점점 무기력해지고 있더라는 것.
그냥 해야 할 것들 조차 손을 놓게 되는 것.
대중교통이 활성화되지 않는 신도시로 이사를 온 지 두 달이 다되어간다.
며칠 지나면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고, 며칠이 지나면 신호등이 설치되는 그런 곳이다.
신도시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을 때, 집값이 오를 것을 감안해서 이런 곳에 흔히 말하는 '몸빵'을 하러 많이들 들어온다.
그런데 우리는 전셋집이다.
그냥 조용한 동네에 가서 살아보고 싶었다.
과밀인 학교를 벗어나 신설된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보고 싶었다.
새집이고, 같은 전세가격에 넓은 평수라 아이들 학원 라이딩만 소화해 내거나 학원차량이 되는 곳으로 보내면 되리라 판단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11월 중순에 이사를 했으니 고작 2개월인데 내 몸이 탈이 난 건지 요즘 들어 급격하게 몸을 일으키는 게 힘들어졌다.
말이 라이딩이지 두 녀석 시간대 맞추다 보니 차가 내 집이 되어가는 기분을 알까? 점점 피로가 누적되는 거 같았다.
새벽기상이 너무 힘이 들어져서,
'어차피 무인가게인데, 사람들이 없는 오전 시간으로 가면 되잖아' 아이들 등교시켜 주고 돌아오는 길에 들러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시도한 첫날은 다른 가게들 문 여는 것도 보이고 삼삼오오 재잘재잘 떠들며 학교 가는 아이들도 보이니 활기찬 아침을 맞이하는 것 같아 덩달이 기분도 좋았다! 진즉에 시도해볼껄 싶었다.
둘째 날도 기분좋게 가려는데, CCTV를 돌려보니 세탁기 2대가 돌고 있고, 게다가 사용하는 고객 두 분이 가게 안에 앉아 계시고 있지를 않은가.
먼지 폴폴 날리며 대기 중인 의자를 밀어가며 청소를 하기에는 민폐인데...
잠시 고민하다 조용히 집으로 차를 돌렸다...
그래...
24시간 무인가게에 손님 오는 시간이 어디 정해져 있냐고...
시도 이틀 만에
"이럴 거면 새벽이지!!체력 올려!!"
이제는 생존형 살기 위해 운동이다
생존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