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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공리셋 Jan 31. 2021

남편 생일1탄

왜 태어났니

나도 모르게 남편의 뒤에서 " 왜 태어났니"라고 막말을 했다.


내 마음이 시키는 일만 하려고 했다.

내가 원할 때만 하려고 했다.

가 주체가 되어 선택하고 행동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이전과 같은 문제로 갈등하고 있는 '나'를 보았다.


명절 전날이 남편 생일이다.

시부모님은 두 분은 명절연휴동안 가까운 곳에 다녀오실 시간을 준비하고 계셨고 그렇게 우리 네 가족은 온전히 네 가족끼리만  빨간 날들의 긴 연휴를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기까지 했다.

결혼 10년만에 처음 있는 일.


경험해보지 온전한 네가족이 보내는 긴 연휴에 대한 설렘!

매해 명절 연휴, 여름휴가 등 연휴는 가족회사였던 가족의 특성상 단 한 번도 온전히 우리 네 가족이었던 적이 없었기에.

늘 열식구가 함께였기에.

어디 여행을 가지 못하게 만든 코로나 위기가 그 관례를 끊어주는구나 생각했다.


식당에서 안됨!

5인 이상 합금지 안됨!

당연히 그냥 넘어갈 줄 알았던 건 그냥 내 생각이었다.


집에서 모이면됌!

명절인데 가족도 못 보면 안 되지?!다가 우리 큰아들 생일인데!


시어머님 왈 "집에서 먹는 생일상은 처음이제?!"

"이전에 몇 번 먹었잖아요 집에서, 애들 태어나고 밖에서 먹기 시작했죠"라고 말씀드렸다.

'그 얘기를 지금 갑자기 왜 하신 거야? 집에서 먹는 게 엄청 중요했던 모양??? 내가 레시피 없이 잡채는 뚝딱뚝딱 해내게된 이유는 모르시고 말이지...'

'아이들이 태어나고 식당에서 생일밥을 먹어왔던 게 엄청 억울하셨던 모양???'


긴 연휴는 각자의   분리되고, 시어른 두 분여행 가신다 하셨으니 나로선  여러모로 감사할 환경이고! 코로나가 한 몫 했으니 자연스럽게 감사할 일들 줄일거라고 기대했던 건 그냥 기대로만 남을 뿐이었다.


10년 동안 당연시 여겨왔던 일들을 하나씩 끊어내는 건  혼자만의 대단한 결심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큰 환경변화의 흐름을 타고 '우리 송씨네 가족문화도 서서히 바뀌어가는구나' 생각한건 혼자 생각 대잔치?


코로나 환경이 내가 독하게 마음먹지 않게 해 주는 듯했는데!

내적갈등이 시작되니 또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독하지 않아도 주관만 뚜렷하면 된다.

그냥 내 마음속 목소리에 귀기울여주면 된다!

그.거.면 된.다.


이전 고부갈등의 사건이 있고 나서 시어머님이 많이 유해지신 듯 했었다.

하지만 생각이나 행동은 변하지 않으셨다.

원석이 변하는 건 아니니 말이다.

어머님의 원석을 보기로 마음먹었기에 웬만한 건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내 마음이 싫은 거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의 질문을 던진 순간 다시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거다.

남편 생일에 서로 축하인사만 전하면 그만인 것을 꼭 상을 차려 다 같이 모여서 밥을 먹어야 하는거야?

명절도 두 분이 가까운 여행을 계획하셨으면 어차피 따로 보내실 생각이면셨으면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 되는 거 아니야?

요 며칠 상간으로 집합만 아닐 뿐 아이들이 보고 싶어 하 실세라 들러서 식사도 하고  오가며 자주 얼굴을 뵀기에 굳이라는 생각이 들다.


남편을 위해 아침 생일상에 미역국을 끓여 줄 수는 있지만 열 가족이 모여서 축하를 하기 위해 갈비찜을 하고 잡채를 만들고 찰밥을 하고 나물을 만드는 그만하고 싶다.


'시어머니가 아들만 불러서 먹이면 되는 거 아냐?'

'내 생일에 남편이 차려서 우리 친정식구 불러주나?'

질문을 던지는 순간 반감이 너무 커서 다시 눌렀다.


질문을 던지지 않고! 시부모님이 원하시는 대로! 이전처럼 나 혼자 밥 차리고 상 차려 내면 그만이었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그냥 내가 좀 귀찮고 힘좀 들면 되었다.


'아파 누워라 튼튼한 내 몸아'(잘안프네)

'어머님, 이번 주말에 남편 출장이 있어요'( 아버님과 같은 회사라)

'어머님, 이번 주말에 제가 교육이 있어요'(휴직 중이)


그냥 이렇게 살까?

안 그러고 싶다며...

그럼 어떻게?

그냥 말해...


뭐. 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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