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영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간단한 총평]
확실히 집에서 VOD로 ‘쥬라기 월드’ 그리고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을 볼 때와 극장에서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을 볼 때의 느낌은 달랐다. 극장이 역시 공룡들의 위협적인 느낌을 100%, 200% 더 잘 담아냈다. 하지만 이 점을 제외한다면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을 보고 작품의 좋았던 점이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몰타 체이싱 시퀀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가 가장 잘 해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단연코 영화 초중반부에 나오는 몰타에서 펼쳐지는 공룡과 작품의 주인공 ‘오웬’, ‘클레어’의 체이싱 시퀀스이다. 이 시퀀스가 인상적이었던 건 영화의 두 주인공 ‘오웬’과 ‘클레어’를 분리시켜 진행했기 때문이다. 만약 두 주인공을 분리시키지 않고 시퀀스를 진행했으면 이 시리즈의 전작들에서 많이 봤던 장면의 연속이었을 것이고 그 장면의 긴장감이 분명 지금보다 반감되었을 것이다. 다행히 두 명을 분리시킴으로써 그 시퀀스 상에서 긴장감이 팽팽하게 잘 유지되었던 게 아닌가 싶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이 작품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또다시 한번 ‘스토리’였다. 전작인 영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에서의 실수가 이 영화에서 다시 한번 재현됐다. 개인적으로 나는 ‘폴른 킹덤’의 시놉시스를 보고 난 후에 당연하게도 화산 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오웬’과 ‘클레어’가 공룡들을 섬에서 안간힘을 다해서 탈출시키는 그러한 과정이 영화의 메인이벤트이자 메인 스토리가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화산 폭발’이라는 소재는 정작 영화에서는 별로 쓰이지도 않았다. 오히려 공룡의 이야기보다는 인간의 이야기에 더 집중했다. 심지어 공룡을 가둬놓고 그들의 움직임을 제한시켜 놓기까지 했다. 명색이 공룡 영화인데 말이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조금은 다를 것 같았다. 게다가 ‘폴른 킹덤’의 엔딩은 ‘인간 세상으로 나오게 된 공룡과 인간 사이의 갈등’이라는 아주 좋은 소재마저 남겨 주었다. 그런데 막상 영화의 뚜껑을 열어보니 ‘폴른 킹덤’에서 인간 세상으로 나왔던 공룡들은 이미 많이 포획되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 있었다. 난 영화를 보면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의 뒷부분에서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공룡들은 다 잡아놓은 거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소재를 손쉽게 써버렸기 때문에 이야기의 포커스가 공룡이 아닌 메뚜기로 이동해버릴 수밖에 없었고 이 영화가 ‘쥬라기 월드’가 아니라 ‘메뚜기 월드’가 되어버린 게 아닌가 난 그렇게 생각한다.
[쥬라기 공원]
이 작품은 ‘쥬라기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보니 ‘쥬라기 월드’ 이전 ‘쥬라기 공원’의 여러 장면들을 오마주한 장면들이 많이 있었고, 뿐만 아니라 ‘쥬라기 공원’에서 활약했던 배우들도 이 작품에 다시 한번 등장해 시리즈의 오랜 팬들을 위한 서비스가 넘쳐났다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쥬라기 월드’의 히로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블루’는 이번 작품에서는 거의 배제되어 있었다. ‘블루’에 대한 헌사도 담겨 있었다면 비록 여러 아쉬움이 있었더라도 그래도 ‘쥬라기 시리즈’의 마지막은 제대로 장식할 수 있지 않았을까.. 뭔가 엉성한 느낌의 마무리로 인해 개운한 느낌보다는 괜히 찝찝한 기분이 든다.
[한줄평]
어쩌면 다들 박수칠 때 떠나가서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