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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슨 Oct 29. 2021

감독 혼자만 이해한 것이 분명한 영화

[영화 테넷]을 보고..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를 우리는 ‘시간’이라고 한다. 이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 그런데 여기 ‘시간’이 만약에 반대로 흐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궁금했던 한 남자가 있다. 바로 영화 ‘인셉션’으로 우리에게 큰 충격과 놀라움을 선사했던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감독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말한다. ‘인셉션’ 그 이상의 충격을 주기 위해 단단히 준비했다고, 영화를 보고도 이해를 못해서 스포 자체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영화를 이해하려 하지 말고 느끼라고..2020년 최고의 문제작, ‘인셉션’은 애들 장난 수준으로 만들어버린 영화, 놀란 감독 자기 혼자 이해한 것 같은 작품 바로...


오늘의 영화-‘테넷’입니다.


1) 이 영화의 제목 ‘Tenet’은 가로로 읽으나 세로로 읽으나 똑같이 읽히는 다음절의 다어절로 이루어진 문장인 ‘사토르 마방진‘을 구성하는 단어 중 하나를 뜻하며 ‘붙잡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tenere’로부터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영화에서는 비밀조직의 이름으로 나오며, ‘-교리’, ‘-주의’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2) 시간이 흐르는 방향을 뒤집일 수 있는 ‘인버전’ 기술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세상을 파괴하려는 ‘사토르’를 ‘주도자’라는 인물과 ‘인버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닐’ 그리고 미술품 감정사이자 ‘사토르’에 대한 복수심이 가득한 그의 아내 ‘캣’이 협력해 ‘사토르’를 저지하는 과정, 저지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주로 다룬 작품이다.


3)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영화 어렵다. 분명 영화를 보고 있지만 내용이 이해가 전혀 되지 않는다. 영화를 반복해서 본다고 해도 별반 달라지지도 않는다. 이 영화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전공자도 완벽히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개념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바로 ‘엔트로피’라는 개념이다.‘엔트로피’란 쉽게 말해 ‘무질서한 정도‘이다. 그리고 이 ‘엔트로피’와 관련이 있는 것이 바로 ‘열역학 제2법칙’이다. ‘열역학 제2법칙’이란 모든 자연 현상은 엔트로피가 항상 증가하거나 일정하게 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내용의 법칙을 말한다. 영화에 나오는 ‘인버전‘ 기술은 바로 이 ‘엔트로피의 방향성’을 바꾸는 것이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이 아닌 감소하는 쪽으로 말이다. 엔트로피의 감소는 엔트로피가 증가하기 이전, 즉 태초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엔트로피의 감소는 곧 세상의 소멸을 뜻한다.


4) 사실 이런 엔트로피 개념을 영화만 보고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런 점들을 보면 이 작품은 대단히 불친절하다. 하다 못해 영화의 주인공 이름도 알려주지 않는다. 한두번쯤은 우리 놀란감독이 친절한 작품을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5)  ‘백투더 퓨처’, ’어벤져스:엔드게임’과 같은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를 한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이 영화도 역시 시간여행을 다룬 영화이다. 그런데 그 방식이 이전의 어떠한 시간여행 영화와 다르다. 보통은 과거로 간다고 그러면 바로 과거 특정 시점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렇지 않다. 만약 1주일 전으로 가고자 한다면 ‘인버전’을 해 1주일의 시간이 흘러야 한다. 그리고 만약 그 상태에서 ‘인버전’을 한번 더 하고 1주일이 지나게 되면 다시 원래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6) 그러면 이렇게 어려운 영화 안 보면 되는 거 아니냐 하겠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이 영화가 어려워도 계속 보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사운드 때문이다. 특히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 나오는 사운드는 관객이 ‘뭐야,뭐야 무슨 일이야’하면서 볼 수밖에 없게 만든다.


어려운 영화임은 자명하다. 하지만 영화를 이해하고야 말겠다는 관객의 의지를 북돋아주고 영화에 나오는 여러 과학개념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무엇보다도 압도적이고 웅장한 사운드 하나만으로 관객을 휘어잡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고 충분히 볼만한, 한번쯤은 볼만한 작품인 사실 또한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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