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완벽주의와의 이별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실패를 허용하는 순간, 완벽주의와의 이별은 시작되었다."

by 안썬

실행만 해도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나는 조금씩 회복의 중심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작은 실행이 쌓일 때마다 '나도 다시 할 수 있다'는 감각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행을 이어가던 어느 날, 또 다른 의문이 생겼다.

"왜 나는 여전히 몰입하지 못할까?"


과제를 끝내도 내 것이 된 것 같지 않았다.

블로그 글을 올리고도 허전했고, 영어 공부를 마치고도

성취감이 오래가지 않았다. 그때마다 마음속에는 "나는 왜 이렇게 초조하지?

왜 남들처럼 확실한 성과를 못 내는 걸까?"라는 질문이 맴돌았다.


비교에서 시작된 초조함


나는 블로그 단톡방에 들어가서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블로그 키우기를 하고 있다.

함께하는 동기들은 점점 성장하는 게 눈에 보였다.

키워드를 정교하게 잡고, 사진도 전문가처럼 찍어 올리고, 협찬까지도 받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좀 더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네이버에서 밀어주는 각종 크리에이터 기회를 이번에 놓치게 될까 봐

초조했던 부분도 있다.


"이 흐름을 놓치면, 큰 기회를 잃지 않을까.?"


나는 늘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불안해했다.

모든 걸 대비해야만 안심됐고, 무언가 흔들리면 그날 하루 전체가 실패처럼 느껴졌다.

비교, 잘하고 싶은 욕심, 빨리 도달하고 싶은 조급함이 겹쳐지면서, 결국 나는

또다시 완벽주의라는 옷을 입고 있었다.


실행과 루틴만 실행했을 때의 몰입력과 성과에 대한 의문이 계속 남으면서

나 자신을 갉아먹던 어느 날

이 답을 찾고 싶어 심리학과 뇌과학 관련된 정보를 책과 인터넷으로 찾아보게 되었다.


뇌과학으로 본 완벽주의

알고 보니 이건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었다.

뇌의 구조가 만든 반응이기도 했다.


불확실성과 편도체

뇌의 편도체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위험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루틴이 흔들리면 실제보다 훨씬 큰 위기로 느껴졌다. 완벽주의는 불안을 달래려는 뇌의 전략이었다.


도파민 시스템

도파민은 성과를 기대하게 만든다. 동기를 주는 좋은 기능이지만, 과하면 결과만 좇게 된다. "몇 년 안에 이만큼 벌어야지, 더 큰 집으로 이사 가야 하는데." 이런 조급한 생각은 도파민의 과잉 추구 모드였다.

현재의 과정보다 미래 성과만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전전두엽의 피로

전전두엽은 집중과 계획을 담당한다. 하지만 '해야 할 일, 평가, 비교'에 시달리면 금세 지친다.

과제를 시작해도 이미 에너지가 고갈돼 몰입은 불가능하다. 끝냈을 때도 뿌듯함보다 허전함이 남는 이유다.


몰입과의 충돌

몰입은 지금에 집중하는 상태인데, 완벽주의는 늘 잡음을 흘려보냈다.

"제대로 해야 한다, 성과가 나야 한다." 이 속삭임이 현재를 방해했다.

나는 시작했지만 깊이 들어가지 못했고, 끝내도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다.


실패해도 돌아올 수 있는 구조


완벽주의는 나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불안을 막으려는 뇌의 과잉 반응이었다.

그러나 그 전략은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다른 방법을 택했다.

바로 **실패해도 돌아올 수 있는 구조** 를 만드는 것이었다.


블로그 글을 하루 못 올리면, 다음 날 짧은 글이라도 쓰기로 했다.

운동을 못 한 날엔 스트레칭 몇 분으로 대체했다.

영어 공부를 빼먹은 날에도, 다음 날 10분만이라도 이어갔다.

예전 같으면 실패라고 단정했을 하루가 이제는 잠시 쉬었다가 돌아온 하루가 되었다.

놀랍게도 이렇게 구조를 바꾸자 꾸준함이 더 오래갔다.

완벽주의의 힘은 점점 약해졌다.


나의 결론


실행은 분명 나를 회복시켰다. 그러나 실행 속에서도 " 왜 몰입이 안 되는가"라는 의문이 남았다.

그 답은 뇌가 불안 때문에 만들어낸 완벽주의였다. 하지만 실패를 허용하는 구조를 만들자, 뇌는 안심했고

나는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이제 나는 완벽한 나를 꿈꾸지 않는다. 대신,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나를 만든다. 몰입은 완벽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실패해도 괜찮다는 안심에서 시작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실패를 허용하는 순간, 완벽주의와의 이별은 시작되었다."




"나는 완벽을 좇는 대신, 돌아올 수 있는 나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내 삶을 조금 덜 초조하게,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의 당신도 그 길 위에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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