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나는 아직도, 루틴 실험 중입니다.

첫 번째 연재의 끝, 그리고 여전히 이어지는 루틴의 여정.

by 안썬

연재를 시작한 지 어느덧 3달이 지났다. 처음엔 그저 브런치 작가에 합격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막상 이렇게 첫 번째 연재의 끝에 서니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감사일기로 시작했던 글쓰기가 이제는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내보이고, 함께 나누는 글쓰기로 바뀌었다는 점에 세상 신기하다.


올해 초, 추운 겨울에 막막하고 힘들었던 때가 떠오른다. 지금 가을이 성큼 다가온 이 시점에 그때를 돌아보니, 그 불행했던 마음이 낯설게 느껴진다. 왜일까? 아마도 요즘의 마음과 그때의 마음이 너무도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심리상담, 작은 루틴들, 그리고 남편의 육아휴직. 여러 가지가 내 마음 회복에 힘이 되어주었다. 이제 남편의 휴직은 곧 끝나고, 상담도 이미 마쳤지만, 앞으로 또 마음이 지치거나 흔들릴 때 지금처럼 다시 회복하려면 이 루틴의 경험과 기억을 잘 붙잡고 가야겠단 생각이 든다.


그동안 자기 계발 욕심이 누구보다 많았던 나는 현실에서 그 기대를 따라가지 못해 지쳐 쓰러지곤 했다. 그래서 늘 회복이 먼저일까, 성장이 먼저일까 고민했다. 하지만 이번 연재를 돌아보니 답은 명확했다. 마음을 힘이 떨어졌을 땐 언제나 회복이 먼저였고, 그 회복이 있어야 성장도 가능했다. 지금 나는 여전히 성장 루틴을 실험 중이지만, 예전처럼 집착과 욕심에 매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답게, 내 속도에 맞추어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가려 한다.


돌이켜보면 회복과 성장은 서로 다른 길이 아니라 선순환하는 흐름이었다. 내가 도전하고 공부하는 새로운 것들이 분명 성장을 위한 루틴이지만, 동시에 나에게는 회복의 에너지가 되어주기도 했다. 반대로 너무 무리해서 경고음이 울릴 땐, 주저 없이 속도를 늦추고 나를 가라앉히는 루틴을 실행한다. 루틴은 결국 나를 지켜주는 페이스 메이커 같은 존재다.


글쓰기도 그렇다. 감사일기라는 작은 루틴에서 시작된 글쓰기가 블로그, 그리고 브런치로 확장되었다. 앞으로는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루틴들이 더 생겨날 것이고, 어떤 것들은 사라지기도 할 것이다. 누군가는 그렇게 변하는 것을 보고 '루틴이라 할 수 있을까?'의아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것 역시 진정한 동반 루틴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완성형이 아닌 실험 중인 루틴. 그래서 나는 아직도 루틴 실험 중이다.


첫 번째 연재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 더 구체적인 나의 라이프 스타일과 루틴 이야기를 두 번째 연재에서 풀어볼까 한다.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의 글이 조금이나마 공감 또는 위로가 되었다면 그것만으로 큰 기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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