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의 실행 실패를 멈추고, 루틴 실험을 시작하기까지.
안녕하세요. 드디어 첫 연재글로 인사드립니다.
루틴을 통해 무너졌던 삶을 조금씩 회복해가는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처음이라 서툴겠지만 따뜻하게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냥 먼저 한 사람이 잘하는 거예요"
어느 유튜버의 말이었다.
나는 그 '먼저 한 사람'이 되지 못했다.
수영을 배우기 전엔 교본부터, 취미로 야구를 보러 갈 때조차 야구 관련 서적을, 영어를 시작할 땐 외국어 학습 방법에 관한 여러 외국 논문들, 영어 하는 잘하는 방법에 관한 자료를 몽땅 찾아볼 정도였다.
항상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데 집중했고, 완벽한 계획이 세워져야 시작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정작 실행은 늘 늦었고, 곧 멈췄다.
계획은 눈부셨지만 현실은 그 계획을 끝까지 따라갈 힘이 없었다.
10년을 그렇게 보냈다.
실행보다 계획을 더 열심히 하던 사람.
계획이 틀어지면 나 자신까지 실패자로 만들던 사람.
그때는 몰랐다.
계획이 실행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
실행도 체력처럼, 근육처럼 길러져야 한다는 걸.
나는 실행력을 기르고 싶었지만 그 시작점은 거창한 목표나 멋진 루틴이 아니라
그저 하루를 무너지지 않고 살아내는 것이었다.
그러다 나에게 계획이 아무 소용도 없는 순간이 찾아왔다.
출산 후, 아기가 100일을 갓 넘긴 어느 날.
아이에게 '난청'진단이 내려졌다.
유전성 돌연변이. 내게서 온 원인이었다.
바뀌지 않는 현실 앞에서 나는 무너졌다.
계획도 목표도 아무 의미 없게 느껴졌다.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은 '계획만이 전부'였던 내 사고방식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그 무렵, 정신적으로 지쳐가던 나를 보고 주변에서 심리상담을 권했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시작했지만
첫 상담 날, 선생님의 말이 오래 남았다.
"지금은 뭘 잘하려는 노력보다, 그냥 하루를 살아내는 게 먼저예요"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을 붙잡았다.
그래서 처음으로 실행이 먼저인 하루를 살아보기로 했다.
아주 작게, 아주 가볍게.
성공이 목적이 아닌, 살아보는 것이 목적이 된 하루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계획에서 벗어나도 괜찮았다.
내가 정한 걸 오늘도 해냈다는 감각이 조금씩 나를 붙잡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계획만 하던 사람에서
오늘을 살아내며 실험하는 사람으로 바뀌고 있다.
완벽을 쫓기보다, 나에게 맞는 루틴을 하나씩 실험해보려 한다.
이 연재는 완벽만 좇던 나의 방식을 내려놓고
처음으로 '살아보는 중'인 기록이자,
내 삶을 다시 설계해 보는 루틴 실험 노트다.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용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