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itude Series 2

역할에 맞는 태도의 선택

by 봉구리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이 역할을 맡을 때, 어떤 태도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기록



Attitude 02. 협력자


혼자 하는 일은 작년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함께 하는 일은 회사를 한 단계 올려놓는다.

협업의 시너지는 생각보다 강하다.

피겨스케이트보다 배구가 더 어려운 이유는,

나 혼자 아무리 잘해도 금메달을 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협업은 강력하다.

그리고 동시에, 그 어떤 것보다 섬세하다.

문제는 공동의 목표가 없는 것이 아니다.

회의실 벽에는 늘 우리의 비전에 적혀있다.

그런데도 일은 종종 제자리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는 같은 목표를 말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곳을 보고 있다.

겉으로는 목표지향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태도는 미세하게 핀트가 나간다.


이해시키려는 대신 어렵게 설명하고,

기여하려는 대신 바쁘게만 보이려 하며,

참여한다면서 평가자의 자리에만 선다.


협업은 대놓고 실패하지 않는다.

대신, 은근히 어긋난다.


그 어긋남의 유형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① 자기 연출형

"문제해결 보다 자기 증명을 우선하는 태도"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지만,

모두의 목적이 같다고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 있다.


다른 분야의 팀원을 이해시키려는 노력보다

자기의 전문지식을 과시하고 증명하려는 태도.


복잡한 표현은 줄어들지 않고,

전문용어의 소개는 끝이 없다.


마치 다른 사람들이 본인이 하는 일을 쉽게 이해하면

그일 자체가 가벼워 보일까봐

벽을 세우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해가 쉬워진다고 해서

그 일의 가치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복잡한 것을 함께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

진짜 전문성에 가깝다.


이 유형은 협업을 피로하게 만든다.

말은 많지만 이해는 늘지 않고,

각자의 영역만 또렷해진다.


자기 연출형은 팀의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② 기여 착시형

"뭔가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만 하면 되는 태도"


분명 무언가는 하고 있다.


요청한 자료도 도착했고,

회의록도 정리되었고,

미팅도 빠지지 않는다.

심지어 주말 출근도 한다.


그러나 그 일이 문제를 조금이라도 앞으로 밀어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참여는 있었지만, 기여는 남지 않는다.


요청의 맥락과 목적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형식만 수행되는 경우

협업은 전진이 아니라 반복이 된다.


이 유형은 협업을 애매하게 만든다.

분명 바쁘게 움직이는 것 같지만,

무엇이 달려졌는지 선명하지 않다.


그 애매함이 반복될수록

팀은 네 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세 명이 일하는 구조가 된다.


기여 착시형은 팀에 에너지를 보태지 않는다.


③ 심판자형

"참여자가 아니라 심판의 자리에 서는 태도"


모든 준비가 끝난 뒤에 등장하는 사람이 있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지만,

결과물이 나오면 그제야 말한다.

"이거 이렇게 하면 문제 있을 수 있지 않나..."


자신의 몫을 맡아 해결하기보다는

이미 차려진 결과에 판단의 언어를 얹는다.

그럼에도 자신의 결과물은 쉽게 꺼내 보이지 않는다.


기여는 부담스럽지만, 영향력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태도.


힘든 과정은 피하고 싶고,

존재감은 유지하고 싶은 그 모순은

팀의 온도를 낮춘다.


심판자형은 팀의 에너지를 식힌다.


내가 선택한 협업의 태도

협업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해결하고 있는가" 그리고,

"내가 우리에게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이다.


협업과 분업은 다르다.

내가 내 몫을 끝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내가 한 선택과 결정이

다른 분야의 팀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협업은 갑을 관계보다 더 어렵다.

위계가 정해져 있지 않고,

모든 것을 협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 섬세해야 하고,

그만큼 더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나는 협업팀의 팀원으로서

어긋난 것이 있다면 정렬하고,

비어있는 곳이 있다면 메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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