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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Answer Jul 27. 2020

다시 여행하는 법

다양한 매체로 다시 여행하고, 글쓰기로 여행의 안목을 기르기

내가 처음 가는 여행지가 있다. 


짧게 때로는 길게 그곳에 머물며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고 맛있는 음식과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한편, 내가 다녀온 그 여행지는 다른 사람들도 지나쳤을 것이고 나중에라도 머물 수 있는 열린 장소다.

우리는 같은 장소에 다녀왔지만 서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여행자의 삶과 경험, 생각 등에 따라 관심을 두는 것들이 서로 다르니까 당연히 달리 느낄 수밖에 없다.


가령, 두 사람이 동시간대에 스페인 톨레도를 둘러봤을 때 

누군가는 좁은 골목들이 선사하는 그 미로 같은 혼돈과 아기자기함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고,

또 다른 이는 그 골목과 벽돌, 길에 묻어있는 낡음과 그 속의 역사에 깊은 관심을 둘 수 있을 것이다.  


여행 당시엔 우리 자신의 경험치에 따라서 그곳을 비교적 제한적으로 느낄 뿐이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도 경험의 정도가 그다지 깊어지거나 넓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연히 그곳과 관련된 영상을 보거나 여행기를 읽는다면, 내 여행 경험은 한층 더 짙고 넓어질 수 있다. 내가 다녀온 톨레도에 관한 여행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거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 여행지를 다녀온 누군가의 글 속에서 글쓴이의 마음과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이 끝났지만 다양한 한 매체를 통해 그곳에서의 추억과 경험을 떠올린다. 


음식을 하고 먹은 후 뒤처리가 정말 하기 싫다.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여행도 여행을 준비하고 다녀온 후 사진 정리부터 내 경험을 글로 남기기가 쉽지 않다. 애초에 그런 생각조차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남기려고 애쓴다. 그게 내 안목을 넓혀주는 계기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글 쓰는 과정에서 기억하고 싶은 것들과 해야 할 것들, 기억나지 않는 것들이 가려지면 그 경험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내가 보낸 여행지에서의 시간이 한층 더 풍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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