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의 [그냥 하지 말라]을 읽으며
“평타”, “국룰”, “꿀팁”
위 단어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것들이다.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국룰이란 건 거의 쓰지 않지만 평타나 꿀팁 등은 무언가를 실패하지 않고 평범하게 해내기 위해서 즉, 중간은 가고 싶어서 많이 쓰인다. 송길영의 [그냥 하지 말라] 책에는 위와 같은 단어가 쓰이는 목적과 심리를 본인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해석하고 있었다. 행복을 정의하고 설명하기 위해서 불행을 측정하는 방법을 밝히는 과정에서 이 단어들이 등장했던 것이다. 마치 오징어 게임을 연상케 하는 내용들이었는데, 결국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에 따른 실패의 끝없는 추락에 대한 불안감, 그로 인한 평균에 기대는 심리가 있다는 것이었는데, 그는 중간의 위험성을 대체 가능이라는 단어로 풀이하고 있었다. 즉, 기계나 AI 등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할 수 있는 것들이 우리가 기대하는 평균이란 가치의 대체재이라는 점을 자각시키고 있다.
요즘 학교마다 1차 지필평가가 한창이다. 교사는 담임 학급의 평균에 관심을 갖곤 한다. 개개인의 점수도 물론 중요하고 관심을 기울이지만 유독 평균에 집중하는 건 바로 학급 간 비교 때문이다. 우리 반이 옆 반보다 얼마나 잘했는지, 못했는지 궁금해한다. 왜 궁금할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학급 평균에 대한 관리자들의 평가가 곧 담임인 교사 자신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반이 못하면 담임인 내가 잘못 가르친 것 같다는 자책을 하는 교사들이 일부 있고 농담조로 교무실에서도 이 평균 성적이 가십거리가 되기 일쑤기에 예민해지는 경우가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들마다 선택한 과목이 다르고 구성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평균이 큰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경을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쩌면 교사인 우리야말로 평균, 평타, 튀지 말고 중간은 해야 한다는 강한 집착이 있는 것 같다. 공무원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유독 학교의 교사 문화에서 관리자나 여론에 반하는 발언이나 의견을 개진하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무조건적인 수용과 따름은 아닐지라도 모나지 않고 평균에 위치하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사회는 중간보다는 개성을 드러내고 끼를 발휘해야 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데, 정작 학교는 평타에 머물러야만 최소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게 아이러니하다.
갑자기 재작년에 등장했던 환불원정대의 [don’t touch me] 첫 소절이 떠오른다.
Trouble 이래 다 그래, 세 보인대 어쩔래(중략) 불편한 말들이 또 선을 넘어(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