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명성황후
이 번에도 뒤늦은 후기, 지금은 지방공연 중-
공연이 올라갈 때마다 봐야지, 봐야지 했는데 20년이나 지난 올해가 되어서야 공연을 봤다.
20주년 이라니- 제작팀도, 배우들도, 기획팀도 참으로 감격스럽게 다가왔을 공연-
대극장 뮤지컬을 처음 본 때가 12년? 13년 전인 것 같다. 그때 이 공연을 봤다면 정말 어마어마한 감동을
받았을 것 같다. 화려한 군무, 전통을 잘 살려낸 의상, 지루하지 않은 스토리까지. 10년 전이라면 정말 감동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안타깝게도 20년 후인 2015년, 나는 이미 너무 많은 공연을 봐 버렸다.
20년 전의 창작극 이라니!
그래도 20년 전의 창작극이 이 정도 수준이었다는 건 정말 놀라울 만하다. 지금 봐도 그다지 촌스러운 느낌이나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조금 바꿨다면...'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색이 바랜 의상이나 있으나 마나 한 러브라인은 상당히 올드 한 느낌을 준다.
너무 할 말이 많은 송스루 뮤지컬(Song-Through)
대부분의 송스루 뮤지컬이 말이 많긴 하다. 노래로 대사뿐 아니라 상황까지 설명해야 하니 말이다. 역사물이기에 설명이 더욱 많을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런 설명으로 인해 엔딩곡인 '백성이여 일어나라'를 제외하고는 기억에 남을 만한 넘버가 없는 게 상당히 아쉽다. 하물며 드라마 OST가 더 유명하지 않은가! 극의 흐름을 잡아가는 메인 넘버라도 있었으면 조금 더 임팩트 있는 공연이 됐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흐름이 빨라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다만, 맥 없는 스토리가 '극'이라는 특성을 잘 살려 내지는 못한 것 같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명성황후'의 역할이 빛나 보이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물론 두 배우님이 노래는 정말 잘 하지만 말이다.
20년 동안 한결같은 모습으로 보여 줬으니, 다음 20년은 조금 더 현대적으로 새롭게 단장한 공연으로 다시 탄생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