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전업 캘리그라퍼 김미형 님 / 인터뷰 2
캘리그라피의 성장의 한계라고 해야 하나? 정체기? 잘 극복할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제가 보시다시피 말이 좀 빠르잖아요? 성격도 어릴 땐 급했는데 글씨를 쓰고 좀 차분해졌거든요. 사실 글씨는 계단식으로 늘어요. 그렇게 배웠고 그게 맞는걸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느꼈는데 저의 원래 조급했던 성격이라면 참지 못했을 것 같아요. 아주 조금은 내려놓는 마음으로 가늘고 길게 가야 그런 부분을 잘 넘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계속 배우러 다니는 사람이 있거든요. 계속 배운다고 계속 실력이 느는 건 아니에요. 어느 정도까진 배워야 하는 게 맞지만 배우고 익히는 시간이 필요한데 익히는 방법이나 시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계속 배우러 다니시는 분들을 제가 봤는데 제가 쓰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저만의 스타일을 찾아내는 시간을 많이 가져봤을 때 글씨는 변하고 글자도 나이를 먹으면서 변하는 게 가만히 나이를 먹는다고 글자가 변하는 건 아니고 나이를 먹은 만큼 제가 그만큼 썼다면 글씨는 느는 것 같아요
생활에 들어오게 만들어 놔야 해요. 내 생활에 자연스럽게 저는 이제 그걸 강의로 받아들였어요. 제가 맨날 나가서 써야 하니까. 그런데 강의를 안 하시는 분들도 요즘은 SNS에 정말 맨날 올리시는 분들은 매일매일 쓰려고 올리시는 거거든요. 그것도 되게 중요하고, 작은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그런 활동을 하셔야 실력이 는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가만히 있으면 안 돼요. '배웠었는데'하면 안 늘잖아요? 어떻게든 써먹어야 는다고 생각을 해요. SNS던 어디던 공개를 해야 하는 건 필수라고 생각해요. 나를 알리기도 하고, 내걸 좋아해 주는 사람이 생기면 동기부여가 되잖아요.
전업 캘리그라퍼의 수입이 궁금합니다.
정말 개인차가 있거든요. 캘리그라피의 등장의 시대도 짧다고 생각하면 짧은데 제가 초반에 이 시장에 진입했을 때와 중간과 지금이 또 달라요. 제 스승님이 받았던, 정확한 금액은 모르지만 그 분야는 이 정도의 캘리그라피의 값을 받았다는 걸 어깨 너머로 들었을 때 그때의 페이와 지금은 또 달라요.
왜냐하면 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니까. 공급이 많으니까 내려간 건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는 사실 몇 년 전부터 디자인 업무에 관련된 캘리그라피는 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너무 저렴하게 부르셔서. 유명해지려고 공짜로 써주기도 하고 그래서 저는 사실 어떤 디자인물에 캘리가 들어갔을 때
'저건 정말 돈을 받고 써줬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저희 때는 '시안비입니다'하고 시안료로 받았던 돈을 작업료로 받는 경우도 많이 봤고. 그래서 디자인에 들어가는 캘리그라피는 안 하려고 노력을 해요. 제가 정말 초창기에 시작한 사람이라면 했겠죠. 그런데 이제는 그 시간에 거기에 들어가는 제 시간을 좀 아끼고자 그런 작업을 하진 않고요. 강사료도 강사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기도 하고요. 제가 초반에 캘리그라피 수업을 진행했을 때는 캘리그라피를 강의하는 강사가 워낙 없어서 강사료가 좀 높았고요. 지금은 사실 좀 평균 하향됐어요. 옛날에는 강사만 하고도 먹고살 수 있을 정도였지만
요즘은 강사도 하면서 여러 가지 브랜드의 행사나 다른 캘리그라피의 업무도 같이 하면서 해야 어지간한 월급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요. 제가 생각하는 월급이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월급과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저는 제 나이 또래에서 직장 다니는 사람들의 월급하고 비교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좋은 점은 그렇게 자기가 (커리어를) 쌓아 가다 보면 평균 월급이 거의 고정이 돼요. 거기에서 행사나 이벤트가 들어왔을 때 직장인과 비교할 수 없는 비용이 들어오기도 하고, 그렇지만 고정되어 있진 않고. 또 이건 제 입장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다수의 캘리그라퍼 중에서는 강의 몇 개만 하시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개인 강의를 하시거나 저보다 더 일을 많이 하시는 분들도 있고 해서. 저의 기준이 전부가 아니라 저의 현재와 과거는 그랬다는 거. 피라미드처럼 상위만 많이 버는 구조예요. 제가 알고 있는 프리랜서 직업군에서 (피라미드 구조가) 제일 심한 거라고 생각을 해요. 못 버는 사람이 다수, 조금 버는 사람이 다수, 잘 버는 사람이 조금. 연예인 구조처럼.
물론, 자기가 소신껏 받고 싶을 거예요. 업체에서도 돈을 조금만 쓰는 게 좋잖아요. 그래서 그게 맞아떨어지는 시점이 온 거죠. 특정한 작가들이 물을 흐리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기보다는 조금 주고 싶은 분위기와 맞아떨어져서 그런 것 같아요. 진입 초기라면 일이 들어왔는데 저라도 했을 것 같아요. 처음이니까. 어떻게든 일을 많이 해야죠. 비단 캘리그라피의 업계에서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 아닐까요?
제 생각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퀄리티를 위해서 타당한 돈을 지급하는 업체가 꽤 많은 걸로 알아요.
그래서 이런 현상이 자연스럽다고 설명드렸잖아요? 그런 시장이 생긴 거죠. 옛날엔 캘리의 저가 시장이 없었지만 진입 장벽이 낮은 중저가 시장도 생긴 거고, 옛날처럼 최고가는 정말 흔치 않다고 생각해요. 하향됐지만 이런 시장 체계가 결코 이상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캘리그라피가 고가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구조가 영원히 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그래도 좋은 퀄리티를 위해서 개발비를 충분히 투자하는 기업하고 만나면 좋게 일할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고. 이제 이 시장이 나눠졌다. 네 자연스럽게 된 것 같아요.
활동한 지 얼마 안 된 친구들이 지금 시점에서 '캘리 쪽으로 활동을 하고 싶어'라고 하면 이 사람들이 수입을 벌기 위해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할까요?
'이렇게 하면 벌 수 있어'라고 하기엔 제가 제 밥그릇도 잘 못 지키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닌데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환상만 없었으면 좋겠어요.
'글씨 쓰면 돈 번데' 쉽게 버는 것 같은 느낌으로 진입하지 않으셨으면 그렇게 조언을 해주고 싶어요. 어떻게든 잘하는 사람은 이런 와중에도 진입을 잘해요. 그런 사람들은 저의 조언도 필요 없겠죠. 그런데 쉽게 생각해서 (돈을 버는 게) 쉬울 거다 라고 생각한다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지속적으로 일이 들어올 수 있었던 노하우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은데요. 저는 선점하는 구조가 어떤 일에나 제일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제가 좀 이른 타이밍에 시작을 한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사실 제가 인맥 인지도 모르는 사람들하고 잘 지내왔던 것 같아요.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제 이름을 걸고 일을 하잖아요? 만약에 제가 캘리그라피를 공급을 해주고 일을 하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그냥 대충 해주고, 손절해야겠다' 이렇게는 안 해봤어요. 상대방은 어떻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한 번도 하다못해 조금 과한 컴플레임도 너그럽게 넘어갔던 것 같아요. 집에 오면 기분이 나쁘긴 했지만 이렇게 생각했어요.
'내 일을 위해서 이런 조그마한 일로 큰 일을 망치지 말자'
잠깐 기분 나쁘다고 이 사람과의 관계를 흐트러트리지 말자는 걸 이 일을 하면서 제가 한 거예요. 저는 인맥관리라고 생각을 안 했는데 정말 수년이 지나도 저를 기억해주고, 다시 연락하시고, 소개해주시고. 새로 맺은 관계에서도 제가 일부러 최선을 다한 건 아닌데 그냥 제 이름 걸고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 작업으로 남는 게 개인적인 성격상 싫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좋은 인상을 남기고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주는 자기 브랜딩을 하신 건가 봐요? 최대한 맞춰준 거죠.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디자이너로 프리랜서를 잠깐 한 적이 있어요. 프리랜서가 어렵다는 걸 너무 어린 나이에 알고 있어서.
이 직업만의 특징이나 장단점이 있을 것 같아요.
특징은 이 일을 좋아한다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직업을 삼을 수 있다는 거고. 장점도 이거와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했을 때 싫어졌다. 저는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어서 그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 행복했어요. 제가 얼마 벌든 상관없이.
단점은 저는 제 직업이 불안정하다고 느낀 게 코로나 사태로 느꼈어요.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하고 저의 상황이 다르잖아요. 이런 경우인 거죠. 이건 저의 경우지만 굉장히 수입이 많을 때가 있고, 평균일 때가 있고 크게 파도가 많이 치는데 자기가 그걸 조절을 잘해야 해요. 장점이자 단점이 캘리그라피 쪽에서도 스타일이나 트렌드가 있기 때문에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성장해야 된다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어요.
안주하고 있으면 다 도태되는 것 같아요. 전 이 자체가 즐거운데 이게 너무 고역이신 분들은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업을 위해서 자기가 계속 움직여야 된다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들한테는 어려운 분야인 것 같아요. 그런데 좋아하면 오히려 더 즐겁거든요. 내가 좋아하는걸 계속 찾아가는 재미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TcekHzEIiN8&t=2s
현직 전업 캘리그라퍼 김미형 님 / 인터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