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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사이시옷 Mar 07. 2021

코로나로 학습동기가 잘린 교육의 양극화

현직 고등학교 교사 공존(김영득) 님/ 인터뷰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저는 경기도에 일반고에서 11년째 영어 교사로 일하고 있고요. 방송 올라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3월이 되면 대학원 신입생으로 공부를 하게 됩니다. 교사이면서 대학원 공부하는 사람을 연구자라는 표현을 써요. 연구가 그 사람의 영역인 거죠. 그리고 어제저녁 7시부터 9시까지 교육청  기관에서 같이 회의를 한 게 있는데 예전처럼 전교조(전국교직원 노동조합) 이런 수준은 아니고, 풀뿌리 조직들이 여러 군데 있어요. 

제가 하는 일은 작고 다만, 교육 흐름은 크게 만들어 나가고 있는 일에 참여하고 있는 교육 활동가로 같이 생활하고 있는 김영득이라고 합니다.






연구를 하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교사로는 11년째가 된 것이고, 한 5년 차 정도 되었을 때에 대학교 시절 만났던 교수님이랑 연락이 되어서 5년 전부터 꾸준히 페이스북을 통해서 소통을 하다가 대학원 고민을 말씀드렸더니 "그럼 우리 학교로 와라"

그래서 천천히 준비해서 올해 시험을 보고 붙어서 '교육과 사회와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연결하는 분야고요.

교육 불공정, 불평등. 그런 불공정과 불평등을 이겨낼 학생들의 해방과 자유를 위한 그런 학문이 교육학에 있습니다. 그런 걸 연구하게 됩니다.


입시에서 드러나는 불평등. 코로나 때문에 발생하는 학생들의 학력격차. 어떤 아이들은 여유가 있어서 좋은 스터디 룸에서 다 갖춰진 상태에서 바로 온라인 수업을 듣고, 또 공부할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없는 아이들은 스마트폰의 사양이 나쁘거나 데이터 비용이 없는 아이들도 있고, 그런 아이들은 와이파이 있는데서 해야 되겠죠. 그다음에 스터디 룸이 없이 자기 방이 있고 거기 할머니가 계시거나 부모님이 같이 생활하거나 그런 경우에 그 아이는 학습권이 침해받는 거죠. 코로나 상황에서. 그런 것들을 통계적으로, 전체적으로 파악을 해서 이런 불평등의 문제들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가. 그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는가. 교육과 사회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에 기본적인 예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일단 인문계고 교사는 전국 팔도 똑같아요. 학교의 입시력을 얼마나 올리느냐가 가장 첫 번째죠. 그게 된 다음에 인성 지도가 있고, 자기 계발이 있는 거라서요, 저 같은 경우에는 2011년도에 사립 임용이 되었고요. 

학교 입시에 관련된 업무를 많이 맡았습니다. 그 부분에서 저의 활동이 저의 가장 중요한 영역이고 지금도 노력을 하고 있는 부분이죠. 제일 재미있는 사례부터 말씀을 드리면 2014년에 세월호 사고가 터지고 나서 학생들에게 발생한 일인데 '학생들에게 안전교육이 필요하다'라는 요구가 있어서 2014년 하반기, 그리고 2015년부터 교육 정책이 한번 크게 바뀌어서 연간 50시간 이상을 안전교육을 초, 중, 고에 똑같이 하게 했어요. 안전교육은 필요한 건 맞아요. 그 내용들이 뭐냐면 약물, 흡연, 음주 방지. 성폭력 예방교육, 아동폭력 예방교육 

이런 부분들이거든요. 다 좋은 내용들이에요. 다만 세월호 참사 하나로 갑자기 없던 게 교육적으로 확 들어와 버린 문제죠. 


학교들이 어떻게 해결했냐면 방법이 없었습니다. 아무 방법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CA시간, 동아리 시간, 학급회의 시간을 활용하던 일주일의 4시간인 창의적 체험활동이라는 게 있어요. 크게 말하면 생활기록부는 수업성적이 교과영역이라고 하고 동아리, 진로활동, CA활동 같은 것들을 '창의적 체험활동'이라고 해서 싹 묶여 있어요. 수업, 창의적 체험활동. 이렇게 두 가지 영역이에요.


그럼 대부분의 학교는 지금도 그래요. 50여 시간을 다 창체에 몰아버린 거예요. 근데 이걸 강사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사들이 해야 하는 상황인데 교사들이 전문성이 없고, 그래서 어떻게 하냐면 대부분의 학교 2015년부터 지금까지 영상교육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맨날 똑같은걸 할 순 없잖아요. 


애들 절대 안 듣거든요. 제가 당시에 고 3 담임을 하고 나서 마침 창체 담당하고 있는 상태였는데 처음에 업무를 맡아서 보니까 2014년 하반기에 저는 고 3 담임일 때 이미 그렇게 짜여있는 상태에서 2015년에 전체가 영상교육을 하자고 업무가 짜인 상태에서 제가 업무를 받은 거예요. 사실할 게 없는 거죠. 왜냐하면 영상 틀어주고 얘들은 공부할 얘는 공부하고, 안 볼 얘들은 안 보고.

안전 교육 자체가 유명무실하고, 그런데 그게 아이들 비교과 영역 그러니까 아이들 활동시켜서 생활기록부 써 줄 수 있는 귀한 시간들이 날아가버리는 거죠. 그래서 제가 어떻게 했냐 하면

 

'그러면 그 시간을 아이들 활동하는 시간으로 만들자'
다 바꿨어요. 

창체가 일주일에 4시간이거든요? 그러면 두 시간씩 네 번을 편성한 거예요. 

첫 번째 두 시간에는 아이들이 계획을 짜요. 예를 들자면 '성폭력을 어떻게 예방하자, 예방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보자' 이런 내용들. 

두 번째 두 시간 동안에는 회의 계획시간을 하는 거예요. 그럼 학급에서 아이들이 팀을 짜요. 

'우리 모둠은 표어를 만들어서 학교에 붙이겠다', '우리 모둠은 캠페인을 하겠다' 그럼 아이들이 표어를 만드는 거죠.

3차 시는 활동 시간이에요. 그걸 들고나가 보라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는 음주, 흡연, 약물 오남용 예방교육 같은 경우에는 아이들이 그걸 들고서 지역에 나가서 직접 캠페인도 하게 했었어요. 2016~17년에는 1학년 10개 학급인데 그중에 절반 학급들이 실제로 나가서 지역 캠페인도 하고 그래서 안전 교육을 갑자기 정책 변화로 50시간 이상을 해라고 해서 대부분의 학교가 지금도 영상교육을 하고 있는데 저희 같은 경우에는 그 50시간을 전체 '활동'으로 만들어서 스펙으로 쓸 수 있게, 창의적 체험 활동의 특이사항에 기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거죠.


예를 들어 소방학과, 소방학과는 화재예방 교육도 있거든요. 이 아이가 소방학과 지망생인데 화재예방 활동을 이렇게 활동했다는 걸 넣을 수 있게 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때 되게 힘들었어요. 주관 부서에서는  학교 커리큘럼에 들어가니까 매시간 안내하는 것도 되게 힘들고 그래서 저희 부서가 다 죽어나갔던 기억이 있어요.

 

창의적 체험활동이라는 게 그런 부분이에요. 일주일에 4시간씩을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만들어서 동아리, 진로, 봉사, 자율을 너희들 맘대로 짜 봐라고 모든 학교에 뿌려버린 거예요. 그게 이 창의적 체험활동의 기본적인 틀이에요. 제가 들으면서 궁금한 게 생겨서. 






이 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좋은 대학교를 보냈냐가 첫 번째일 것이고 그다음 기준은 이 학교에서 얼마나 다양하고 재미있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고 있느냐. 이것도 좋은 학교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 같은데 맞나요?

맞습니다.  '안전교육을 아이들 스펙으로 바꾸었다' 사실 지금도 (다른 학교) 선생들한테 물어보면 다 똑같아요. '안전 교육할 때 아이들 뭐해요?' 하면 그냥 영상 틀어놓고 안 봅니다. 틀어놓고 안 보고 다 자기들 할거 해요. 그걸 아이들 활동으로 바꿔 나갔던 것처럼 창체를 얼마나 잘 꾸리느냐가 진짜 중요해요. 


요즘은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진로활동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가 되게 중요한데 이렇게 하니까 저희 학교가 지역에서도'이 학교 생활기록부 잘 나온다, 아이들 활동 많이 한다' 이렇게 보이는 거죠. 

그래서 제 사례는 아이들이 교육분야에 희망하는 아이들이 있는 거예요.  걔네들은 영어랑 같이 교육을 하고 싶다고 해서 '창작 동화' 진로활동을 했어요. 영어 글쓰기. 그다음엔 교육 내용을 높여서 창작동화를 종이 책으로 만들었어요. 그래서 연말에 지역에 있는 어린이 집을 한 군데 가서 아이들이 만든 창작동화를 읽어주는 그 내용이 자기 진로활동에 들어간 거예요.


이게 거짓말이 아닌 자기 스펙이 된 거니까 걔네들이 대학도 잘 갔죠. 학교가 실제로 살아있는 활동으로 이루어 지니까 담당자들은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그날그날 실제로 하는 아이들은 얻어가는 것도 많고, 점점 지역에서 '이 학교가 열심히 한다'는 입장도 나오고 그랬던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작년부터 생활기록부 담당자가 되어서, 작년부터 공정성에 대한 내용이 확 높아지면서 학생부가 많이 중시되고 있어요, 그래서 생활기록부를 어떻게 잘 만들지를 또 담당하게 되어서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모든 사회가 박살이 났잖아요. 특히 교육 쪽에서 그게 심했을 것 같아요. 실질적으로 현장에 계셨으니까 현장에서의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진짜 너무 안타깝죠. 

수업을 요즘을 모둠으로 4명씩 조로 해서 활동 수업을 많이 해요. 그런데 1년 내내 아이들이 일렬로, 시험 대형으로 있는 거예요. 띄엄띄엄해서 하니까 모둠 수업이 아예 안돼요. 그러면 교사는 한 명씩 개별 활동 수업을 시키려고 노력을 하면서 강의 중심으로 흘러야 하거든요. 

제일 큰 거는 아이들의 수업 여건은 두 번째로 치더라도 첫 번째는 교사들의 수업은 몇 년 동안 다듬어져 온 거잖아요? 갑자기 옛날 식으로 돌아가 버렸으니까 그게 교사로서는 큰 충격이었고 그 상태에서 강의식으로 하려고 하니 일단은 아이들 얼굴이 안 외워져요.

마스크를 쓰니까 일 년 동한 아이들 얼굴을 못 봐요. 원래는 활동을 하면서 하니까 솔직히 2주면 들어가는 수업의 아이들 이름, 얼굴을 다 외우거든요. 그런데 1년이 끝나갈 때까지 아이들 얼굴, 이름을 많이 못 외웠어요. 그렇게 되면서 말 그대로 교사가 해줄 수 있는 동기부여나 조건 형성이

많이 막혀버리면서 안 좋아졌죠.


저희 학교 같은 경우에는 통계가 가능한데, 10개 학교 중에 2개 학교만 온라인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많은 학교들은 온라인 클래스, 강의를 사전 업로드하면 아이들이 자기들이 알아서 봐야 하고, 출석을 댓글로 하는 학교들이 많은데 저희 학교는 줌(Zoom)으로 실시간으로 하긴 했어요. 들어가서 출석을 불러요. 그럼 아이들이 대답을 하거나 마이크로 응답할 때도 있어요. 저희 학교는 잘 된 편이에요. 교장 선생님이 '모든 학급 전체를 쌍방향 실시간으로 합시다'라고 해서 선생님들이 협력해 주셔서 일 년 내내 쌍방향이 되긴 했지만 

출석을 부른 다음에는 사실 통제하기가 어렵죠. 화면에서는 얼굴을 들이밀고 있긴 해요. 얘들 손 움직이고 있으면 게임하고 있고 실제로. 채팅하고 있거나


저는 그걸 아이들의 학습 동기가 팔다리가 잘린 상태라고 표현했거든요. 

실제로 이건 복구가 불가능하죠. 왜냐하면 교실에 앉아 있음으로써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게 주입이 되잖아요? 그게 아예 없어져 버리니까 복구가 안 되는 손실이 발생한 거라서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에는 따로 단톡 방을 만들었어요. 거기서 아이들 다 들어오라고 해서 매일매일 영작 과제를 주고 그럼 아이들이 영작을 올려요. 이렇게 한들 하는 얘들만 하는 거죠. 원래는 교실에서 아이들 데리고 다니면서 가르쳐주고 대화하고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게 정말로 하는 얘들만 하게 되는 상황이 된 거예요.


이건 절대 복구가 안돼요. 그런 상태에서 학교에 나오잖아요?

3분의 1에서, 2분의 1은 학교에 출석을 하지만 그때 잠깐 왔다한들 안되죠. 이건 고등학교는 그나마 다행인데 초, 중은 진짜 심각한 상황이죠. 한 가지 사례가 중학교에서 얘가 계속 출석은 하는데 영 이상하길래 담임 선생님이 확인해 봤더니 아이는 가출해 있고, 엄마가 댓글로 대리 출석을 하고 있었던 


그 학교는 댓글로 출석하는 시스템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학교가 많아요. 댓글로 '수업 들었습니다'가 출석인 거예요. 아까 말했던 일반학교 중에 5분의 1만이 쌍방향 수업을 하는데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추진이 되기가 어려워요. 실제로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 있는 제 친구가 교무부장 선생님인데 학교에 열댓 분이 5~60대 분이시니까 카카오톡을 못 들어가세요.

PC버전 카톡을 못 쓰세요. 카톡 PC버전을 못 쓰시는 분들에게 어떻게 줌을 깔라고 합니까. 깔라고 하면 깔겠지만 교무부장 한 명이 모든 교실을 다 따라다니면서 할 수 없는 거잖아요? 실제로는 10분의 2의 학교만이 그게 되는 교사 구성이 되어 있는 거예요.


현재 상황에선 대부분의 학교는 댓글로 할 수밖에 없어요. 이거는 교사 책임도 아니고, 국가 책임도 아니고 전체 상황에서 보면 아등바등하는 거라서 어느 학교가 잘한다, 어느 학교가 못 한다 라고 말할 수 없고 어느 학교가 운영할 수 있는 운이 좋았다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


그래도 포기하는 교사들이 많지는 않고, 다만 말씀드리면서 생각나는 건 생활기록부는 좀 심각해지는 상황이죠. 생기부는 학교에서 활동한 걸로 작성하잖아요. 옛날에는 아이들의 살이 있는 걸 많이 넣어줬었는데 지금은 수행평가 중심으로 작성해요. 예를 들어서 저의 이야기를 하자면 영어 본문 읽고 뒤에 이야기 이어 쓰기. "본문의 이야기를 읽고 이런 이야기를 썼습니다."라고 아이들 수행평가에 적어주고. 아이들이 실제 한 내용이기 때문에 그걸 보고 교사가 관찰한 걸 써 줄 수 있어요.

한계가 있죠.

예를 들어 리더십도 안 보이고, 실제 모둠 활동을 하면 한 명이 다 돌보는 아이들이 발견이 돼요. 훌륭한 아이인데 그런 걸 못 써주고 기록 자체가 조금 심심해지는 생기부의 용량은 나오지만 내용적으로는 아쉬워지는 상황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TtG6dxNds&t=491s



현직 고등학교 교사 공존(김영득) 님/ 인터뷰 1 

https://brunch.co.kr/@coexist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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