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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사이시옷 Mar 12. 2021

대학은 수능을 좋아하지 않아요

현직 고등학교 교사 공존(김영득) 님/ 인터뷰 2


고교학점제에 대해

2025년부터 전면 시행이 되어서 (현재는 시범적 운영) 우리가 옛날에는

국어, 영어, 수학을 국영수 합쳐서 절반 이상을 들었었어요. 거기에 과탐, 사탐을 붙이는 거죠. 그런데 그런 것들을 최소한만 남겨놔요. 아이들이 1학년 때는 거의 다 공통과정으로 똑같이 다 들어요. 2, 3학년 때는 아주 많은 수업들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구성을 하는 거죠. 예를 들면 월요일 1, 2교시는 사회를 듣고 싶다면 사회를 듣고, 3, 4교시는 영어를 듣고 싶다면 영어를 듣고 이런 식으로, 대학교처럼


소외가 되는 아이들이 발생하잖아요? 나는 댄서가 꿈인데 국영수를 듣고 있는 것. 이게 실제로 무의미하고. 그래서 최소. '이 아이가 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라고 하는 최소 단위만 인정을 해주고 나머지는 

'너 하고 싶은데로 해, 3년 동안 아이가 시도 듣고, 음악도 할 수 있게 해'

이렇게 학생 인권변화, 교육 철학의 변화, 결정적으로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이라고 하는 게 같이 좌우를 하는데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도 대학에서 실제로 좋은 아이들을 뽑고 싶어요. 

그럼 생활기록부를 보잖아요? 생활기록부를 보면 아이들이 다 똑같은 수업을 듣고 있어요. 우리는 공대이고 우리는 컴퓨터 공학인데 대학에 맞는 것을 찾을 수가 없다. 이제 이런 여러 가지가 모여서 그러면 


들으시는 분들이 편하게 시나리오를 만들어드리면 학생부 종합전형이 10년이 넘었어요. 

대학들에서는 가장 중요한 게 아이들이 똑같다는 거예요. 충분히 분별이 안되는 거예요. '좀 더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할 수 없나?'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려면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좀 더 줘야 하는 거죠. 이러한 흐름이 있었는데 마침 저쪽에서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줍시다. 양쪽이 맞아버린 거죠. 대학의 요구와 교육계의 요구가 맞닥뜨려져서 아이들에게 수업을 고를 수 있게 하자. 아이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면 아이들마다 다른 수업을 듣겠네? 이 상태에서는 아이들이 다른 수업을 들으니까 그 수업을 이수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졸업 인정까지 가자. 아이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면 (몇몇 과목은) 수업을 안 들어도 되는 아이들도 있겠네?


그래, 지금 180학점이라고 너무 많이 듣고 있으니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나라 중에 하나니까. 

고등학교 학점이 제일 많은 나라 중에 하나예요. 북유럽, 미국 등과 비교해도. 아이들이 지금 너무 많이 들어. 좀 줄일 수 있게 하자. 180학점이니까 140학점까지 줄여볼까?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정리가 되고 있는 거죠.


입시 차원에서 봤을 때는 대학에서는 이 수업의 등급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1등급에서 3등급의 학생이 있다고 하면 3등급 아이지만 1등급 아이보다 월등히 (대학에서 원하는) 활동이 좋고 뚜렷한 성장 스토리가 보이면 1등급 아이가 아닌 3등급 아이를 뽑게 되거든요. 비교과에서 역전 되는 현상이 이따금 나타나는데, 

대학에서는 학점제가 되면 우리 학교 커리큘럼에 맞는 강의들을 고등학교 때 이수했나 가 중요한 거예요.

그러면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을 들었을 거고, 여기서 굳이 상대평가를 해가면서 나눈 첨예한 등급을 볼 필요가 없죠. 어차피 국영수는 필수기 때문에 3년 동안 조금씩은 듣게 되거든요. 그거 보면 공부를 잘하는 아이인지 아닌지 알 수 있고 대학에서는 '아이들이 다 똑같아, 다양한 과목을 들을 수 있게 만들어 주자'

이게 해결이 되어 버리는 거죠. 






지금 바뀌는 것 중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드는 것 중에 하나가 유급제. 안 좋은 게 누적이 되면 억지로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대학교처럼 누락시킬 수가 있다는 거죠? 이게 실질적으로 작동이 될까요?

학점제에서 우리 수업의 이수기준은 최종적으로 최종 평가거든요. A, B, C, D, E 그런데 얘는 F야. 그 권한을 교사가 가지고 있는 거예요. 지금도 출석일수를 딱 채워요. 그럼 그 뒤로 학교를 하루도 안 나오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래도 졸업은 하니까. 그런데 학점제로 바꾸면 학교에서는 1년 동안 들은걸 모아서 


'부족하네? 유급' 


그리고 그 학점은 교사들이 출석률, 시험성적이 안 좋으면 낙제. 이게 발상의 전환이 되는 거죠. 

기본적인 공부의 태도는 갖추는데 불량한 태도 그리고 저학력, 학력이 부족하다고 여겨졌을 때는 재교육을 받아야 된다가 되는 거죠. 


예를 들어서 정말로 확 부족해서 유급이 되는 아이들도 있을 거예요. 그건 학교마다 조금씩 커트라인을 다르게 60학점이 1년의 필수 학점이에요. 그런데 딱 30만 됐어요. 그럼 이 학교에서는 학교별로 30학점이면 유급으로 처리하는 학교도 있고 학교 방침에 따라 그냥 진급시켜줄 순 있죠, 그렇다 할지라도 어쨌든 부족하잖아요? 진급시킨 상태에서 방과 후에 재수강을 하거나. 다만, 이미 들은걸 또 들을 필요는 없죠. 유급 상태에서 부족한 학점만 듣고 나머진 안 와도 될 거예요. 


그런 건 이제 학교별로 나중에 공개가 될 거예요.

그것도 대학처럼 아마 연도별이 아니라 학기별로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쏠림현상. 예를 들어서 교육의 방향이 있겠지만 유행이라는 것도 따를 수 있을 거고 특정과목의 쏠림 현상이 있을 것 같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학교 측에서는 어떤 대책 마련이 되어있는 상태인지

학교마다 특성화를 다양하게 하는 부분들은 있어요. 예를 들어서 체육 특성화, 음악 특성화 이런 식으로 외국어 고등학교, 과학 고등학교가 아니더라도 교육청에서는 다양한 교과별 특성화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 지역에 있는 과학 특성화 학교를 가겠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음악 특성화 고등학교를 갈 수도 있고, 그러면 그 학교는 그런 수업이 좀 더 많이 있어요. 그래서 지역에서 어느 정도 컨트롤이 될 순 있어요.


그런데 국어에 비해 영어가 너무 많이 몰렸거나, 이게 매년 출렁거려요.
이건 사실 예측이 사실 안 될 거예요. 


더 큰 문제는 이런 출렁거림을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나중에 기간제 선생님들의 노동 조건이 굉장히 안 좋아질 수가 있어요. 어떤 때는 영어교사를 10명 그런데 그다음 해에는 8명이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이게 계약직 교사 같은 경우에는 지역에서 강사풀을 좀 관리해주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사실 이것도 단시간 내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제일 심각한 건 매년 출렁거리는 문제. 





 

서울권이야 교육이나 환경이 잘 되어 있으니까 그렇다고 치고, 지방에 사시는 분들이나 어쩔 수 없이 그 지역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교육 같은 경우 주변 환경 때문에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힘든 상황이죠. 그건 온라인으로 될 것도 아닌 게 온라인이라는 탈출구가 있다는 정도인 거지 기본적으로 중, 고등학교 교육은 초등학교도 마찬가지로 학교에 나와야죠. 교실에서, 학교에서 같이 인성교육도 되고 할 수 있는 건데 서울 학교 아이들은 똑같은 수업을 듣더라도 선생님이 와서 교실에서 듣고, 지방에 인구가 부족한 학교들은 온라인으로 들어야 하고. 교사가 아니라 지역 전문가를 초빙하는 방법도 있긴 해요. 그런데 그 지역 전문가 분들이 선생님들처럼 전업으로 수업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하고, 자기 본업이 있는데


예를 들어서 변호사 분이 일주일에 두 시간씩 와서 수업을 한다

그런데 재판이 잡히면 휴강. 이런 상황이 되는 거죠.






사실 이 모든 과정이 수능이라는 주제로 연결되어 있잖아요? 선생님께서는 현 학교에서 고교학점제를 만들어 오시면서 앞으로의 수능이 어떻게 바뀔 것 같다는 방향성이나 예상을 할 수 있을까요?

수능이 아니라 대입이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고, 결국에는 수능보다는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한 가지 딱 와 닿게 말씀을 드리면 수능을 대학에서 좋아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수능을 잘 본 아이들은 반수(타 대학 진학 준비) 하거든요. 100명을 받았는데 60명이 반수 해서 나가버리는 현상이 발생해요. 그래서 학교에서 수능 비율을 높여봤자 학교에 이롭지 않아요. 보통 학생부 종합전형은 몇 개 학교에 목표하고 학교와 전공에 맞춰서 관리해 온 결과가 학생부 종합전형이라서 반수가 안 되거든요. 그런데 수능은 그냥 행정학과를 갔어요. 그런데 '맘에 안 들어, 반수 하지 뭐,  의대 가겠다' 이런 아이들이 실제로 발생하거든요 대학에서도 수능을 원하지 않습니다. 좋아하지 않아요.


그리고 연구 결과도 있어요. 15개의 논문이 있는데 논문 종합결과는 가장 적응 잘하는 학생들은 교과 전형이에요. 그다음에 수능이랑 학생부 종합전형이 비슷해요. 그런데 학생부 종합전형보다 수능이 반수로 많이 나가요. 이건 이미 연구 결과가 입증된 것이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수능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다만 이런 수능과 학생부 종합전형은 정치적인 논쟁이기 때문에 대학에서 끼고 싶지 않아 하는 거죠. 

끼고 싶지 않으니까 가만히 있는 거지 대학에서 입장을 낼 필요도 없죠. 그냥 조용히 있으면 정리될 거고 (따라가면 되니까) 기본적으로 대학은 그렇고 학점제가 되면 결국에는 수능의 비중은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드리면 서울대 영어교육의 현재 박사과정인 친구에게 듣자면 현재 교육학과 교수들이 가장 눈에 불을 켜고 파는 게 AI에요.


교육 인공지능이 무슨 말이냐면 두 가지예요. 학생들에게 알고리즘 형으로 교육을 해서 최적화된 교육법을 찾자. 반대쪽으로는 기계에게 인간 수준의 학습 능력을 갖추게 하자. 양쪽이에요.


그러면 이러한 여건에서는 '암기형 인간'은 필요하지 않아요.

수능을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그건 말 그대로 대학 입장에서는  '정 학력을 봐야 할 때 참고하는 지표'인 거지 수능이 학생부 종합전형보다 공정하다. 근거 없고, 대학에서도 뽑으려는 교과전형인 아이들을 뽑고 말지 수능 해서 반수로 나가는 아이들을 뽑진 않습니다. 차라리 학종을 뽑겠죠.


문제해결력,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창의력, 문제해결력은 수능이 아니라 가정환경에서 종합적으로 구성되어서 촉진되는 거예요.

그냥 수능교육으로는 일궈지지 않아요. 



3부에서 계속...



https://www.youtube.com/watch?v=DjAlW9Em_qo&t=7s




현직 고등학교 교사 공존(김영득) 님/ 인터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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