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체육 교사 스티브 고 님/ 인터뷰 2
현장에 체육선생님으로 계신 분께서 체육계 학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흔히 말하는 엘리트 체육으로 통하는 프로들의 세계. 체계적으로 밟아가는, 초, 중, 고 대학 그리고 프로리그까지. 지금 불거지고 있는, 또 불거졌던, 또 앞으로 더 밝혀질 많은 폭력과 강압적인 분위기에 대해서 일단은 여러 지도 방법이 있지만 그중에서 제가 생각하는 지양하는 방법이 체벌을 통해서 지도자가 원하는 퍼포먼스를 이끌어 내는 건 가장 하지 말아야 될 지도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들고요.
지금은 되게 많이 나아졌다고 들었거든요. 예전에 저희 학창 시절에는 학교에서 체벌이 합법화는 아니지만 불법화가 되어있진 않았고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도법 중에 하나로서 훈련을 위해서 체벌을 가한다거나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경우 어떤 신체적으로 불이익을 준다거나 그런 게 있었기 때문에 사실 사람이 신체적인 불이익을 당하면 정신이 번쩍 드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하지만 그건 되게 단기적인, 잠깐 아픔을 피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건 굉장히 좋지 않은 지도법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듭니다.
선생님이나 감독님이나 코치님의 지휘에서 오는 힘이 있기 때문에 시키면 해야 하고, 시키는 걸 하지 않았을 경우 출전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거나 그렇게 되면 본인이 앞으로 더 좋은 기량을 보일 수 있는 무대 자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부분도 있죠. 코치나, 감독이나, 지도자의 강압적인 지시에 순응해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문화도 있는 것 같아서 많이 안타까운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강압적인 교육이나 체벌, 혹은 선후배간의 학폭이 실제로 성과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습니다.
운동의 특성상 정신상태가 긴장돼야 하는 건 분명히 필요하거든요. 집중해야 하고 긴장해야 하고. 집중하지 않은 상황에서 훈련을 들어 갔을 때는 상황에 집중할 수 없거든요. 긴장되어 있는 상태가 분명히 있어야 하고, 지도를 할 때도 실제 경기를 하듯이 훈련을 시키고 또 훈련도 그런 상황이 되어야 실제로 경기를 했을 때 그 긴장된 상황에서 자신이 극복할 수 있는 기능들이 나오기 때문에 긴장을 해야 하는 건 맞는데 그 긴장을 시키는 방법이 집중을 시키는 방법이 강압적인. 그런 방법을 지금까지 써 왔던 것 같고요,
사실 그 방법 이외에도 사람을 집중시키는 건 굉장히 어려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진 그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고 그 방법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또 그렇게 하니까 결과도 좋게 나오고, 결과가 좋게 나와야 (지도자의) 입지도 서고, 결과가 좋게 나오면 지도자는 그 결과로 평가받기 때문에 그게 악순환인 거죠. 학부모님도 학교에서도 새로운 지도자를 모셔왔는데 그분의 지도에 따라서 평가할 수 있는 건 순위죠
무조건 이겨야 하고, 좋은 순위를 낸 사람이 좋은 지도자로 평가를 받는 문화이기도 하고.
하지만 집중시켜야 하는 부분이 좀 다른 분야를 많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어요. 사람은 흥미가 있으면 거기에 집중을 할 수 있고, 좋아하는 부분이 있으면 또 거기 집중을 할 수 있고, 무조건 강압적으로만 한다고 해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는 게 아니라 위축되고, 소극적으로 될 수 있기 때문에 지도자의 말만 따라야 하고 좀 더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여러 지도방법이 분명 있을 거거든요 근데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그러다 보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학생들과 선수들을 더 위할 수 있는 지금 당장 올해에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운동 기능이 조금 더 오래 걸린다 하더라도 1~3년 이 수준으로 천천히 데려갈 수도 있는데 단기간으로 하려면 아무래도 긴장을 시켜야 하고 보통 엘리트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처음엔 다 좋아서 시작을 하거든요. 초등학교 때 운동을 잘한다거나 신체적인 조건이 좋아서 운동을 하기 시작하는데 가면 갈수록 많이 힘들어하는 거죠.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했지만 부모님들도 아이가 재미있어하니까 운동을 시켰지만 점점 힘들어지는 거예요.
프로선수는 그 종목에 전문 가고, 거기서 기능적으로 우수한 사람이 나와야 하는데 그 사람들이 즐겁게 운동하지 못하는 결과를 우리는 계속 지켜보고 있고, 그렇게 초등학교 때부터 중고등학교, 대학교, 프로리그에 간 그 엘리트 선수들이 즐겁지 않은 플레이를 우리는 보고 있고 그게 마음이 아픈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해외 같은 경우에는 운동생활이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일단은 체벌 같은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우리나라도 그게 문제가 아니라는 건 아니지만 문화 자체가 체벌은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서 체육 지도할 때도 역시나 말로 언제나 문화 자체가 말로 설득을 하고 그 논리에 따라서 움직이는 문화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말로 설득을 하고 이런 게 익숙하지가 않고 수업을 진행할 때도 뭔가 물어봅니다. 질문을 많이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것 같니?
그러면 아이들도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하죠. 그런 수업 방식과도 비슷한 것 같아요. 항상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그것이 맞으면 맞는 거고, 아니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그러니까 아이들은 계속 참여하고 싶어 하고, 의견을 내고 그런 의견이 반영돼서 전략이 짜지거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그런데 일단 우리나라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죠.
절대적인 스승이 있고, 밑에 있는 사람은 그걸 일방적으로 배워야 하는 하지만 외국은 좀 다른 것 같아요.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기능이 분명히 다르고 아이들은 '이렇게 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의견을 내고 지도자는 그걸 역시 받아들이려는 마음의 여지가 있고.
대화로 풀어야 하고, 대화로 설득을 해야 하는 의견을 어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여기선 왜 패스를 해야 했죠? 여기선 슛을 쏘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렇게
과연 우리나라에선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 적극적으로 체육의 꿈을 키우다 좌절하는 친구들에게 부모님들이 어떻게 케어를 해야 할지 여쭤봐도 될까요?
일단 부모님들도 생각을 좀 하셔야 하는 게 아이가 원해서 하는 건지 부모님이 원해서 하는 건지에 대한 걸 명확하게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저는 당연히 아이가 좋아해서 좋아하는 것을 도와주는 부모님이 되길 원하죠. 정부에서 운동하는 친구들도 공부를 하는 운동선수를 원하고 또 공부하는 친구들도 운동을 하는 학생이 되길 원하기 때문에 공부라는 부분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처음엔 흥미로 시작했다가 점점 흥미를 잃고
"할 수 있는 게 운동밖에 없어요"라는 이야기를 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이미 중학교, 고등학교쯤 되어서 지금까지 해온 게 운동밖에 없는데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멀리 온 것 같고, 그럼 어쩔 수 없이라는 전제하에 운동을 계속하는 거죠. 굉장히 슬픈 현실이 찾아오게 되는데 운동선수는 저학년 때부터 아이가 '공부'라는 부분을 우리나라에서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심한데, 왜냐하면 운동을 잘하면 되니까.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초등이나 중등 때부터 아이가 그래도 어느 정도 공부는 하면서
운동을 하는 걸 감시를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 전국에는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거든요.
6학년인데 벌써 170~180 되어있는 친구들을 보면 느끼는 박탈감. 본인이 깨닫거든요.
"아, 이 무대에서는 내가 더 이상 할 수 없겠구나"
그런데 그걸 느끼는 게 보통 중고등학교. 고등학교 초반쯤인데 그때 되면 벌써 아이들이 다시 공부를 하고 싶은데 공부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렇다고 여기(운동계)에서 살아남긴 힘들 것 같고. 너무 어중간해지죠. 돌아갈 길이 없는. 하지만 지금 가기에는 미래가 없는
그래서 항상 저는 운동을 시키고 싶어 하는 부모님을 만나면 공부는 한다는 전제하에 공부를 하면서 운동을 할 수 있는 공부를 하는 운동선수가 바람직한 방향이지 않나
확률이 굉장히 낮거든요. 모든 종목마다.
그 프로무대는 한해에 드래프트(신인 선수 선발)되는 사람을 보면 농구로 따지면 30명 내외인데, 거기에서도 내년에 새로운 선수가 오면 그 선수를 이기지 못하면 본인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없거든요. 굉장히 좁은 무대이기 때문에 항상 돌아갈 길을 생각을 해두고 거기서 우리 아이가 세계적인 슈퍼스타 손흥민 같은 선수가 되길 바라는 마음. 김연아, 손연재 같은 선수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또 우리 아이는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지만 굉장히 좁은 길이기 때문에 항상 학생으로서의 본분은 잊지 않고 체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항상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마련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싫어하는 어떻게든 티가 나거든요.
폭력이 가해졌다거나 흥미를 잃었다거나 분명히 티가 나는데 아이들도 감정의 기복이 심한 타이밍(사춘기)이 있기 때문에 그걸 잘 분별을 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경기에 져서 기분이 안 좋아서 그렇게 하는 건지, 아니면 실제적으로 어떤 문화에서 안 좋은 불이익을 당했다거나 하지만 말을 못 하는 상황인지는 분별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아이들도 자기의 말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나이일 수도 있고 예민한 순간일 수도 있고 부모님과 대화하기 싫어하는 사춘기의 시절일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님은 언제나 항상 걱정이죠. 아이가 혹시나 다치진 않을까, 상처나 받진 않을까 어디서 맞고 오진 않을까 항상 걱정인데 그래도 아이는 항상 말할 통로를 찾고 있을 거고, 왜냐하면 본인도 힘들기 때문에. 만약에 진짜로 신체적인 처벌을 받았다거나 기합을 받았다거나 하면 어딘가에는 분명히 이야기를 할 거예요.
그런 상태가 되면 긴장을 많이 하셔야겠죠. 더 캐물으려고 하면 아이는 문을 닫을 수 있기 때문에 (어렵겠지만) 분명히 언젠간 이야기할 겁니다. 언어가 되었던, 행동이 되었건 달라진 모습이 부모님은 그걸 캐치하실 수 있고 아이가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고민해야 하는 게 부모님의 또 다른 숙제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3부에서 계속...
https://www.youtube.com/watch?v=cS3C9lWQv7U&t=30s
현직 체육 교사 스티브 고 님/ 인터뷰 2
https://brunch.co.kr/@steve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