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30년 경력의 심리학 박사 노주선 님 / 인터뷰 3
이번 컨텐츠는 2020년 말 정인이 사건(아동 학대 및 사망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의 김상중 님께서 사건의 잔혹함을 다루는데 급급하고 대안에 대한 고민은 짧다는데 고민하셨다는 말을 듣고 아동학대 예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제작하였습니다.
경찰 문제, 종교문제, 지역문제, 남녀문제 이런 부분이 엄하게 대두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사건(아동학대)만을 다루고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이걸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예방)을 다루고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제외하고 진행을 하겠습니다.
이번 (정인이) 사건으로 많은 부모님들이 화나 나는 반면 자기반성의 계기가 되셨다는 글을 많이 봤어요. 내가 폭력을 쓰지 않는 부모님이라도 아이를 키우다 보면 솔직하게 울컥울컥 할 때가 많죠.
실은 미운 일곱 살이라는 말보다 미운 네 살이라는 말이 더 맞아요. 왜냐하면 제 책에 '행복한 엄마 행복한 아이'라는 책에 보면 일곱 살은 언어적 통제가 돼요. 그런데 네 살은 그게 안돼요. 왜냐하면 말귀를 못 알아들을 대이기 때문에 행동은 하는데 인지적 통제가 안 되는 때이기 때문에 네 살이 더 위험해요. 그리고 그때는 아이들이 처음으로 걸어 다니면서 자기 마음대로 세상을 탐색할 때이기 때문에 탐색 행동 자체가 되게 많아요. 되게 위험해요. 특히 아들인데 엄마다. 이러면 그 기운을 감당할 수가 없어요. 엄마들이 스트레스를 너무 받죠.
내가 분노가 일어나고 화나가는데 아이가 아무런 힘이 없어요. 자연스럽게 공격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져요. 그런데 우리가 안 해야 하는 거죠. 왜? 문제가 되니까. 아이에게 상처가 되고, 아이에게 심리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며 그것은 옳지 않은 일이니까 하지 말아야 하는 거죠. 그리고 어른은 어른답게 어른스러운 행동, 어른의 감정 해결 방법을 써야 하는 거죠.
엄마들이 이 사건을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데 반성을 하시는 엄마들에 대해서 제가 좋은 이야기를 해드리면 그걸 보면서 자기반성을 하는 부모들은 크게 문제는 없어요. 그런 관점이 있는 거잖아요. '아, 아이를 그렇게 힘들게 하면 안 되겠구나, 나도 혹시 그런 게 아닌가?' 이런 반성을 하면 그런 엄마들은 보통 아이를 역지사지하고 아이를 위해서 감정적인 배려를 하는 엄마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행동이에요.
일반적이고 건강한 거죠. 타산지석을 하는데 그게 내가 반성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하면 (그런 분들은)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엄마들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런 행동을 잘 안 해요. 반면에 정인이 사건을 보면서 너무너무 욕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극단적이고 이분법적인 사고나 그것으로 인한 극심한 분노를 느낀다. 이런 분들은 실은 아이나 주변 사람들이 비슷한 행동이나 문제 행동을 했을 때에도 그런 극단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있어서 오히려 더 조심해야 해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 뭐냐면 이 사건에서 우리가 느껴야 할 건강한 감정은요.
아이에 대한 측은지심과 역지사지 차원에서의 공감이에요.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굳이 비율적으로 말하면 50~80%. 그다음에 또 하나는 그런 가해자에 대한 분노가 2~30% 에서 최대 50% 정도. 두 가지 마음이 같이 있는 게 건강해요. 그런데 이제 이 아이에 대한 공감 부분은 없이 부모만을 가지고 비난하는 부모들이 있어요. 이거는 문제일 수도 있어요.
화가 나죠 당연히. 화나는 것도 정상. 거기에 '내가 부모로서 좀 더 조심해야 되겠다, 저런 건 나도 반성해야 되겠네' 이러면 대단히 건강한 것 그런데 예를 들어서 너무 공격적인 성향에만 분노를 한다던가 이런 것들도 그렇게 좋은 거라고 보기만은 어려움.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좋은 부모가 되는 건 솔직히 어려운 것 같아요. 굉장히 주관적인 거고. 진짜 최소한 좋은 부모가 되는 건 어렵더라도 나쁜 부모가 되지 않기 위한 노력들은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 최소한의 노력들, 그런 최소한의 방법들이 어떤 게 있을지 여쭤봐도 될까요?
나쁜 부모가 되지 않는 방법은 결국은 '나쁜 부모가 되는 방법은 뭐냐?' 이걸 생각하면 되거든요?
나쁜 부모들이 하는 짓은 뭐냐면 자기중심적으로 판단하는 거예요. 어른 기준으로.
예를 들어서 세 살짜리 아이를 놓고 "너 왜 밥을 이렇게 똑바로 못 먹는 거야?" 이러면서 아이를 혼내면 이게 말이 됩니까? 안되죠, 세 살짜리 수준에서 봐야죠. 부모의 입장이나 기준으로 아이의 행동을 판단하면 100% 문제가 생겨요. 즉, 역지사지해서 아이의 입장이나 수준을 고려해서 이야기하기. 엄마랑 아이가 길거리에 있는데 가끔씩 엄마들이 아이를 혼낼 때가 있어요. 왜냐하면 요즘 육아 프로그램 같은 데서 아이와 대화를 나누라는 이야기를 하니까 세네 살짜리 아이를 놓고서 (어른 입장에서의 잔소리) 이렇게 설교를 하는 경우가 있어요. 바보 같은 짓이에요. 세 살짜리 아이들은 못 알아들어요.
그런 건 인지적으로 발달이 된, 최소한 초등학교 입학 전. 일곱 살 이상 내지는 여덟 살 이상이 되면 그런 식의 대화가 가능하지만 세네 살짜리는 다른 게 없어요, 왜냐하면 그 아이들은 심플하니까. 그럼 심플하게 대해줘야 될 거 아니에요. 초등학생 아이를 놓고 미적분을 가르치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수준이 맞춰서 아이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 이게 나쁜 부모가 되지 않고 좋은 부모가 되는 첫 번째 방법
어른 중심으로 생각하지 말자고 하셨잖아요? 욕심 많은 부모가 되지 말자는 것처럼 들려서, 왜 그러냐면 우리 아이가 이 나잇대에 이건 좀 알아들었으면 좋겠고, 이건 좀 더 배웠으면 좋겠고. 말씀하신 대로라고 하면 '아이에 대한 어느 정도 욕심을 버려라'라고 생각을 해도 될지 싶어서요
일정 부분은 맞는 이야기죠.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부모가 되고 싶은 대로 아이를 양육하는 것도 학대예요. 한동안 그런 일들이 있었어요. 우리나라 김ㅇㅇ 선수가 피겨스케이팅으로 대성을 하니까 모든 엄마들이 다 피겨스케이팅을 시키는 거예요. 아이한테 "엄마 나 이거 싫은데", "너 TV 못 봐?"
어떤 선수가 골프로 세계 제패를 하니까 "야 다 골프 치러 가"
학대죠. 아이가 만약에 원해서 가서 너무너무 즐거웠다. 아빠 골프장 가는데 플라스틱으로 된 골프채를 가지고 너무 즐거워하면서 아빠를 툭 때리면 "그건 아니야, 공 때려야 해" 이렇게 하면서 봤더니 다른 아이하고는 비교가 안되게 잘 치더라. 이래서 골프를 시키는 건 좋음. 하지만 단적으로 그런 거죠.
아이가 문과 특성인데 "너 의대 가야 해" 이렇게 해서 자꾸 의대로 보내면 이게 바로 스카이 케슬이잖아요?
스카이케슬은 학대 아니던가요? 똑같아요.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부모의 입장과 기준으로 판단하기가 부모의 비 합리적이거나 이상적인 욕심을 버리기와도 매우 일치하는 부분이 있는 게 맞습니다. 부모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에요. 아이를 위해서 이게 좋으니까 내가 강요해도 되거나 강제해도 될 것이다. 이게 결국은 아이의 행복을 가져온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단히 착각인 거죠.
나쁜 부모가 되지 않는 두 번째 방법은요, 부모가 행복해야 합니다. 부모가 감정적으로 힘들면 아이한테 부정적인 영향이 가고 짜증이 날 수밖에 없어요. 아마 여러분들도 가슴 얹고 반성을 하시면 제일 먼저 반성이 되는 것 중 하나가 '엄한 데서 짜증 나서 아이한테 화풀이를 했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가끔씩 있으실 거예요. 솔직히 말해서 그렇거든요. 그래서 가끔 부부들끼리 '아이들 앞에선 부부싸움을 하지 않겠다' 이런 결심을 하는 건 기본이에요. 그렇다고 감정을 안 풀고 미묘한 신경전을 보여주는 것도 아이들에겐 스트레스입니다. 대놓고 싸우는 게 아니라고 해서 모든 게 괜찮은 게 아니라 미묘한 신경전 있잖아요. 그럼 아이들은 가운데서 눈치를 보거든요? "엄마 무슨 일 있어?", "됐어 너만 조용하면 우리 집은 다 조용해" 이게 문제거든요. 무슨 이야기냐면 진짜로 감정을 해소하고 감정을 풀는 부모들의 감정관리가 잘 되어야만 편안하고 안정적인 심리적 상태가 아이한테도 전달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부모가 감정을 잘 다루는 것. 이런 것들을 기본적으로 잘 갖추고 있어야 나쁜 부모가 안돼요. 안 그러면 짜증과 신경질이 아이들에게 다 나가게 돼요.
세 번째는 '내 아이'라는 생각을 버리셔야 해요.
내 새낀데 '나의'가 아니라 '아이'라는 생각에 초점을 두셔야 한다는 거죠. '아이' 즉, 사람이고 성장해야 하고, 개발해야 하고, 발전해야 될 대상이다. 그리고 내 아이이지만 아이이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하고 사랑받아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방점이 있어야 아이를 존중하게 되고, 애정 하게 되고, 아끼게 되고, 사랑하게 돼요.
'내 아이'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착각이나 잘못된 생각들이 생길 수가 있어요.
'나의' 소유에 개념에 큰 비중을 두시면 안 된다. '내 아이는 내가 알아서 하고, 네 아이는 네가 알아서 해' 이게 아니라 아이들은 모두 사랑받고 존중받아야 하거든요. 이래서 아이에 방점을 두셔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되게 흔히 하시는 실수예요. 아이들한테 절대 강한 자가 되지 마세요.
왜냐하면 엄마나 아빠는 가만히만 있어도 아이한테는 적대적인 권력자예요. "너 엄마 말 안 듣지? 너 아빠한테 그렇게 해봐라 한번" 아이한테는 공포와 절망이에요. 가만히만 있어도 이 사람이 날 버리면 나는 살아갈 곳이 없는데. 그런데 거기다 대고 이 사람이 위협까지 가한다고 해보세요. 훨씬 더 무섭겠죠? 그래서 예를 들자면 엄마, 아빠들에게 강의할 때 절대로 아이에게 하지 말라는 거. 그런 말들이 몇 가지가 있는데 엄마랑 아빠가 부부싸움을 하고 나서 "내가 너 때문에 산다"
절대 하지 말라고 해요. 아이가 느끼는 죄 감책의 수준이 너무너무 커요.
엄마 아빠가 대놓고 싸우는 걸 봤거든요? 두 절대자가 전쟁을 하는 걸 봤어요. 그랬는데 와서 너 때문이라는 거예요. 아이가 얼마나 심리적인 타격이 크겠어요.
그래서 가능하면 부모들이 강한 자로 군림하지 않아도 이미 강한 자이기 때문에 강한 자로 군림하지 않는 게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입니다. 물론 아이들의 행동 통제는 배워야 해요. 해야 하는 건 맞아요. 그런데 거기에 감정을 싣거나 지나치게 엄격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우리 아이는 안돼라고만 해도 울고불고 반항을 하는데요?"
그전에 이미 아이가 많이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아니면 감정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일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아니면 군림하지 말랬다고 잘못해도 말 자체를 안 해요. 그럼 이제 짜증이 나는 거예요. 스트레스가 쌓이고. 아이는 부모가 뭐라고 안 하니까 행동이 엇나가요. 참다가 팍 터져요. "내가 너를 존중해서 말을 안 하고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니 맘대로 xx을 하는구나?" (실제 사례) 이러면서 감정적으로 폭발을 해요. 아이인데, 엄마가 뭐라고 안 하니까 스스로 통제를 해야겠구나, 그걸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런 아이를 맘대로 하게 해 놓고서는 맘대로 했더니 혼내는 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강한 자로 군림하지 않기의 이면에는 역지사지로 아이들의 입장이나 수준을 고려해서 접근하는 게 가장 먼저 들어가는 게 그런 이유예요. 아이 입장에서 충분히 위협이 되거나 힘들 정도가 되면 그만하는 게 맞다는 거죠. 엄마가 감정 풀릴 때까지, 아빠가 감정 풀릴 때까지 아이를 혼내는 건 학대입니다.
질문은 여기서 끝났거든요. 혹시 따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처음에 말씀하셨는데 이슈에만 집중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자극적인 콘텐츠. 원래 언론의 특성 자체가 그렇잖아요. 자극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해야 하는데 그것보다는 우리가 좀 더 건강한 양육이나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기, 이런데에 관심을 가지시는 계기가 되고, 아까 좋은 부모의 이야기처럼 스스로를 반성하는 혹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 이렇게 좀 우리가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이것을 통해서 건강한 사회나, 건강한 나
그리고 건강한 나의 자녀. 이렇게 만드는 계기 혹은 이런 것들을 반성하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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