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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Feb 06. 2021

오늘의 심리학. (아동)학대 사건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Photo by Caleb Woods on Unsplash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하여 아동 학대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관련해서 신문기사와 방송, 그리고 유튜브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내용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피해아동을 공감하며 함께 고통을 나누고자 하는 내용과 우리 스스로를 반성하는 내용들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제가 신뢰하는 유튜버께서 인터뷰를 요청해주셔서 관련 내용에 대해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양상을 보면, '이게 맞나?' 싶은 부분도 있기도 합니다. 

특히 정인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양부모들의 (법적 방어를 위한) 변명들이나 (다니던 교회 등) 주변 사람들의 반응들이 기사를 채워나가면서 다시금 분노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물론 양부모나 주변 사람들의 행동이 옳고 정당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기사에 낚여서(?) 주먹 쥐고 파르르 떨면서 '뭐 저런 인간들이 다 있어! 와.. 정말 화난다!! 인간 같지도 않은 X들!!!'이라고 말하며 분노하는 순간 해당 사건과 관련된 주요 관심이 본질을 벗어나게 되며, 정인이와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할 우리 아이들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1. 왜 불편하지?


전문가로서, 그리고 제 개인적인 성격 상 포탈 대문에 걸리거나 유튜브 추천 영상에 뜨는 내용 중 몇 가지는 상당히 불편함을 자극하기도 합니다(캡처해서 올릴까 했지만.. 그냥 자제하겠습니다..ㅠㅠ).

이처럼 불편한 마음을 주는 내용 중 대표적인 것은 '자극적인 제목으로 시선 끌기'를 사용하여 '자극적인 내용으로 분노나 화를 자극만 하기' 등입니다. 

이런 내용들의 특징은 '낚시'(별 내용이 없으나 자극적인 제목으로 조회수를 늘리기)나 오롯이 '자극적 내용'('학대 과정에 대한 과도하고 집중적인 세부 묘사' 혹은 '부당하고 화날만한 내용만 서술하기' 등) 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이와 같은 행동들이 불편한 이유 중 하나는 이와 같은 기사나 동영상의 목적이 해당 사건 자체보다는 다른 목적(예를 들어, '조회수 증가' 등)에 있을 것이라 추정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행동은 생각보다 나쁜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게 하며, 우리의 관심을 엉뚱한 방향으로 유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제가 제일 염려하는 것은 '우리의 아이들이 이 기사를 본다면.....'이라는 것입니다 ㅠㅠ



2. 이와 같은 행동이 나쁜 이유 3가지 


이와 같은 잘못된 접근이 나쁜 첫 번째 이유는 '본질을 외면하게 한다!'입니다. 

이 사건의 본질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고통받고 힘들었던 '그 아이' 자체이며, 또 하나는 '그 아이를 보호하고 지켜주지 못한 우리(들의 반성)'입니다. 

그런데 자극적인 기사와 내용은 우리에게 본질을 벗어나게 합니다. 

'그 아이'가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말도록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집중하지 못하고 부모에 대한 비난을 하면서 '우리는 잘못이 없다!'라고 오도할 수 가능성을 점차로 높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감정적 반응만 초래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감정적 반응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감정적 반응이 클수록 그 반향이나 개선 노력도 많아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감정적 반응만을 초래하는 자극적인 기사나 내용은 결과적으로 "딱! 감정적 반응만 유발!!"하고 끝나게 만들 위험성이 높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해결이나 개선과는 멀어진다!'는 점입니다. 

"딱! 감정적 반응만 유발!!' 한다는 것은 잔뜩 분노하여 양부모를 비난하고 공격하는데에서 모든 것이 그쳐버리며,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반복하지 않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해당 사건 이후 후속 사건에 대한 보도들을 보면서 "딱! 감정적 반응만 유발"하는 경향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입양 시스템에 대한 문제나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한 관리 및 모니터링 방안, 혹은 우리가 자녀를 대하는 태도나 '부모'라는 이름으로 또는 '양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졌던 잘못된 관행들에 대한 반성 등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듭니다. 

그러면서 결국 사건은 잊혀가고, 우리는 잘못을 반복하게 됩니다. 



3.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은가?


그럼 어떻게 해야 이런 문제들을 예방할 수 있을까요?


그 첫 번째는 '감정을 자극하지 말고 생각을 자극하게 하라'입니다. 

물론 감정적인 반응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감정은 행동을 만들어내는 주요 동기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감정만 자극'하는 것뿐 아니라 '생각'도 자극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들은 고민을 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해결에 이르게 됩니다. 


두 번째는 '우리 아이들이 봐도 될지를 검토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명분'이 있다고 해서 '잘못'을 정당화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합니다. 

죄를 지은 사람을 체포하거나 벌을 주어야 한다고 해서 그 과정이 모두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그 과정 자체는 정당하고 바른 과정이어야 합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처단하고 벌주는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아이'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서 그 내용이나 방법이 자극적이어서 우리 아이들이 모든 어른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서로를 의심하며 엄청난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게 해서는 안됩니다. 

기사를 내기 전에, 혹은 방송을 내보내기 전에 '우리 아이들이 본다면?'이라는 관점으로 재검토를 꼭 해야 합니다. 


세 번째 가장 중요한 접근은 '해결과 개선에도 집중하라!'입니다. 

사랑받아야 하고 소중하게 다루어지고 보호받았어야 하는 우리의 아이들이 고통을 받은 것은 분명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문제들은 그 개선과 해결도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소를 잃은 것 자체에만 집중하거나 소를 잃은 사람에 대해서 비난하는 것과 더불어 '외양간을 고쳐서 다시는 소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에도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원인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나 현상에 대한 세세하고 자극적인 설명, 그리고 가해자에 대한 엄청난 비난만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세밀하고 엄청난' 노력과 실행이 필요합니다.  

이에도 집중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4. 어떻게 해결할까?


그럼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첫 번째, 이번 기회를 통하여 '아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더 강화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을 대하는 우리는 자세나 태도들을 점검하고 분명하게 그들이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특히 학대에 대한 엄격한 기준과 구체적인 잣대들이 정리되어야 할 것이며, 관행적으로 넘어갔던 일들에 대해서도 '쉽게 회피하거나 넘어가 주면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두 번째, 국가적 차원에서의 제도와 시스템에 대한 점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점검하고 그에 관련된 개선안들을 마련해야 합니다. 

'왜 이렇게 허점 투성이의 제도를 만들었냐?'라는 비난에 그친다면 아무 가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해서 함께 고민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일개 국민 중 한 사람인 저희들 수준에서 이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솔직히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업무를 담당하는 분들이 계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관련된 청와대 청원에 동의하기', '관련된 동영상이나 기사에 진지한 댓글 달기', '아이들을 소홀히 대하는 후보자들은 뽑아주지 않기' 등입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일개 소시민에게 가장 적합한 세 번째 '개인적 수준에서의 접근' 방법이 더 중요합니다. 

구체적으로는

1) 내 자녀를 절대 때리지 말기 & 크게 소리 지르지 말기

2) 혹시나 나도 (학대까지는 아니지만) 자녀에게 너무 많이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지 혹은 양육이라는 이름으로 정서적 괴롭힘을 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기

3) 앞으로 양육이라는 이름으로 지적하고 혼낼 때 좀 더 아이 수준에 맞추어 역지사지하여 잘 양육하는 방법 고민하기 

등입니다. 


이와 더불어 내 자녀와 가족 이외에도 사회적으로는 

1) 동료들이나 친구들이 학대에 가까운 얘기를 하면 '그라믄 안 돼~'라고 말참견해주기

2) 백화점이나 공공장소에서 자녀를 너무 심하게 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심하게 & 인상 찌푸리면서" 노려봐주기(함부로 언급이나 개입은 금지!)

3) 내 아이가 아닌 남의 아이라도 사랑해주고 예뻐해 주는 표현 많이 해주기

등을 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원래 제 인생의 원칙 중 하나가 '나서지 않기'입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일에 대해서도 그냥 조용히 있는 편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전문가로서의 책임감과 개인적인 분노와 안타까움이 크기도 하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시는 분의 제안이 있기도 하다 보니 '조금' 나서게 되었습니다. 

저를 움직인 동기 중 하나는 그분이 저에게 보내신 제안 메일은 제작 동기 부분이었습니다. 

그 동기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좋은 의도라고 생각하였기에 '조금' 나설 용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를 움직이게 한 그분의 '좋은 의도'가 동영상 처음에 나옵니다. 

이를 공유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g__27aNwUE&t=65s


https://www.youtube.com/watch?v=sMV2ryFMCro&t=134s


https://www.youtube.com/watch?v=pfLuUcshNh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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