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녕 사이시옷 Jun 02. 2020

페스티벌을 좋아하는 문화마케팅
크리에이터

인터뷰 / 현직 문화마케팅 크리에이터 김미리 님


1_문화마케팅이란 어떤 일 일까요? 광고 AE에서 문화마케터로 전향하셨을 때 AE의 경험이 도움된 부분이 있다면? 


광고회사에서 기획을 하다가 관심 있었던 문화 쪽에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유학을 다녀오고 나서 관련된 일을 찾다 보니까 마침 광고대행사에서 문화마케팅을 하고 있는 에이전시를 찾아서 문화마케팅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회사 소속은 종합광고 대행사에 속해 있습니다. 


종합광고 대행사에서는 프로모션 파트라고 이야기해요. 한마디로 이벤트, 행사 쪽은 담당하는 부서예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관련업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 현대카드를 예로 들어볼게요. 현대카드는 문화마케팅을 잘한다라고 표현하잖아요? 현대카드는 아시다시피 금융, 그러니까 카드사라서 진행할 이유는 없지만 마케팅으로서 중요하다고 판단이 되니 문화마케팅을 잘하는 곳이 된 거죠. 제품 광고로 접근할 때는  '이 제품의 특징이 뭐고, 이런 타깃을 가지고 있고, 이런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겠다' 라면 한다면 [문화마케팅]은 제품이나 브랜드를 디렉트 하게 이야기하진 않아요. '이 제품으로 인해서 누릴 수 있는 것, 즐길 수 있는 것에 대한 개념을 잡고 이 개념을 사람들에게 세련되게 전달할 수 있게끔' 하는 일이죠. 우리나라에선 주로 금융회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게 그런 이유 때문이죠. 광고에서 소비자들에게 전면적으로 접근을 한다면 문화마케팅은 사이드 쪽에서 접근을 하는 방식이죠. 사실 돈이 있는 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해요. 다른 의미로 소상공인을 위한 마켓 개최나 콘서트나 페스티벌 등을 기획하는 등의 포괄적인 업무도 문화 마케팅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어요. 


사실 두 장르가 크게 다르진 않아요.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하죠.

'기획자'라는 마인드는 어차피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건 크게 다르진 않거든요.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을 메시지나 이미지나 CF로 전달을 했다고 하면 이제는 '이런 서비스를 합니다' 또는 ‘우리 브랜드는 당신을 위해 이런 것도 해요’라는 걸 전달하는 내용인 거죠. 근데 그 부분에 있어 클라이언트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캐치하고 공감해서 어떻게 실질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을까?라는 것을 고민하는 건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실질적인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  / 이미지 = 프리픽





2_자신의 프로젝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지금의 회사에 오기 전엔 덴츠코리아라는 회사에 다녔어요. 유니클로라는 브랜드를 2007년부터 담당을 했었어요. 한국에 매장이 거의 2개 정도 있었을 때부터 시작했었는데 2015년까지 했었어요. 연매출 약 1조를 찍을 때 즈음에 사표를 내고 유학을 갔어요. 내가 맡은 브랜드가 성장을 하는 걸 보는 게 사실 쉽지 않아요. 각 업체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우리나라에서는 업체 간의 경쟁 PT를 통해서 에이전시가 바뀌거든요. 계속 하나의 이야기나 메시지가 유지되기가 어려운 구조죠. 운이 좋게도 성장하는 브랜드를 메인으로 진행했다는 게 가장 기억에 많이 남죠.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거라면, 2011년 11월 11일 날 명동 중앙점이라고 아시아 플래그쉽 스토어를 오픈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아시아에서 가장 큰 매장을 오픈하는데 그때 돈 진짜 많이 썻거든요. 서울시내 전 버스정류장에다 광고도 하고 TV뿐만 아니라 풀 패키지로 매장 오픈을 알리는 작업이었어요. 당시 기사도 많이 나고 매출도 많이 났죠. 업체 내에서도 굉장히 성공한 케이스로 뽑혔던 기억이 있어요. 사실 광고 AE로 있으면서 매체 금액 많이 쓰면서 단기간에 인지도 확 올리면 나름의 짜릿함이 있어요.  


두 번째는 이나영 씨와 강동원 씨를 모델로 해서 청바지 광고를 만들었는데 그게 우리나라 서울 광고제에서 상 탔던 기억이 많이 남긴 해요. 사실 상은 예전 뉴욕 페스티벌이나 런던, 클리오 같은 곳에서도 수상한 적은 있지만 오롯이 내가 메인 기획자가 되서 내가 참여한 지분이 가장 많이 들어간 캠페인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 듯해요.

강동원, 이나영과 함께했던 유니클로 광고






3_문화마케터로서의 현실적인 고뇌가 있다면? 


지금 현재는 코로나가 가장 큰 고민이죠. 왜냐면 저는 문화행사를 하는 사람이고 작년부터 저는 시작을 했는데 올해는 행사들이 많이 취소가 됐고 다른 행사 제안도 온라인으로 전환을 하고 제안을 하고 있지만 하지만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행사는 크게 수익이 나는 구조가 아니어서 고민이 많아요. 사람과 함께 만들어 가는 모임이 되는 문화 마케팅이 많다 보니 앞으로의 방향성이 가장 큰 고민이죠. 






4_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끼는 문화마케터만의 매력 


뭔가 내가 기획을 해서 진행되고 마무리가 되는 성취감? 그런 게 크긴 하죠. 모든 일이 다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내가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거나 마케터이거나 일반 사무직이거나 라고 할 때도 고민하고 작업한 후에 세상에 나왔을 때 반응이 좋으면 느낄 수 있는 '성취감' 모든 업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문화마케터만으로서 매력이라기 보단 그 과정이, 내 직업이 그냥 광고나 문화 쪽으로 들어와서 이 쪽 업을 하다 보니까 거기에 해당되는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5_영국 유학을 하셨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까요? 그리고 한국의 광고 시장과 영국(혹은 해외)의 시장의 차이점이 있다면? 


가장 큰 차이는 "클라이언트가 에이전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인 것 같아요. 
한국은 갑과 을의 관계, 영국이나 해외는 파트너의 관계. 


명확한 차이예요. 에이전시 업이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이유이기도 해요. 한국의 종합광고 대행사 역사는 유럽이나 미국에 있는 에이전시 업의 역사와 일본 에이전시의 역사가 같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업이라고 생각해요. 일본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기획의 마인드로 하지 않아요. 순수히 영업의 마인드로 접근을 하죠. "이 광고를 이렇게 만들면 좋겠습니다."라는 부분은 크리에이티브의 영역으로 빠져있어요. 좀 거칠게 표현하자면 이야기하자면 광고주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서 전달하는 사람인 거죠. 반대로 영국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영업의 마인드는 없어요. 광고주의 말을 그대로 듣는 게 아니라 '이 제품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이야기할까?'라는 부분으로 접근을 해요. 


한국은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기획] + [영업]인 거죠. 그래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전략적인 부분과 일본의 영업방식이 합쳐진 한국의 광고에이전시 / 이미지 = 프리픽






6_예술경영을 위해 영국으로 유학을 가셨는데 영국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사실 광고 회사에 다닐 때도 페스티벌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한국에서도 많이 갔었고, 관심이 많았죠. 예전엔 굳이 페스티벌을 구체화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즐기는 게 훨씬 좋죠. 사실 좋아하는 것일수록 업으로 삼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냥 즐겨야지. 저는 초대권 받는 것도 너무 싫어했어요. '그냥 내가 돈 주고 가서 돈을 낸 만큼 신나게 놀겠다'라는 생각이 강했죠. 왜냐면 초대권 받으면 누구 와서 인사하고, VIP 자리에 가서 놀지도 못하고 이런 게 있단 말이에요. 괜히 내가 이상한 행동 하면 피해가 가지 않을까 고민도 하게 되고 하니까 내 돈 주고 가는 게 훨씬 나았어요. 

그러다가 예술경영이나 디자인 매니지먼트에 관심이 가게 됐죠. 각 아티스트들을 광고나 마케팅 쪽에 연결을 시켜서 예술경영을 해보는 것에 괜찮겠다 하고 관심이 가게 된 거죠. 그러면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게 됐고 영국인 워낙 그런 쪽에 특화되었다 보니까 그쪽으로 학교를 알아보고 가게 된 거죠. 어학연수도 가고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공부를 해봤지만 갔다 왔는데도 안 늘더라고요.


그리고 런던에 있는 대학에 갔는데 저처럼 회사를 그만두고 온 사람이 되게 많았어요. 저랑 비슷한... 이런 사람들이 영국에 많이 오는가 나는 걸 생각하게 됐죠. 영국을 선택한 이유는 앞서 말한 것처럼 특화가 되어있기도 하지만 정말 정말 페스티벌이 많아요. 이 세상 모든 페스티벌은 영국에 다 있더라고요. 왜 이렇게 페스티벌이 많을까 생각해봤는데 날씨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국가단위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는 것도 있다 보니 활성화가 잘 된 거죠. 그리고 기업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그런 활동에 기부하는 것에 대해 당연하게 인식하고 있고요. 우리나라에선 그런 게 보기 드문 게 아쉽죠. 유학가 있었던 3년 동안이 내 인생의 황금기라고 생각해요. 엄청 잘 보고 경험하고 했던 것 같아요.

영국에서 경험한 내용이 정리된 그녀의 브런치

https://brunch.co.kr/@mirikimsbax#articles






7_영국에서 창업 관련된 내용의 교육을 받으신 듯합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N 잡러(사이드잡, 혹은 창업)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와 조언을 알 수 있을까요?


"회사를 먼저 그만두지 말아라"에요. 

내가 회사를 다니면서 받는 월급보다 사이드잡이 돈을 더 많이 벌면 그때 그만둬야지 먼저 그만 둘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우리가 지금 받고 있는 월급이 월세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요. 건물주의 마인드인 거죠.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자본가가 되어야 이상적인 거잖아요. 하지만 그러지 못한 상황에서 지금 내가 받고 있는 월급이 월세라고 생각하면 회사는 훌륭한 세입자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거죠. 그리고 현재 하고 있는 업무를 확장하는 개념으로 찾아보시는 걸 추천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N잡러나 사이드잡(사이드 프로젝트)은 돈을 얼마를 벌자는 목표보다는 평생 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드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작은 돈을 벌 더라도 내가 계속 일을 하면서 생산적일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회사는 굉장한 에너지를 쏟아내는 일이라면 좀 더 적은 활동을 하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면 차후 회사를 나오게 되거나 좋지 못한 일을 겪게 될 때 큰 힘이 되어준다고 생각해요. 사실 돈이 없으면 행복하지 않아요. 굳이 비싼 것을 사고 해외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소비되는 것들이 있고 생활하는데 문제가 생기지 않으려면 해야 하는 고민이죠. '내가 주체가 돼서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는 거죠. 요즘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많아서 그런 것들로 고민하고 시도해보고 나랑 안 맞는 것들을 걸러내는 과정을 겪어보는 것도 좋죠. 






8_본인의 동기부여가 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개인적인 부분인데, 광고를 이렇게 까지 오래 했는데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게 되게 컸어요. 당시 제가 국장이었는데 제 위로는 임원밖에 없었어요. 근데 그 모습이 '나한텐 맞지 않는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내가 100살까지 살게 된다면 그때까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러니까 일을 놓을 생각은 없었던 거죠. 그런 고민을 하던 차에 필요한 행동들(유학이라던지)을 하나씩 진행하게 된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서울에 살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살아도 지출되는 돈이 있잖아요? 그런 걸 생각하다 보니 실행으로 이어지게 되는 거죠. 






9_마케터로서 혹은 본인의 미래의 목표점이 있다면?


코로나가 빨리 해결이 돼서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가진 않겠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장을 만들어 같이 즐기는 것을 해보고 싶어요.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을 제안해야 되는데 쉽지 않아 계속 고민 중입니다.








문화마케팅 크리에이터 김미리 님의 브런치 https://brunch.co.kr/@mirikimsbax#articles



매거진의 이전글 믿고, 포기 말고, 기록 남기면 언젠간 그게 나의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