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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한 Dec 03. 2020

나의 의지를 되찾는 곳.

퀘렌시아

퀘렌시아: 피난처, 안식처
나위 퀘렌시아: 지하철, 체육 시설, 카페, 내 방


퀘렌시아는 스페인어로 매우 힘들고 지쳤을 때, 자신의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퀘렌시아가 존재한다. 다만, 각기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을 뿐이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원기를 회복하는 '방식'과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의 퀘렌시아는 총 4곳이 있다. 지하철, 체육시설, 카페, 내방.

이 중, 지하철과 카페에서 하는 '일'은 같다.


이 두 곳에서 내가 주로 하는 '일''독서'이다.


언젠가부터 나에게 '독서'란 하나의 '일'과 같아졌다. 그래서 '지하철'은 일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장소이다. 정말 일을 하듯이, 매우 진지하게 글을 읽으며, 집중을 한다. 무엇을 더 얻을 것이 있을까 생각에 잠기며 멍을 때리기도 한다. 가끔은 책에 낙서를 하기도 한다. 내가 그때 불현듯 생각한 어떤 생각을 끄적인다. 그렇게 약 1시간 20분여를 몰입하면서 열차가 나를 대신하여 달리면 어느새 나의 두 번째 일터에 도착한다. 그렇게 끝맺음을 짓지만, 지하철의 독서는 일의 시작이자, 하루의 번째 승리이다. 


'카페'는 주말에 내가 출근하는 장소이다. 이상하리만치 집에서는 독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읽고 싶은 책 2~3권을 챙겨서 자주 가는 카페들을 들린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책 내음이 잔뜩 나는 곳으로 발길을 내딛는다. 위와 같은 환경 때문인지, 카페가 북카페여서 그런지 다들 음악보다 볼륨을 높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 모든 환경과 사람이 어울려서 화이트 노이즈가 된다. 아주 훌륭한 장소인 것 같다.



두 번째로는 '체육시설'이다.


이 곳에서 내가 주로 하는 '일'은 당연하게도 '운동'이다. 하지만 운동은 이제 단순히 운동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운동을 하는 이유는 체형을 더 좋게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내적으로 나를 가꾸는 행위'라고 말하고 싶다.


내적으로 나를 가꾼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아마 이 질문은 사람마다 다르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나의 경우에는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신감을 올리는 것은 내가 흔들리지 않도록 나의 의지를 보수하고 고도화를 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이유는 운동을 하면 매 달마다 무게는 점진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무게를 올리는 것이 성공을 하거나 실패를 하게 된다. 성공을 하게 되면 자신감을 얻고, 실패를 하게 되면 자신감을 얻을 의지를 얻는다. 결국은 성공과 실패와 상관없이, 나는 나를 가꾼다.




세 번째 퀘렌시아는 '내 방'이다.


내 방의 기능은 딱 한 가지이다. '휴식'


내 방에서는 오롯이 '휴식'에 몰두하려 한다. 위의 모든 과정들이 나를 위하며, 각기 다른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것들이 육체적, 심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에는 틀림없다. 그렇기에 집에 돌아와, 내 방으로 들어가게 되면, 휴식을 위한 글을 읽고, 휴식을 위한 움직임을 가지고, 휴식을 위해서 이완하며 잠을 청한다. 휴식 또한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내가 휴식을 '일'이라고 칭하는 이유는 실제로 '일'(Work)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이 지니고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이 질문은 먼저 당신은 왜 일을 하냐로 시작할 수 있다. 매우 다양한 답안이 있지만, 모든 답안이 결국은 안정적인 미래를 바라본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서 하는 가장 대표적인 예를 나는 학생이 하는 '공부'라고 생각한다.(꼭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삶에 있어서 '공부'라고도 하고 싶다.) 학생이 공부를 왜 하는가? 미래에 할 '직업'을 위해서 하는 경우도 있고, 미래에 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일 수도 있다. 학생이 공부를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이런 '미래'를 상상하면서 '공부의 지루함'을 이겨내는 것이다.


즉, 휴식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잠을 줄여가며 돈을 더 벌려하거나, 운동을 더 하거나, 공부를 더 하기보다는, 언제나 적당한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당장 취하려고 하는 이득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휴식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휴식의 중요성은 슬럼프를 겪었다가 성공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종종 나오는 이야기이다. 특히나 운동선수, 사업가들이 이에 해당한다. 몸을 망쳐서 결국 중요한 것을 망쳤다는 스토리는 어디서든지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기에, 휴식은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전 세계가 나의 쿼렌시아의 무대가 되면 좋겠다. 어디에서도 나의 의지를 충분히 가지고 가고 싶다. 집에서, 체육관에서, 카페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서, 직장에서, 해외에서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의 의지가 올곧이 서있는 '미래'를 상상해보며, 오늘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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